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쓰면 칼퇴 가능?...AI로 1.5시간 아꼈는데, 생산성은 '아직'
AI 쓰면 칼퇴 가능?...AI로 1.5시간 아꼈는데, 생산성은 '아직'
  • 김자영
  • 승인 2026.07.0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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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시간에 딱 맞춰 보고서 초안을 AI에게 맡기고, 회의록 정리도 AI가 대신 해주는 요즘. "이제 좀 일찍 퇴근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직장인이 많다. 그런데 최근 나온 분석은 이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다.

AI가 실제로 업무시간을 줄여주긴 하지만, 그 시간이 '칼퇴'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다른 업무로 다시 채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조사국 연구진은 최근 이슈노트 'AI 도입은 생산성을 높이는가? 초기 3년의 효과 분석'을 통해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다. 연구진은 지난해 5~6월 전국 만 15~64세 취업자 5512명을 대상으로 한 가계조사를 활용해 AI 활용이 업무시간과 실제 생산량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봤다.

주당 1.5시간 줄었는데...일이 늘지 않았다

분석에 따르면 AI를 업무에 쓰는 근로자들의 업무시간이 평균 3.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40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보면 매주 한 시간 반 정도가 비는 셈이다. 이 효과는 특히 저숙련 근로자와 AI를 고강도로 쓰는 근로자에게서 두드러졌다.

여기까지만 보면 고무적이다. 아낀 시간을 그대로 생산 활동에 재투입한다고 가정할 경우 잠재적 생산성 향상 효과는 약 1.0%로 추정된다. AI 덕분에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처리할 여력이 생겼다는 뜻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업무시간 절감이 실제 업무처리량 증가로 이어졌는지 살펴본 결과, 두 지표는 사실상 아무런 관련성을 보이지 않았다. 시간은 분명히 줄었는데, 그 시간이 실제 성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아낀 시간, 어디로 갔을까

연구진은 이 현상을 '생산성 단절'이라고 표현했다. AI가 개별 업무 단위의 효율은 높였지만, 그 효과가 업무 흐름 개선이나 조직 구조 변화, 인력 재배치로까지 확장되지 못했다는 해석이다. 쉽게 말해 보고서 한 편을 쓰는 시간은 줄었어도, 회사의 업무 방식 자체가 바뀌지 않으면 그 여유 시간은 곧바로 새로운 잡무나 추가 업무로 채워질 뿐 생산량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AI 쓰니까 일찍 끝났다"가 아니라 "AI 쓰니까 할 일이 하나 더 생겼다"는 사실이 직장인들의 체감이다.

다만 예외도 있었다. 자영업자는 AI 활용으로 업무시간이 1% 줄었을 때 업무처리량이 오히려 1.0%포인트 늘었고, 전문직도 사무직보다 업무처리량이 0.7%포인트 더 늘었다.

연령별로는 청년층(15~39세)이 중장년층보다 0.6%포인트, AI를 많이 쓰는 상위 절반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0.5%포인트 업무처리량을 더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성과에 따른 보상이 뚜렷하고 업무 자율성이 높은 집단, 그리고 AI 활용 강도가 높아 학습·검증 비용을 상당 부분 넘어선 집단일수록 시간 절감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해석이다.

"효율성은 왔지만 생산성은 아직"

연구진은 현재 AI가 '효율성' 단계에는 진입했지만 아직 '생산성' 단계로는 충분히 전환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새로운 범용기술이 도입될 때 초반에는 개별 작업 효율만 개선되다가 시간이 지나 조직과 산업 구조가 바뀐 뒤에야 거시적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J커브, 또는 솔로우 역설과 비슷한 전형적 전환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이들은 AI의 생산성 효과가 실제로 나타나려면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 구조를 표준화 업무와 열린 업무로 나눠 재설계하는 작업, 직무 재배치, 성과 기반 유인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아울러 청년층의 숙련 형성 경로가 AI 확산으로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취업자 가운데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비율은 2025년 기준 51.8%로, 이는 과거 인터넷이 확산되던 속도보다 8배가량 빠른 것으로 집계됐다.

주 36시간제 도입을 둘러싼 임금·생산성 논의가 이어진다.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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