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가구가 보편화되면서 1인가구의 관심사가 단순한 ‘홀로서기’를 넘어 ‘존엄한 마감(Well-Dying)’으로 확장되고 있다. 돌봐줄 가족이 없거나 약화된 상태에서 자신의 마지막을 스스로 준비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결과다.
그러나 연명의료 결정부터 사망 후 남겨지는 디지털 자산 정리에 이르기까지, 1인가구가 맞닥뜨린 법적·제도적 공백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SNS·구독서비스·금융 자산…방치되는 ‘디지털 유품’
1인가구가 생애 말기 및 사후 준비 과정에서 가장 크게 겪는 애로사항 중 하나는 ‘디지털 유산’ 처리 문제다. 청년층부터 중장년, 고령층 1인가구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기기와 플랫폼 이용이 상시화되었으나, 당사자 사망 시 이에 대한 접근이나 정리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사망자의 소셜미디어(SNS) 계정, 구독 서비스, 온라인 플랫폼 내 포인트 및 디지털 금융 자산 등은 당사자가 사전에 정리를 위임하거나 비밀번호를 남기지 않으면 사실상 방치된다.
주요 플랫폼 사업자별로 사후 계정 처리 방침이 제각각인 데다, 현행법상 디지털 자산의 상속 및 승계 범위에 대한 법적 기준도 미비해 유족이나 지인이 대리 처리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사전의료의향서부터 유언장까지…높아지는 ‘자기결정’ 요구
가족의 돌봄에 기대기 어려운 1인가구는 삶의 마감 단계에서 자기결정권을 행사하려는 의지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거부하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에 관심을 갖거나, 미리 성년후견 및 신탁 제도를 알아보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법적 보호자나 혈연 가족이 없을 경우 연명의료 중단이나 호스피스 선택 과정에서 절차적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1인가구가 스스로 결정한 의사가 마지막 순간까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돕는 대리인 지정 제도나 행정적 지원 체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1인가구의 존엄한 삶의 마감을 위해서는 개인의 준비를 넘어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디지털 유품에 대한 법적 승계 및 삭제 기준을 정립하고, 연명의료 및 유언 집행 과정에서 혈연 중심의 보호자 요건을 완화하는 등 1인가구의 현실을 반영한 제도적 보완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