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치킨부터 명품까지 '딩동'…퀵커머스, 유통 경계 지운다 
[솔로이코노미] 치킨부터 명품까지 '딩동'…퀵커머스, 유통 경계 지운다 
  • 김다솜
  • 승인 2026.09.0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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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생필품 넘어 스마트폰·화장품·고가 상품까지 ‘1시간 배송’
편의점·SSM·대형마트, 기존 점포 앞세워 근거리 배송 경쟁
오프라인 매장은 물류거점으로…수도권 편중·배송 부담은 과제

배달 애플리케이션에서 주문한 상품을 1시간 안팎에 받아보는 ‘퀵커머스’의 영역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음식과 생필품을 넘어 스마트폰과 카메라, 백화점 화장품은 물론 1000만원이 넘는 고가 상품까지 즉시배송 대상에 포함되는 모습이다.

취급 품목이 다양해지는 동시에 편의점과 기업형 슈퍼마켓(SSM), 대형마트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퀵커머스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배달앱 안에서 서로 다른 업태가 같은 소비자를 놓고 경쟁하면서 기존 유통업계의 경계 역시 빠르게 흐려지고 있다.

배달의민족 ‘장보기·쇼핑’에 입점한 스와로브스키는 수십만~수백만원대 주얼리와 함께 1400만원에 달하는 크리스털 장식 피규어도 판매하고 있다. 고가 상품까지 배달앱을 통해 판매되면서 스와로브스키의 올해 2분기 배달의민족 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전자제품 거래도 늘고 있다. 배달의민족 내 삼성스토어의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 거래액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고, 수백만원대 카메라와 렌즈를 판매하는 소니의 거래액은 40% 늘었다.

쿠팡이츠는 삼성·LG유플러스 등 통신 매장과 연계해 스마트폰 즉시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컬리 역시 ‘컬리나우’를 통해 설화수와 맥(MAC) 등 백화점에서 주로 구매하던 화장품을 1시간 이내 배송하고 있다.

편의점부터 대형마트까지…배달앱 안에서 맞붙는다

퀵커머스 확대에 맞춰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배달 서비스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전국 곳곳에 이미 확보한 점포망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CU는 지난 5월 쿠팡이츠와 협업해 수도권과 6대 광역시 등 약 7500개 점포의 배달 서비스를 24시간 체제로 전환했다. 올해 1~4월 배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1.6% 증가했고 심야 시간대 배달 매출은 120% 늘었다.

GS25도 약 1000개 점포에서 쿠팡이츠를 통한 24시간 배달을 운영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역시 전국 약 1500개 점포에서 쿠팡이츠 배달을 시작했으며 향후 24시간 운영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근거리 장보기에 강점을 가진 SSM도 퀵커머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GS더프레시는 자체 앱 ‘우리동네GS’와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을 통해 1시간 장보기 배송을 제공한다. 올해 2분기 퀵커머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5% 증가했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9%까지 높아졌다.

대형마트도 뒤따르고 있다. 이마트는 현재 110여개 점포에서 운영 중인 즉시배송 서비스를 연말까지 132개 전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다. 노브랜드도 배달의민족 입점 매장을 연내 15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큰 자산으로 여겨졌던 점포가 퀵커머스 시장에서는 소비자와 가까운 곳에서 상품을 보관하고 출고하는 도심형 물류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GS더프레시는 현재 603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점포 효율화에 나서는 동안 가맹점을 중심으로 점포 수를 늘려온 전략이 최근 퀵커머스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모습이다.

별도의 대규모 물류센터를 새로 구축하지 않더라도 기존 매장에서 상품을 출고하고 배달 플랫폼의 배송망을 활용하면 근거리 배송 체계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점포가 많고 소비자와 가까울수록 배송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촘촘한 점포망 자체가 물류 인프라가 된 셈이다.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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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플랫폼에도 퀵커머스는 새로운 성장 영역이다. 음식배달을 위해 구축한 주문 시스템과 라이더망을 장보기와 쇼핑까지 확장하면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면서 새로운 주문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4조4000억원에서 2030년 약 6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빠른 배송이 모든 지역에서 동일하게 제공되는 것은 아니다. 와이즈앱·리테일이 지난달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쿠팡이츠 결제횟수 가운데 서울·경기 거주자 비중은 58.6%였고, 올리브영 역시 56.7%로 절반을 넘었다.

반면 전국에 촘촘한 점포망을 보유한 CU는 서울·경기 비중이 44.9%, GS25는 48.0%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배달의민족 역시 43.5%로 나타나 비수도권에서도 비교적 고른 이용 분포를 보였다. 결국 퀵커머스의 경쟁력이 배송 속도뿐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지역 범위와 점포망에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배송 대상이 고가 상품까지 확대되면서 물류비와 분실·파손 책임도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비대면으로 배송된 고가 상품이 지정 장소에 정상적으로 전달된 이후 분실될 경우 소비자가 책임을 부담할 수 있어 배송 과정의 안전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배달의민족은 고가 상품에 별도 식별 표기를 하고 배송기사에게 안전 할증료를 지급하는 한편, 주문자에게 실시간 라이더 위치와 배송 완료 증빙 사진 등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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