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치킨집'이 '집밥' 시장 두드린다…굽네·BBQ·맥시칸에 CJ까지 'HMR 레이스' 가열
[솔로이코노미] '치킨집'이 '집밥' 시장 두드린다…굽네·BBQ·맥시칸에 CJ까지 'HMR 레이스' 가열
  • 정단비
  • 승인 2026.06.2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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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프랜차이즈들이 배달 주문을 넘어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배달비 부담과 외식 물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집에서 브랜드 맛을 재현하려는' 수요가 커지자, 치킨 브랜드들이 HMR을 새 성장 축으로 삼고 유통 채널 확장에 본격 나선 모양새다.

여기에 CJ제일제당 같은 대형 식품기업까지 치킨 전문 브랜드를 독립 론칭하면서 경쟁 구도가 한층 복잡해졌다.

굽네, 시장 선발주자

선두는 굽네다. 굽네는 치킨 프랜차이즈 중 가장 일찍 간편식 전문몰 굽네몰을 구축하고 닭가슴살·HMR 상품 라인업을 꾸준히 넓혀왔다. 2017년 닭가슴살을 활용한 냉동만두로 간편식 사업의 문을 연 굽네몰은 올해 4월 해당 제품 누적 판매 1000만 팩 돌파를 알렸다. 2025년 닭가슴살 만두 판매량은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또 2018년 출시한 '치밥&볶음밥' 시리즈는 누적 판매량이 1200만 팩을 넘어섰다. 굽네치킨의 시그니처 소스인 볼케이노·갈비천왕 소스를 간편식에 이식한 전략이 마니아층 형성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2021년 출시한 오븐구이 통 닭가슴살(오통닭)은 저온 숙성 후 180°C 오븐에 구워내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했고 누적 500만 팩 판매를 돌파했다.

굽네의 경쟁력은 '오븐구이'라는 조리 방식에서 출발한다. 기름에 튀기지 않는다는 브랜드 정체성이 닭가슴살·건강 간편식 상품군과 자연스럽게 맞닿으면서, 헬시플레저 트렌드를 탄 소비자층과의 접점을 만들어냈다.

사진=BBQ
사진=BBQ

BBQ, 유통망 18개로 확장하며 추격

BBQ는 뒤늦게 출발했지만 속도를 올리고 있다. 제너시스BBQ 그룹은 올해 1분기 가정간편식 중심 유통사업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성장했다고 밝혔다. 제품 종류는 전년 대비 56.3% 늘었고, 판매 채널은 지난해 11개에서 올해 18개로 63.6% 증가했다. 자체 플랫폼 BBQ몰을 비롯해 마켓컬리, 롯데마트·하나로마트 등 대형마트, CJ온스타일·카카오쇼핑라이브 등 온·오프라인 전방위로 유통망을 넓혔다.

대형마트 입점 성과도 나왔다. BBQ가 롯데마트에 선보인 HMR 치킨 3종은 출시 단계부터 롯데마트 MD와 제품 콘셉트·맛·관능평가를 함께 협의해 개발한 제품으로, 예상 대비 약 3배 수준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후라이드 순살치킨, 후라이드 순살양념치킨, 치킨텐더스틱 등 3종으로, 에어프라이어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BBQ 관계자는 "치킨 전문 브랜드로 축적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맛과 품질, 조리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라며 "앞으로도 BBQ만의 제품 개발 역량을 담은 다양한 가정간편식을 선보이고,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확대해 가정간편식 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맥시칸, 하림 인프라 등에 업고 오프라인 직공

하림그룹 계열의 맥시칸은 지난해 5월 직접 HMR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림이 40년 전통 치킨 프랜차이즈 맥시칸의 노하우를 담은 냉동치킨 HMR 브랜드를 론칭하며 연간 매출 1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냉동치킨부터 소스, 볶음면 등 총 12종으로 구성한 제품은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 입점했다. 제품 가격대는 1만원 미만으로, 자체 양계 인프라를 갖춘 하림의 원육 경쟁력을 내세우면서도 접근성을 낮추는 전략을 택했다.

사진='소바바' 브랜드 제품
사진='소바바' 브랜드 제품

CJ제일제당, 독립 브랜드로 정면 도전

이 흐름에 가장 강력한 변수를 더한 건 CJ제일제당이다. 2023년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 '고메' 산하 상품으로 출발한 소바바 치킨은 올해 1분기 기준 누적 매출 2500억원, 누적 판매량 2500만 봉을 넘어서며 독립 브랜드 론칭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이달 '소바바'를 독립 치킨 전문 브랜드로 선보이며 외식·배달 시장까지 공격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3월 말 출시한 '소바바 황금홀릭 후라이드 순살 치킨'은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매출 60억원을 돌파했다.

제조·유통 인프라에서 프랜차이즈와 비교가 안 되는 CJ제일제당이 치킨 HMR에서 독자 브랜드를 내걸었다는 건, 이 시장이 더 이상 '프랜차이즈의 부업'으로만 볼 수 없는 규모로 성장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맛과 종류의 치킨을 선보이며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고, 외식과 배달 치킨 시장까지 아우르는 대형 브랜드로 키워갈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엔 7조 시장과 1인가구

치킨 업계의 HMR 진출이 잇따르는 배경에는 시장 규모의 팽창이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간편식 시장은 2016년 2조3000억원에서 2023년 5조3000억원으로 성장했으며, 2026년에는 약 7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간편식의 주 소비층인 1인가구는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소용량·소포장 제품 수요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입장에서 HMR은 단순한 상품 다각화가 아니다. 가맹 매장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유통 채널 기반의 독립적인 B2C 매출원을 갖출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배달 플랫폼 수수료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직접 제조·유통하는 HMR 사업은 수익성 개선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좋은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HMR 제품 확대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치킨 프랜차이즈 HMR의 경우, 아직까지 구체적인 매출액이 제시되지는 않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정적인 유통 채널에 대한 경쟁이 치열하고, 납품 단가 등의 눈치 싸움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매출을 통해 역추정할 수 있는  근거를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프랜차이즈의 HMR화의 관건은 브랜드 신뢰가 냉동 제품에서도 통하느냐다. 소비자들이 치킨 브랜드의 조리 노하우를 간편식에서도 기대하는지, 실제 식감과 맛 재현이 가능한지가 시장 정착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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