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기준 국내 1인가구는 전체 가구의 36.1%로 역대 최고치다. 이 중 10가구 중 4가구(42.7%)는 서울과 경기도에 산다. 혼자 사는 사람의 절반 가까이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이 지형을 바꾸겠다고 나섰다. 기획예산처는 2027년 예산안 편성지침을 확정하면서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주도 성장으로의 대전환을 4대 투자중점 중 하나로 지목했다. 수도권으로부터 거리가 멀수록 더 많은 지원을 한다는 지방우대원칙을 이번 예산안부터 본격화한다는 것이 골자다.
격차의 시작점은 2015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지역내총생산(GRDP) 비중이 역전된 건 2015년이다. 당시 수도권 비중은 50.1%였고 2024년에는 52.8%까지 올라왔다. 10년 새 격차가 더 벌어졌다. 기획예산처 지침 문서 안에도 잠재성장률이 2030년대에 1%대, 2040년대에는 0%대로 떨어진다는 전망 그래프가 들어가 있다. 인구 감소와 생산성 정체가 겹치는 구조적 문제를 정부 스스로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구체적인 수단은 무엇인가
지침에 담긴 지방우대 수단은 지역별 주력산업과 연계한 AX 실증·클러스터 지원, 남부권 반도체 벨트(광주-부산-구미) 등 지방 중심 첨단거점 조성, 거점국립대 집중 육성, 지역필수의사제 확대 등이 포함된다.
통합 지방정부에는 연 최대 5조원, 4년간 최대 20조원 규모의 재정 인센티브를 지원한다는 방향도 명시됐다.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안에 초광역계정을 새로 만들어 지방정부가 직접 기획·발굴한 사업을 지원하는 구조도 담겼다.
그러나 이런 목표와 현실 사이의 거리를 좁히기는 쉽지 않다. 지방우대원칙은 2026년 예산에서 아동수당 등 7개 사업에 시범 실시한 수준이다. 본격화라는 표현과 7개 시범사업 사이의 간극은 큰 상황이다.
1인가구에게 이 변화가 갖는 의미
혼자 사는 사람에게 거주지 선택은 다인가구보다 유연하다. 학군이나 가족 인프라에 덜 묶여 있기 때문이다. 지방우대 정책이 실제 집행으로 이어진다면 이 유연성이 경제적 선택지로 전환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지방 거주 1인가구라면 의료·교통·문화 인프라가 달라지는 속도를 체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지역필수의사제 확대나 거점국립대 육성은 지방 생활 인프라의 질을 직접 건드리는 항목이다.
수도권 거주 1인가구라면 역설적으로 지방 이전의 경제적 유인이 커지는 국면이 올 수 있다. 수도권에서 멀수록 재정 혜택이 두터워지는 구조라면 주거비·생활비 격차와 맞물려 이동의 실질적 이유가 생긴다.
물론 지금 당장 짐을 싸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예산을 쏟는다고 해도 현실화가 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지침이 확정되면 각 부처가 5월 31일까지 예산안 요구서를 제출하고 정부안이 9월 2일 국회에 제출되는 순서를 밟는다. 내년 예산안, 그 다음 해 집행 실적이 쌓여야 지역 간 재정 격차의 구조가 실제로 달라진다.
이번 문서가 그냥 선언에 그칠지 실제 전환의 출발점이 될지는 오는 9월 국회 제출 예산안에서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