광고형 요금제·결합할인에 OTT 실질 구독 지출 감소
배달팁도 물가 상승 주도 근거 부족…무료배달 경쟁 영향
OTT와 배달앱은 이제 1인가구의 가계부에서 빠지기 어려운 항목이 됐다. 혼자 밥을 먹을 때 배달앱을 켜고, 퇴근 후에는 OTT를 보는 일이 일상이 되면서 구독료와 배달비 인상은 곧바로 1인가구 체감 물가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팬데믹 이후 ‘플랫폼이 물가를 올린다’는 말이 쉽게 힘을 얻은 이유다.
하지만 실제 지출 흐름은 체감과 조금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최근 발간한 ‘디지털 플랫폼의 인플레이션 유발효과 검증: OTT와 배달앱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OTT 구독료와 배달앱 배달팁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는 실증적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팬데믹을 거치며 플랫폼 이용은 급격히 늘었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플랫폼발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졌다. 플랫폼이 처음에는 낮은 가격으로 이용자를 모은 뒤 시장지배력을 확보하면 구독료나 수수료를 올려 소비자 부담을 키운다는 논리다. 특히 OTT와 배달앱은 일상 소비와 맞닿아 있어 대표 사례로 자주 거론됐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 같은 프레임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플랫폼 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을 유발했다고 말하려면 실제 소비자가 얼마나 더 지출했는지와 해당 비용이 물가지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정가는 올랐지만 실제 구독 지출은 줄었다
OTT 시장이 대표적이다. 넷플릭스와 티빙 등 주요 서비스의 일부 요금제 정가는 오른 것이 맞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OTT가 비싸졌다’고 느낄 만하다. 하지만 정가 인상과 실제 지출 증가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료 OTT 월평균 지출액은 2023년 1만2005원에서 2024년 1만500원, 2025년 1만909원으로 낮아졌다. 구독료 가격표만 보면 오른 것 같지만 가계가 실제로 부담한 평균 지출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이 차이를 만든 것은 광고형 요금제와 결합할인이다. 넷플릭스와 티빙 등은 광고를 보는 대신 더 낮은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내놨다. 여기에 통신사, 카드사, 다른 플랫폼과 묶은 할인 상품이 늘어나면서 정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OTT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OTT 구독료가 포함되는 ‘온라인콘텐츠이용료’의 비중도 크지 않다. 온라인콘텐츠이용료의 품목 가중치는 8천분위, 즉 0.8% 수준으로 전체 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OTT가 물가 부담으로 체감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배달비도 물가 주범은 아니었다
배달앱도 마찬가지다. 배달비는 소비자가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비용 중 하나다. 그러나 이 역시 배달팁이 외식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고 볼 만한 실증적 근거는 찾기 어려웠다.
외식 물가 상승은 배달앱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부터 이어져 온 흐름이다. 원재료비, 인건비, 임대료 등 여러 비용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배달앱 배달팁만 떼어내 전체 외식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소비자가 직접 부담하는 배달팁은 2024년 이후 낮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쿠팡이츠가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배달을 도입한 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도 경쟁에 뛰어들면서다. 플랫폼 간 무료배달 경쟁 확산에 배달팁 부담은 일부 완화됐다.
그렇다고 해서 소비자의 부담이 완전히 줄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무료배달 경쟁의 비용이 음식점 수수료나 음식 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는 남아 있다. 실제로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는 ‘소비자가 내는 배달팁이 물가를 끌어올렸는가’와 구분해서 봐야 할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