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한 해 동안 홀로 숨진 채 발견된 사람이 3924명이다. 하루 평균 10.7명꼴이다. 보건복지부가 2025년 11월 발표한 '2024년도 고독사 발생 실태조사' 결과다. 전년(3661명) 대비 7.2% 늘었다. 고독사는 2019년 2949건 이후 한 해도 줄지 않았다.
응급 대응 지연, 뒤늦은 발견, 사후 처리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모두 공공 자원을 소모한다. 지정돌봄관계등록제가 '복지 비용' 문제로도 논의되는 이유다.
고독사는 왜 '공공 비용' 문제인가
보건복지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독사 현장을 처음 발견·신고한 사람은 임대인·경비원 등이 43%로 가장 많았다. 가족은 27%, 이웃주민은 12%였다. 가족이나 지인보다 임대인이나 경비원에 의한 발견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사실 자체가, 이들이 사회적 고립 상태였음을 방증한다.
발견이 늦을수록 공공 개입 비용은 커진다. 119 출동, 경찰 현장 조사, 무연고 사망 처리, 유품 정리 지원 등 일련의 사후 대응은 대부분 공공 예산으로 처리된다. 연고자가 없는 무연고 사망의 경우 장례 절차까지 지자체가 떠안는다. 사전에 지정돌봄관계인이 있었다면 응급 상황에서 신고와 병원 이송이 빨라지고, 사후 처리도 민간 영역에서 분담될 수 있었을 자원이다.
국가데이터처 2025 사회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국민 3명 중 1명(33%)이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도움받을 곳이 없는 사회적 고립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고독사 사망자 수 증가와 함께 공공 돌봄 수요가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임을 예고한다.
공공 돌봄 수요, 이미 감당 한계에 가깝다
인구 고령화와 1인가구 증가가 맞물리면서 공공 돌봄 자원에 대한 압박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2052년 전체 1인가구 중 중고령(50대 이상) 비중은 77.1%에 달할 전망이다. 70대 이상만 따지면 41.5%다. 돌봄이 필요한 고령 1인가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이를 뒷받침할 가족 돌봄 자원은 반대 방향으로 줄어들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장래가구추계에서 '부부+자녀' 가구는 2022년 27.3%에서 2052년 17.4%로 줄어드는 반면, 1인가구는 같은 기간 34.1%에서 41.3%로 늘어난다. 전통적으로 노인 돌봄을 담당해온 가족 구조 자체가 해체되는 것이다. 평균 가구원 수도 2022년 2.26명에서 2052년 1.81명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현행 복지 제도는 2~3인 이상 가구를 전제로 설계된 경우가 많다. 가족 동의 기반의 의료·행정 절차는 1인가구에게 진입 장벽으로 작용되고, 보호자 부재로 수술 동의·입원 절차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발생한다. 공공 자원이 필요한 사람에게 제때 닿지 못하면, 응급처치가 늦어지고 상태가 악화된 후 더 많은 의료비와 복지 자원이 투입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민간 자율 돌봄'이 공공 부담을 나눌 수 있다
지정돌봄관계등록제의 기대 효과는 여기서 출발한다. 국회미래연구원 보고서는 이 제도가 "민간 차원의 자발적 관계망 형성을 장려함으로써 응급 대응, 병원 수속, 일상 지원 등 일부 사회서비스 제공을 사회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가 전담하던 돌봄 기능 일부를 신뢰 기반의 민간 관계로 분산한다는 구상이다.
실질적인 효과는 세 단계로 나타날 수 있다. 응급 대응 단계에서는 지정돌봄관계인이 신고와 병원 이송을 빠르게 처리하면서 골든타임 내 처치가 가능해진다.
또 일상 돌봄 단계에서는 병원 동행, 입퇴원 수속 지원 등을 민간에서 분담하면서 공공 방문 돌봄 수요가 일부 줄어들 수 있고, 사후 처리 단계에서는 지정관계인이 연고자 역할을 하면서 무연고 사망 처리에 드는 지자체 비용이 감소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2022년 보고서에서 향후 10년간 고령인구 돌봄을 위해 보건·주거·교통·사회참여 등을 아우르는 복합 사회적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 혼자 감당하는 방식은 지속 불가능하다는 진단이다.
지정돌봄제가 복지 예산을 절감하는 '저비용 설계'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등록 비용은 행정처리 수준이고, 돌봄 수행의 주체는 국가가 아닌 민간의 자발적 관계다.
세금을 투입해 공공 돌봄 인력을 늘리는 방식과 달리, 이미 존재하는 신뢰 기반 관계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방식이어서 추가 재정 부담이 크지 않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공공 돌봄 자원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보완적 기반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