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냉장고부터? 청소기부터?'...1인가구, 자취방 가전 구입 '우선순위'는?
[솔로이코노미] '냉장고부터? 청소기부터?'...1인가구, 자취방 가전 구입 '우선순위'는?
  • 안지연
  • 승인 2026.06.24 14: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좁은 공간·낮은 예산 앞에서 생존 필수 먼저, 편의는 나중에

원룸에 들어선 첫날, 텅 빈 방을 채울 가전 목록 앞에서 많은 1인가구가 망설인다.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건조기, 에어프라이어 등 모두 필요해 보이지만 예산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2024년 기준 1인가구는 804만5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했다. 이들의 연평균 소득은 3423만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7427만원)의 46.1% 수준이다. 월 평균 소비지출은 168만9000원. 그 안에서 가전을 사고, 전기세를 내고, 밥을 먹어야 한다.

무엇부터 사야 할까. 정답은 없지만 우선순위는 있다.

자취 가전의 우선순위는? ⓒgettyimagesbank
자취 가전의 우선순위는? ⓒgettyimagesbank

■ 생존 필수: 냉장고와 세탁기

냉장고 없이 자취는 불가능에 가깝다. 매일 편의점에서 끼니를 사는 것도 한계가 있고, 물 한 병, 우유 한 팩, 남은 반찬을 보관할 공간은 필수다. 1인가구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반복되는 조언도 "냉장고는 무조건 먼저"다.

용량은 고민이 필요하다. 150L 미만 소형 냉장고는 가격이 저렴하고(20만원대 중반~30만원대) 공간을 덜 차지한다. 하지만 냉동실이 좁아 밀키트나 냉동식품을 넣기 어렵다.

200L 이상 2도어 냉장고는 50만원 안팎이지만 냉동실이 분리돼 있어 장을 한 번에 보고 며칠 나눠 먹는 패턴에 맞다. 요리를 자주 하거나 배달 없이 집밥으로 식비를 줄이려는 사람이라면 용량을 키우는 편이 낫다.

세탁기도 우선순위가 높다. 빨래방을 이용하면 한 번에 5000원 안팎이 든다. 주 1회만 가도 월 2만원, 1년이면 24만원이다. 소형 세탁기(6~7kg)는 30만원 안팎이니 1년이면 본전을 뽑는다. 공간이 정말 좁거나 빨래가 적다면 미니 세탁기(3kg대)도 선택지에 들지만, 이불이나 두꺼운 외투는 결국 빨래방에 가야 한다. 가능하면 7kg 이상을 권한다.

■ 공간이 허락한다면 건조기

건조기는 1인가구 가전 논쟁의 중심이다. "건조기 없이 어떻게 살았나" 싶을 만큼 만족도가 높지만, 원룸에서는 설치 자체가 난관이다.

세탁기 위에 건조기를 얹는 경우에도 높이가 상당히 올라가 천장이 낮은 원룸에서는 환기구나 조명과 간섭이 생긴다. 세탁기 옆에 나란히 두는 병렬 설치는 가로 공간이 1미터 이상 필요하다. 좁은 베란다나 화장실에서는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드럼세탁기 건조 기능으로 타협하는 사람도 많다. 빨래와 건조를 한 번에 끝낼 수 있고 공간도 절약된다. 다만 건조 용량은 세탁 용량의 절반 정도다. 10kg 드럼이라도 건조는 5kg밖에 안 된다. 이불이나 패딩은 여러 번 나눠 돌려야 한다.

건조기를 정말 놓고 싶다면 집을 구할 때부터 세탁기 공간을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이미 들어온 뒤라면 접이식 건조대와 제습기 조합이 차선이다.

■ 에어프라이어: 식비 절약의 핵심

요리를 안 하는 사람에게도 에어프라이어는 유용하다. 냉동 치킨너겟, 냉동 감자튀김, 마트 도시락 데우기, 냉동 만두 구워먹기. 가스레인지 없이도 간단한 식사가 가능하다.

용량은 5L 이상을 권한다. 3L 미만 제품은 가격이 저렴하지만(3만원대) 한 번에 들어가는 양이 적어 여러 번 돌려야 한다. 5L면 1인분 치킨이나 냉동피자가 한 번에 들어간다. 가격은 6만원에서 10만원 사이다.

오븐형과 바스켓형 중에서는 취향이 갈린다. 바스켓형은 뚜껑을 열고 흔들기 쉽고 세척이 간단하다. 오븐형은 한 번에 여러 단을 쓸 수 있어 양이 많거나 동시에 여러 가지를 조리할 때 유리하다. 어느 쪽이든 자취방에서 식비를 줄이는 데는 효과가 크다.

■ 청소기: 무선이 답이다

원룸에서 유선 청소기는 불편하다. 콘센트 위치가 한정돼 있고, 좁은 공간에서 선을 끌고 다니면 가구에 걸린다. 무선 청소기는 가볍고 꺼내기 쉬워 청소 빈도가 높아진다.

무게는 2kg 이하, 사용 시간은 30분 이상이 기준이다. 배터리가 10분밖에 안 가면 방 한 칸 청소하다 꺼진다. 20만원 이하 가성비 모델 중에서도 흡입력과 배터리를 동시에 만족하는 제품이 있다.

물걸레 기능이 붙은 제품도 늘고 있다. 청소와 물걸레를 한 번에 끝낼 수 있어 편하지만, 가격은 30만원 이상으로 뛴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다면 무선 청소기만 사고, 물걸레는 손으로 하는 것도 방법이다.

■ 예산 배분: 200만원으로 시작하기

냉장고 50만원, 세탁기 35만원, 무선청소기 15만원, 에어프라이어 8만원. 합계 108만원이면 최소한의 자취 생활이 가능하다. 여기에 건조기(60만원)를 더하면 168만원, 드럼세탁기(80만원)로 업그레이드하면 200만원을 넘는다.

가전은 한 번에 살 필요가 없다. 냉장고와 세탁기를 먼저 사고, 한 달 살아보며 불편한 지점을 찾은 뒤 다음 제품을 사는 편이 낫다. 빨래를 자주 하는 사람은 건조기를, 배달을 줄이고 싶은 사람은 에어프라이어를 우선한다.

에너지 효율도 장기적으로는 비용이다. 한국에너지공단이 고시하는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에서 1~2등급 제품은 초기 가격은 비싸지만 전기세 차이가 누적된다. 좁은 공간에서 여러 가전을 동시에 쓰면 전력 부담이 커지니, 큰 가전일수록 효율등급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비싼 가전이 정답은 아니다. 공간, 예산, 생활 패턴을 먼저 따져보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 그것이 좁은 자취방에서 찾아낸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