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건설사 '하이엔드 주거' 전쟁...'분양가'가 아니라 '입주 후'가 중요하다
[뉴스줌인] 건설사 '하이엔드 주거' 전쟁...'분양가'가 아니라 '입주 후'가 중요하다
  • 정단비
  • 승인 2026.07.16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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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포스코이앤씨, 삼성물산, HJ중공업이 스마트홈 플랫폼 관련 소식을 쏟아냈다. 앞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역시 각각 AI 서비스와 문화 프로그램을 새로 선보였다.

건설사들의 승부처가 '무엇을 짓느냐'에서 '입주 후 어떻게 사느냐'로 옮겨가고 있는 시점이다.

왜 지금, 입주 후 서비스인가

건설사들이 입주민 서비스에 힘을 쏟는 배경에는 정비사업 수주 경쟁의 셈법이 있다. 서울 강남권을 비롯한 주요 재건축·재개발 단지 수주전은 이미 설계나 시공비 차이만으로는 승부가 갈리지 않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조합원들이 사업성 못지않게 "입주 후 이 브랜드로 살면 어떤 경험을 하게 되는가"를 따지기 시작하면서, 건설사 입장에서는 준공 이후까지 이어지는 서비스 경쟁력이 곧 수주 경쟁력이 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포스코이앤씨가 오티에르라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별도로 두고 신반포 19·25차 등 강남권 정비사업 수주에 이를 앞세우는 것도, HJ중공업이 홈닉 도입 이유로 "대형 정비사업과 공공·민간 주택 수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진=(왼쪽부터) HJ중공업 황의하 건축사업본부장(전무), 삼성물산 김명석 주택상품마케팅본부장(부사장)
사진=(왼쪽부터) HJ중공업 황의하 건축사업본부장(전무), 삼성물산 김명석 주택상품마케팅본부장(부사장)

폐쇄형 전용 플랫폼과 개방형 생태계, 갈라진 선택

같은 스마트홈 플랫폼이라도 접근 방식은 정반대다. 포스코이앤씨는 오티에르 입주민만 쓸 수 있는 전용 플랫폼을 택했다. 마이홈·라이프·소셜 세 영역을 통해 기기 제어는 물론 우리은행 VIP 서비스 'TWO CHAIRS' 연계 자산관리 상담, 홈스타일링, 건강검진 상담예약까지 제휴사와 엮은 컨시어지 서비스를 붙였다. 브랜드 안에서만 완결되는 폐쇄형 생태계로, 향후 AI 에이전트까지 얹어 '오티에르가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것'을 늘려가겠다는 구상이다.

사진=오티에르 전용 스마트홈 플랫폼
사진=오티에르 전용 스마트홈 플랫폼

반대로 삼성물산은 자사가 개발한 홈닉을 다른 건설사에 개방하는 길을 택했다.

이번 HJ중공업과의 '해모로by홈닉' 협약으로 홈닉을 쓰는 건설사는 SK에코플랜트, 한화, 두산건설, HS화성, 우미건설, 호반건설 등을 포함해 18개사로 늘었다. 브랜드 하나에 서비스를 가두는 대신, 여러 브랜드가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며 표준으로 자리 잡는 쪽에 베팅한 셈이다.

폐쇄형이 브랜드 프리미엄을, 개방형이 생태계 장악력을 노린다는 점에서 두 전략은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이 전부는 아니다

기술 고도화가 유일한 답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현대건설은 챗GPT 기반 생성형 AI 분양 상담사를 시작으로 AI 홈라이프 서비스, 초개인화 비서 서비스로 이어지는 3단계 로드맵을 공개하며 분양 상담부터 입주 후 생활까지 AI 특화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그림을 그렸다.

반면 대우건설은 정반대 방향에서 답을 찾았다.

대우건설이 선보이는 써밋 입주민 대상 '컬처 살롱'은 와인·티·향기를 주제로 한 오프라인 큐레이션 프로그램이고, 2022년부터 이어온 '푸르지오 가든음악회'는 이미 86회를 채운 아날로그 문화 행사다.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진행하는 강좌와 공연으로 브랜드 경험을 쌓는 방식이다.

사진=더비치 푸르지오 써밋 입주민들 대상으로 써밋 컬처 살롱을 진행중이다.
사진=더비치 푸르지오 써밋 입주민들 대상으로 써밋 컬처 살롱을 진행중이다.

두 회사의 온도차는 '초개인화'라는 같은 목표를 기술로 풀 것인가, 취향과 문화로 풀 것인가의 차이로 읽힌다.

데이터 기반 맞춤형 서비스가 강점인 만큼 몰개성해질 위험도 있다는 점에서, 대우건설처럼 사람이 개입하는 오프라인 경험을 병행하는 쪽이 오히려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서비스 경쟁, 어디까지 갈까

준공과 동시에 끝나던 건설사의 역할이 입주 이후 생활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고, 그 방식은 폐쇄형이냐 개방형이냐, 기술이냐 문화냐를 놓고 각사가 다른 답을 고르는 단계에 와 있다.

다만 이런 서비스 확대가 결국 분양가나 관리비 상승으로 이어질지, 혹은 하이엔드 브랜드에 한정된 이야기로 그칠지는 아직 지켜볼 부분이다.

스마트홈 플랫폼이 특정 브랜드 입주민만의 특권으로 남을지, 홈닉처럼 여러 브랜드로 표준화될지도 앞으로 이 시장의 방향을 가르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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