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 반납률 2%대…고령운전자 사고, ‘운전 금지’만이 답일까 
면허 반납률 2%대…고령운전자 사고, ‘운전 금지’만이 답일까 
  • 김다솜
  • 승인 2026.07.31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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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운전자 사고 5년 새 44% 증가…전체 사고의 23.7% 차지
농촌·생계형 운전자, 면허 반납 어려워…정책 한계 지적돼
조건부 면허, 2027년 도입 기반 마련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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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운전자가 일으킨 교통사고가 5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면서 운전면허 자진반납 중심의 사고 예방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고령운전자 사고예방, 운전면허 자진반납으로 충분한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고령운전자는 2021년 401만6538명에서 2025년 563만2818명으로 40.2% 증가했다. 전체 면허소지자 중 고령운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1.9%에서 16.1%로 확대됐다. 

전체 교통사고는 감소하고 있지만 고령운전자 사고는 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체 교통사고는 2021년 20만3130건에서 2025년 19만3889건으로 줄었지만 고령운전자 사고는 3만1841건에서 4만5873건으로 44.1% 늘었다. 전체 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7%에서 23.7%까지 상승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적성검사 강화와 교통안전교육, 운전면허 자진반납 지원 등을 중심으로 고령운전자 사고 예방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자진반납 지원은 65세 이상 운전자가 면허를 반납하면 교통카드나 지역화폐, 상품권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지원 규모는 지역에 따라 대체로 10만~50만원 수준이며 일부 지자체는 택시 이용권도 제공한다. 

그러나 고령 면허소지자 가운데 실제 면허를 반납하는 비율은 최근 5년간 2%대에 머물렀다. 2021년 2.09%였던 반납률은 2022년 2.57%, 2023년 2.38%, 2024년 2.22%, 2025년 2.51%로 큰 변화가 없었다. 고령운전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속도를 고려하면 자진반납만으로 사고 위험을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면허 없으면 일상도, 생계도 막막 

현행 정책은 실제로 운전하지 않는 ‘장롱면허’ 소지자와 매일 운전하는 사람을 구분하지 않는다. 운전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도 같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반면 정작 운전 빈도가 높은 고령자는 생활상의 필요 때문에 반납에 참여하지 않는 역선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대중교통이 부족한 농어촌 지역에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서는 운전면허를 가진 65세 이상 농업인의 94.8%가 생업상 차량이 필요하거나 대중교통 이용이 어렵다는 이유로 면허 반납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운전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고령층 역시 면허 반납이 어렵다. 2024년 말 기준 65세 이상 운수업 종사자는 20만5846명으로 전체 운수업 종사자의 약 25%를 차지했다. 이들에게 면허 반납은 이동수단을 포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제활동 중단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현행 제도에서 고령운전자에게 주어진 선택은 면허를 유지하거나 완전히 취소하는 것뿐이다. 일회성 인센티브를 받더라도 이후의 이동과 생계를 해결하기 어렵다면 운전을 계속하는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 

조건부 운전면허, 대안 될까 

대안으로 거론되는 조건부 운전면허는 개인별 운전능력에 맞춰 일정한 조건 하에서만 운전을 허용하는 제도다. 야간이나 고속도로 운전을 제한하고 자택에서 일정 거리 안에서만 운전하도록 하거나 안전장치가 탑재된 차량에 한해 운전을 허용하는 등의 방식이다. 위험도가 높은 운전 상황은 차단하면서도 일상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이동은 보장하는 것이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고령운전자에게 주간 운전만 허용하거나 자택 반경 내에서만 운전하도록 제한한다. 호주는 건강진단 결과와 의사의 권고를 바탕으로 시간·장소·거리 조건을 부과한다. 일본은 2022년 비상자동제동장치와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등 첨단운전자보조 시스템이 적용된 차량만 운전할 수 있는 ‘서포트카 한정면허’를 도입했다. 

우리 정부도 2027년까지 조건부 운전면허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는 교통안전교육 대상인 75세 이상 운전자에게 운전능력진단시스템을 활용한 평가를 실시하고 내년에는 운영 표준안과 판정 기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보고서는 제도 도입에 앞서 인지·신체검사뿐 아니라 실제 도로에서의 주행평가가 포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건도 시간과 지역, 속도, 도로 유형, 차량 안전장치 여부 등으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첨단 안전장치가 장착된 차량으로 운전을 제한할 경우 차량 교체나 장치 설치 비용 지원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비용 부담을 운전자에게만 맡기면 경제력에 따라 운전 가능 여부가 갈리는 또 다른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다. 

조건부 면허만으로 이동권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면허가 제한되거나 취소된 고령자가 병원과 시장 등에 갈 수 있도록 수요응답형 교통과 공공형 택시, 교통 바우처 등 대체 수단을 함께 확충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특히 대중교통 노선이 부족한 농어촌에서는 승객 호출에 따라 운행 구간과 시간을 조정하는 수요응답형 교통이 현실적인 보완책으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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