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줌인] '영화 한 편'만으론 안 된다…다시 북적이는 '영화관 생존법'
[트렌드줌인] '영화 한 편'만으론 안 된다…다시 북적이는 '영화관 생존법'
  • 김다솜
  • 승인 2026.08.31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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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관객 34% 증가…멀티플렉스 3사 매출도 회복세
Z세대 중심 특별관·SNS 연계한 ‘경험 소비’ 확대
독서·강연부터 세로형 스크린까지…영화관 역할 재편 

한동안 OTT에 밀려 위기를 맞았던 영화관에 다시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극장 관객은 5705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5790억원으로 41.9% 늘었다. ‘왕과 사는 남자’를 시작으로 ‘호프’,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오디세이’ 등 흥행작이 이어진 데다 영화 관람 할인권 등 정책 지원도 관객 증가에 힘을 보탰다. 

관객 증가세는 멀티플렉스 실적에도 나타났다. CJ CGV의 올해 2분기 국내 사업 매출은 16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173억원에서 62억원으로 줄었다.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도 매출이 각각 전년 대비 증가했다. 

다만 극장 산업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다. 2019년 2억2668만명이었던 연간 극장 관객은 지난해 1억609만명에 그쳤다. 그동안 극장업계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직영점을 줄이고 위탁 운영을 늘려온 것도 이 때문이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의 직영 극장 비중은 2019년 64.2%에서 지난해 57%로 낮아졌다.

ⓒ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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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안 간다’던 Z세대가 돌아왔다 

최근 극장가에서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젊은 관객의 귀환이다. OTT와 유튜브, 숏폼에 익숙한 Z세대는 한때 영화관의 쇠퇴를 앞당길 세대로 지목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오히려 주요 관람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포영화 ‘살목지’는 CGV 예매율 기준 20대 비중이 35%로 가장 높았으며 10~30대가 전체 관객의 72%를 차지했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에서도 20대 관객 비중이 31%에 달했다. 

해외에서도 비슷하다. 영화 예매 플랫폼 판당고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Z세대의 87%가 최소 한 차례 영화관을 찾았다. 연평균 극장 관람 횟수도 7편으로 X세대와 베이비붐 세대를 앞섰다. 

젊은 층을 다시 극장으로 끌어들이는 요인으로는 ‘경험’이 꼽힌다. 정책주간지 K-공감이 지난 6월 MZ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약 60%가 ‘큰 화면과 사운드로 몰입하기 위해’ 영화관을 찾는다고 답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IMAX, 4D, 스크린X 등 특별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3% 증가했다. 최근 ‘오디세이’ 등 화제작의 특별관 선호 좌석을 둘러싼 암표 거래까지 나타나면서 영진위가 별도 피해 신고 접수에 나서기도 했다. 

영화를 본 뒤 SNS에 인증하고 감상과 밈을 공유하는 행위까지 관람 경험에 포함되는 것도 특징이다. 영화 기록·평가 플랫폼 레터박스의 전 세계 이용자는 3000만명까지 늘었으며 가장 활발한 이용자층은 18~24세다. 

팝콘 대신 책 들고…’영화 안 보는 영화관’도 등장 

영화관의 변화는 스크린 밖에서도 나타난다. CGV는 올해 프리미엄 상영관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는 ‘북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와 ‘오디세이’ 개봉에 맞춰 원작을 읽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리클라이너 좌석에서 책을 읽고 커피와 다과를 즐겼다. 

롯데시네마도 교보문고와 협업해 극장에서 도서 강연과 인문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교보문고의 ‘시네마틱 클래스’는 첫 행사부터 전석 매진됐으며 강연 프로그램도 이어질 예정이다.

정부의 청년문화예술패스 역시 영화관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올해 2006~2007년생에게 최대 20만원을 지원하는 패스는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에서 일반 영화뿐 아니라 IMAX·SCREENX·4DX·돌비시네마 등 특별관과 라이브뷰잉에도 사용할 수 있다.

극장이 ‘머무는 공간’으로 활용되는 모습은 젊은 세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올여름 폭염 속에서는 노년층이 저렴한 비용으로 냉방과 여가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공간으로 영화관을 찾는 모습도 나타났다.

만 65세 이상은 주요 극장에서 경로우대 할인으로 7000원가량에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서울 종로의 실버영화관에서는 2000원짜리 영화를 연달아 관람하거나 영화 관람 없이 냉방이 되는 로비에서 사람을 만나며 시간을 보내는 이용객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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