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자산 격차 40배 달해…'노력' 아니라 부모 자산이었다
청년 자산 격차 40배 달해…'노력' 아니라 부모 자산이었다
  • 김영호
  • 승인 2026.07.2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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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나이의 청년이라도 부모 자산에 따라 출발선이 갈린다 (이미지=AI 생성)
같은 나이의 청년이라도 부모 자산에 따라 출발선이 갈린다 (이미지=AI 생성)

어떤 청년은 이미 집을 샀고, 어떤 청년은 시작선에도 못 섰다. 이 격차는 나이가 아니라 부모 자산에서 왔다.

한국 사회는 불평등을 '세대'로 읽는 데 익숙하다. 청년 대 기성세대, 연금 논쟁, 집값 상승의 수혜자와 피해자.

이 가운데 1인가구는 혼자 살기 때문에 부모 자산 이전 여부에 따라 주거비 부담과 자산 형성 궤도가 가장 극명하게 나뉜다. 부모 집에 거주하거나 전세보증금을 지원받으면 종잣돈을 모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월세로 소득이 빠져나간다. 

8.4배 격차는 착시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5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1인가구 내부 자산 격차는 상위 5분위 약 13억4000만원, 하위 1분위 약 1억6000만원으로 8.4배에 달한다. 하지만 고령 1인가구는 자산 축적 기간이 길었고, 청년은 이제 시작이라 자산이 적을 수밖에 없다. 언뜻 '세대 격차'처럼 보이는 이유다.

또래를 비교하니 40배 벌어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7월 '나라경제'에 공개한 청년(만 20~39세) 자산 분석에 따르면, 상위 20% 약 9억3022만원과 하위 20% 약 2301만원의 격차는 40.4배다.

같은 또래는 같은 시대를 살았다는 뜻이다. 같은 집값, 같은 취업난, 같은 임금 구조를 겪었다. 그런데 자산이 40배까지 차이가 난다. 노력의 차이로 이만큼 벌어질 수 있는가. 세대가 자산 차이의 원인이 아니라는 증거다.

격차의 출처는 '종잣돈'이다

그 격차의 출처는 근로소득이 아니라 종잣돈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2월 낸 연구보고서 '자산 격차 요인 분석과 정책 과제'는 유주택 청년의 평균 자산 약 5억2949만원과 무주택 청년 약 9284만원의 5.7배 격차를 분석하며, 결정 변수로 '부모 자산 이전'을 지목했다. 근로소득은 비슷해도 초기 자산 조건이 달랐다.

증여나 전세보증금 지원, 부모 집에 거주하며 주거비를 절감하는 등 부모 자산 이전으로 종잣돈을 확보한다.

그 돈으로 첫 집을 사면서 자산 형성 궤도에 진입한다. 반면 그렇지 못한 청년은 월세로 소득이 빠져나간다. 같은 월급을 받아도 한쪽은 자산을 쌓고, 한쪽은 소비로 사라진다. 출발선이 다르면 도착지도 다르게 된다.

'캥거루족'은 무능력 해서가 아니다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을 칭하는 '캥거루족'이라는 말이 있다. 캥거루족이라고 하면 나약함이나 의존형을 떠올리는 시선이 만연하다. 하지만 국무조정실이 2024년 만 19~34세 청년 약 1만5000가구를 표본 조사한 '청년의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은 54.4%에 달한다.

한국노동패널 24차 자료를 보면 벌이가 있어도 부모와 동거하는 비혼 청년이 약 63%다. 일각에서는 부모 동거는 무능력의 증거가 아니라 자산 이전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도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