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도 변수…"청년 일자리 대책 필요"
올해 2분기 대졸 이상 실업자가 48만1000명으로 집계돼 2021년(52만1000명)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만9000명 늘어난 규모로, 전체 실업자 증가폭을 크게 웃돌아 고학력층에 고용난이 유독 집중되는 모습이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과 고용동향에 따르면 2분기 대졸 이상 실업률은 3.0%로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20대 대졸 실업률은 8.3%로 0.6%포인트 뛰며 2021년(9.6%) 이후 가장 높았고, 30대도 2.9%로 0.6%포인트 상승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 실업자가 17만9000명, 30대가 13만명으로 20·30대를 더하면 30만9000명 규모다. 전체 대졸 이상 실업자의 64.2%로, 2030세대가 절반을 훌쩍 넘는 비중을 차지한 셈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0대는 7000명, 30대는 2만7000명 각각 늘어 30대 쪽 증가폭이 더 컸다.
눈에 띄는 대목은 첫 구직에 나섰다가 취업 문턱을 넘지 못한 '취업 무경험 실업자'의 증가세다. 2분기 취업 무경험 실업자는 5만6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7000명 늘었는데, 이 지표가 2분기 기준 전년 대비 증가한 것은 2019년 이후 7년 만이다.
사회에 첫발을 떼려는 20대의 취업 무경험 실업자만 놓고 보면 4만8000명으로 1년 새 1만1000명 불어났고, 이는 2021년(5만6000명)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런 흐름에는 여러 요인이 겹쳐 있다. 올 들어 중동 정세 불안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신규 채용 자체를 조심스럽게 가져간 영향이 우선 꼽힌다.
여기에 기업들이 신입보다 경력직, 이른바 '중고 신입'을 선호하는 채용 관행이 굳어지고 있는 점도 겹친다. 신입 채용 대신 즉시 업무 투입이 가능한 인력을 뽑아 교육·적응 비용을 줄이려는 기업의 셈법이 청년층의 취업 시점을 늦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시채용이 공채를 대체하는 흐름도 첫 취업 문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인공지능(AI) 확산도 변수로 지목된다. 경력 5년 이내의 초급 직무일수록 AI로 대체되기 쉬운 업무가 많아, 회계·법률 등 전문직군을 포함해 신입급 채용 자체가 줄어드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내놓은 대외경제동향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AI 도입률은 현재 6%대에서 10년 뒤 5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돼, 비교 대상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른 확산 속도가 예상된다.
한편 청년 고용 한파가 이어지면서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14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2030년까지 반도체·AI데이터센터·피지컬AI 등을 중심으로 청년 전문인력을 20만명 넘게 길러내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내놓았고, 세부 방안을 담은 청년 일자리 회복 방안을 3분기 안에 발표하기로 했다.
재정경제부와 고용노동부는 지난 16일에도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전담반 회의를 열어 청년 고용 대책 보완·조정 과제를 점검한 바 있다. 다만 정부 안팎에서는 신입 채용 축소와 AI 확산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단기 대책만으로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직무 전환·재교육 등을 아우르는 보다 근본적인 청년 일자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