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집에서 살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대. 집을 고르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입지와 가격, 면적뿐 아니라 생활 방식에 맞춰 공간과 기능을 직접 구성하는 '맞춤형 주거'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LG전자가 AI 가전과 스마트홈 기술을 결합한 모듈러 주택 'LG 스마트코티지'의 20평대 신제품을 출시하며 주거 솔루션 사업 확대에 나섰다. 단순히 새로운 주택을 선보인 것을 넘어, 가전기업이 집 자체를 하나의 스마트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물론 이번 제품은 모든 1인가구를 위한 현실적인 주거 대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주거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는 시점에서 '집도 맞춤 제작하는 시대'가 조금씩 현실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전을 넘어 '공간'까지…주거 사업 넓히는 LG전자
LG전자가 새롭게 선보인 제품은 약 22평형 'MONO Core 72'와 24평형 'MONO Core 82'다. 두 모델 모두 방 2개와 거실, 주방, 욕실로 구성됐으며, 고객이 가구와 수납 구성, 가전과 IoT 기기, 평면 배치, 외장재 등을 목적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옵션을 세분화했다.
공간을 모듈화한 설계 덕분에 설치 환경에 따라 현관 방향이나 지붕 형태도 일부 변경할 수 있다.
실내에는 AI 홈 허브 '씽큐 온(ThinQ On)'을 비롯해 시스템에어컨, 스마트 도어락, 스마트 스위치 등이 기본 적용된다. 사용자는 AI와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집 안의 다양한 기기를 통합 제어할 수 있고, AI 가전이나 환기 시스템, 태양광 패널 등도 추가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제품 가격은 22평형이 1억9950만원, 24평형이 2억2350만원부터 시작하며, 선택한 옵션과 설치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1인가구에게도 의미가 있을까
이번 제품은 방 2개 구조의 20평대로 구성됐다. 일반적으로 1인가구를 떠올리면 소형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먼저 생각하기 쉽지만, 최근에는 생활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보다 넓은 공간을 원하는 수요도 나타나고 있다.
재택근무를 위한 작업 공간을 마련하거나 취미 공간을 따로 두고 싶어 하는 경우,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경우 등에서는 방이 하나 더 있는 구조를 선호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다만 현실적인 제약도 분명하다.
모듈러 주택은 제품 가격 외에도 토지 확보 비용과 기반시설 공사, 설치 여건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도심에서 월세를 대신할 주거 형태라기보다는 세컨드하우스를 고려하거나 지방 정착을 준비하는 사람, 토지를 이미 보유한 수요층 등에게 더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중요한 것은 '1인가구라서 모듈러 주택에 산다'가 아니라,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주거를 직접 설계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집도 '완성품'이 되는 시대
LG 스마트코티지는 구조체와 창호, 배선, 욕실, 주방기구 등 주요 자재의 70% 이상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프리패브 방식으로 생산된다. 이를 통해 기존 철근콘크리트 공법보다 공사 기간을 최대 50% 이상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국내 모듈러 주택은 아직 시장 규모가 크지 않지만, 인력 부족과 공사 기간 단축, 친환경 건축 수요 확대 등의 흐름 속에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활용 분야도 전원주택을 넘어 숙박시설과 기업 연수원, 세컨드하우스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가전회사가 '집을 파는 시대'가 왔다
LG전자의 모듈러 주택 사업 진출은 가전기업이 TV와 냉장고, 에어컨을 넘어 주거 공간 전체를 하나의 AI 서비스로 연결하려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집 안에 들어가는 가전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집 자체를 AI 기반 주거 솔루션으로 확장하려는 시도인 셈이다.
물론 초기 비용과 토지 확보, 인허가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그럼에도 개인의 생활 방식에 맞춰 공간을 설계하고 AI 기술을 결합한 주거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