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점심 먹고 퇴근?"…주 36시간에, 월급은 그대로 가능할까
"금요일 점심 먹고 퇴근?"…주 36시간에, 월급은 그대로 가능할까
  • 안지연
  • 승인 2026.06.1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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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4.5일제 확산에 9363억원 투입
주 36시간 근무 실험 시작…'임금 삭감 없는 단축'이 최대 과제

정부가 금요일 오후를 쉬는 형태의 '주 4.5일제' 확산에 올해 9363억원을 투입한다. 주 4일은 하루 8시간씩 근무하고, 하루는 오전만 일하는 주 36시간 근무가 대표 모델이다. 다만 아직은 시범사업 단계로, 임금을 줄이지 않으면서 노동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지가 제도의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로 꼽힌다.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모델은 주 4일(32시간)에 반나절(4시간)을 더하는 주 36시간 근무제다. 기업 여건에 따라 평일 근무시간을 조금씩 줄여 주 35~36시간을 맞추는 방식도 허용한다. 핵심은 노사 합의를 통해 임금은 유지하면서 실제 노동시간만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 신설된 '워라밸+4.5 프로젝트'는 임금 감소 없이 노동시간을 단축한 기업에 근로자 1인당 연간 최대 720만원을 지원한다. 생명·안전 분야나 교대제 개편 기업, 비수도권 기업에는 월 10만원을 추가 지원하며,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인력 충원을 할 경우 신규 채용 인원 1인당 연간 최대 960만원도 지원한다.

주 36시간제 도입을 둘러싼 임금·생산성 논의가 이어진다. (이미지=AI 생성)
주 36시간제 도입을 둘러싼 임금·생산성 논의가 이어진다. (이미지=AI 생성)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은 지난해 노사정 합의를 바탕으로 추진되고 있다. 노동부 추진단은 2024년 9월 출범한 이후 논의를 거쳐 2025년 말 '실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노사정 공동선언'과 로드맵을 발표했다. 노동부는 이를 15년 만의 노사정 공동선언이라고 평가했다. 올해부터는 이행점검단을 운영하며 후속 작업에 들어갔고, 실노동시간 단축 지원법 제정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사회적 합의는 아직 진행형이다.

노동계는 주 4.5일제를 시작으로 장기적으로는 주 4일제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시간 노동이 산업재해와 건강 악화, 저출생 문제까지 연결되는 만큼 노동시간 단축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경영계는 노동시간 단축보다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가 우선이라고 본다. 특히 중소기업과 영세사업장은 추가 인력 채용 부담이 커질 수 있어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유연근무 확대와 연장근로 제도 개선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입법조사처도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이 실제 가능한가'를 지목했다. 2025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주 4.5일제 논의 과정에서 이 부분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부족했다고 지적하며, 근로시간 체계와 연장근로, 휴가제도 등을 함께 정비하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정답은 없다.

아이슬란드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임금을 유지한 채 노동시간을 줄이는 실험을 진행했고, 생산성은 유지하면서 삶의 질은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상당수 공공부문 근로자가 주 26~35시간 근무제를 적용받고 있어 한국 정부가 지향하는 모델과 가장 가까운 사례로 꼽힌다.

반면 벨기에는 2022년 주 4일제를 법제화했지만 노동시간 자체를 줄인 것이 아니라 기존 주당 근무시간을 4일에 압축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하루 9~10시간씩 근무하는 대신 하루를 더 쉬는 구조다. 실제 선택률은 높지 않아 2024년 기준 주 4일제를 이용하는 전일제 노동자는 전체의 0.75% 수준에 머물렀다.

결국 주 4.5일제가 한국 사회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임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노동시간만 줄일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현실적인 해답이 필요하다.

정부는 재정 지원을 통해 성공 사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지만,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 차는 여전히 크다. 앞으로 진행될 시범사업 결과가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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