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화장률 94%인데 시설은 62곳…초고령사회 장례 인프라가 부족하다 
[뉴스줌인] 화장률 94%인데 시설은 62곳…초고령사회 장례 인프라가 부족하다 
  • 김다솜
  • 승인 2026.08.0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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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사망자 36만명…10년 새 1.3배 증가
수도권 화장시설 7곳뿐…지역따라 예약·비용 격차
화장로 확충 넘어 봉안시설·자연장지까지 함께 준비해야 

국내 사망자의 94%가 화장을 선택할 만큼 장례 방식은 빠르게 바뀌었지만 이를 뒷받침할 시설과 제도는 여전히 매장 중심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사망자가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화장시설을 확충하고 화장 이후 유골을 모실 봉안시설과 자연장지까지 연계해 공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보건복지포럼의 ‘초고령사회 장사 정책 및 제도개선 방안’에 따르면 2024년 국내 화장률은 94.0%에 달했다. 1993년 19.1%였던 화장률은 2005년 52.6%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매장률을 앞섰고 이후에도 꾸준히 상승했다. 

그러나 시설 공급은 이같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전국 화장시설은 62곳에 불과하며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에는 7곳만 운영되고 있다. 거주 지역에 화장시설이 없는 유족은 다른 지역까지 이동해야 하고 해당 지역 주민보다 예약 순위에서 밀리거나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하기도 한다. 

이른바 ‘원정 화장’으로 시간적·경제적 부담은 물론 장례 과정에서의 정신적 부담까지 커지는 구조다. 

사망자가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설 부족은 일시적인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2025년 사망자 수는 잠정 36만3400명으로 2015년(27만5900명)보다 8만7500명 증가했다. 10년 만에 약 1.3배로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를 뜻하는 조사망률도 5.4명에서 7.1명으로 높아졌다. 

특히 사망률과 밀접한 8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100만명에서 2072년 517만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장례 수요가 장기간 확대될 가능성이 큰 만큼 장사시설을 개인과 가족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필요한 공공 인프라로 다뤄야 한다는 분석이다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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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 문화는 바뀌었는데 법과 시설은 묘지 중심 

장례 방식은 사실상 화장 중심으로 재편됐지만 현행 정책과 법률의 기본 틀은 여전히 묘지 설치와 매장을 규제하는 데 맞춰져 있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은 1961년 제정된 이후 여러 차례 개정됐지만 묘지 설치와 매장 기간 등에 관한 규정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보고서는 이제 장사 정책의 중심을 매장에서 화장으로 옮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화장로 숫자만 늘리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화장 이후 유골을 안치하는 봉안시설과 자연장지까지 함께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설 설치 규제를 개선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행정·재정 지원을 확대할 필요도 제기됐다. 

화장시설이 없는 지역의 전문 장례식장에 소규모 화장로를 설치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대규모 공설 화장시설을 새로 짓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 유족의 이동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화장시설을 비롯한 장사시설이 여전히 혐오·기피시설로 인식되는 점은 확충의 걸림돌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주민 반발로 공설 화장시설 설치 사업이 지연되거나 중단되기도 했다. 기존 시설이 노후하고 접근성과 편의성이 떨어질수록 부정적 인식이 커지고 다시 시설 투자가 위축되는 악순환도 나타난다. 

장례 비용과 시설 수준에 관한 정보 부족 역시 개선 과제로 꼽힌다. 유족은 짧은 시간 안에 화장시설과 봉안시설 등을 결정해야 하지만 위치와 이용료, 관리 상태를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어렵다. 이에 국가나 공인기관이 시설을 평가하고 정보를 공개하는 장사시설 인증제를 도입해 이용자의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화장시설을 확충한다고 해서 장례 인프라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화장이 끝난 뒤 유골을 어디에 어떻게 모실 것인지까지 선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화장시설과 함께 봉안시설과 자연장지를 확충해야 화장문화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매장부터 산분장까지…달라지는 장사 방식 

장사 방식은 크게 시신을 땅에 묻는 매장과 불에 태우는 화장으로 나뉜다. 화장을 선택한 경우에는 남은 유골을 봉안시설에 안치하거나 자연장하는 등 이후의 방식도 결정해야 한다. 

매장은 시신이나 유골을 땅에 묻는 전통적 방식이다. 다만 묘지 조성과 관리에 공간이 필요하고 설치 기간에도 제한이 있어 화장보다 선택 비중이 크게 줄었다. 

봉안은 화장한 유골을 유골함에 담아 봉안당이나 봉안묘, 봉안탑 등에 안치하는 방식이다. 흔히 납골당으로 불리는 시설이 봉안당에 해당한다. 개별 묘지를 관리할 필요는 적지만 시설별 이용 기간과 비용, 관리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자연장은 화장한 유골의 골분을 수목이나 화초, 잔디 등의 밑이나 주변에 묻는 방식이다. 수목장, 화초장, 잔디장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봉분이나 석물 설치를 최소화해 기존 묘지보다 적은 공간을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최근에는 골분을 정해진 장소에 뿌리는 산분장도 자연장의 한 형태로 제도화됐다. 해양 등 법령이 허용하는 구역이나 산분할 수 있도록 마련된 장사시설에서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임의의 산이나 바다에 유골을 뿌리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므로 장소와 방법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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