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준비는 자산을 얼마나 모았느냐보다 남은 시간을 얼마나 건강하고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느냐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 후 생활이 20년 이상 이어지는 만큼 건강관리와 여가, 사회적 관계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의 'THE100리포트-은퇴 이후의 삶, 미리 살펴보고 준비하기'에서 은퇴 이후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건강과 여가활동을 제시했다. 연구소는 은퇴 준비의 초점이 자산 규모를 넘어 건강과 삶의 질, 일상생활 전반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65세의 기대여명은 21.5년, 75세의 기대여명은 13.2년이다. 특히 여성의 기대여명은 65세 기준 23.6년으로 남성(19.2년)보다 4.3년 길었다. 이에 따라 은퇴 이후를 단순한 휴식기가 아니라 인생의 또 다른 장기 생활기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건강은 노후 생활의 가장 큰 변수로 꼽혔다. 2024년 고령자의 주요 사망원인은 암, 폐렴, 심장질환 순으로 나타났으며, 건강 문제는 의료비 부담으로도 이어진다. 2023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1인당 진료비는 530만6000원, 본인부담금은 125만2000원이었다.
이와 관련해 연구소는 평균 의료비뿐 아니라 큰 수술이나 장기 입원, 간병 등 예상치 못한 의료비 지출까지 고려한 노후 자금 계획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노후 준비 과정에서 실천하기 쉬운 건강관리 방법으로 정기 건강검진과 운동을 제시했다.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건강검진 수검률은 69.3%였으며 운동 실천율은 걷기 45.8%, 유산소 운동 33.0%, 근력운동 24.8%로 집계됐다. 특히 근력운동 부족은 낙상과 보행 불안, 사회활동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걷기와 유산소 운동뿐 아니라 근력운동도 함께 생활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은퇴 후 늘어나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중요한 과제로 지목됐다. 2024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하루 여가시간은 평균 7시간 3분으로 5년 전보다 증가했다. 하지만 여가시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은 미디어 이용으로 하루 평균 4시간 6분을 차지했다. 연구소는 시청 위주의 여가에 머물기보다 운동과 외출, 사회적 교류를 함께하는 활동을 균형 있게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2024년 고령자의 여가시간 만족도는 40.2%로 5년 전보다 높아졌지만, 삶에 대한 만족도는 35.5%, 사회·경제적 성취 만족도는 33.2%에 그쳤다. 연구소는 여가시간이 늘어나는 것만으로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며 건강과 경제력, 인간관계, 지역사회 기반 등이 함께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정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은 "은퇴 준비의 최종 질문은 얼마나 많은 돈을 모았는지가 아니라 건강이 허락하는 시간 동안 무엇을 하며 만족스럽게 살아갈 것인가"라며 "건강과 여가는 은퇴 후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인 만큼 은퇴 전부터 생활습관과 관계망, 여가 계획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