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3100만원 로봇부터 '혼명절' 한우까지…추석 선물이 달라진 이유
[솔로이코노미] 3100만원 로봇부터 '혼명절' 한우까지…추석 선물이 달라진 이유
  • 김다솜
  • 승인 2026.08.2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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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용 한우·캐릭터 굿즈·숙박권까지…받는 사람 따라 선물 세분화
편의점서 1000만원대 상품 팔고 백화점은 실속형 강화…채널 경계도 희미
고물가 속 사전예약 확대…가격보다 ‘누구에게 주느냐’가 새로운 기준

다음 달 추석을 앞두고 유통업계가 일찌감치 선물세트 경쟁에 들어간 가운데 올해는 한우·과일·통조림처럼 익숙한 명절 선물의 경계가 한층 흐려지고 있다. 3100만원짜리 휴머노이드 로봇부터 1~2인이 먹기 좋은 소포장 한우, 캐릭터 굿즈와 호텔 숙박권까지 등장하면서 선물을 고르는 기준도 가격과 품목에서 받는 사람의 취향과 생활방식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올해 추석 선물세트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상품이 겨냥하는 소비자가 한층 구체적으로 나뉘고 있다는 점이다.

ⓒBGF리테일
ⓒBGF리테일

편의점 CU는 올해 추석을 맞아 3100만원짜리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과 399만원짜리 로봇 개를 내놨다. GS25 역시 550만원대 소셜로봇을 비롯해 바둑 로봇, 인공지능(AI) 대화 기능을 탑재한 로봇 키링 등을 선보였다.

명절 선물로는 낯선 상품들이지만 기술이나 이색 상품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의 취향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올해 선물 시장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보다 작고 구체적인 생활 단위를 겨냥한 상품도 늘고 있다. 이마트24는 혼자 명절을 보내거나 소규모로 식사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등심·채끝·부채살 등을 1~2인이 먹기 좋은 양으로 구성한 소포장 한우 세트 6종을 마련했다.

편의점 선물에서 캐릭터 상품의 비중도 커졌다. CU는 피카츄 사과세트와 잠만보 텐트 패키지, 피카츄 골프공 등 포켓몬 관련 상품 20종을 준비했다. 세븐일레븐은 헬로키티에 전통 버선 디자인을 결합한 키링 등 굿즈 9종을 내놨다.

캐릭터 상품 역시 어린이용 완구에 머물지 않는다. 캠핑이나 골프, 키링 꾸미기 등 성인의 취미생활과 결합하면서 명절 선물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식품 넘어 베개·이어폰·숙박권까지

이 같은 변화는 백화점과 호텔에서도 나타난다. 현대백화점은 전통적인 한우·과일·굴비 외에도 프랑스 크리스탈 브랜드 바카라의 텀블러 세트, 스웨덴 침대 브랜드 헤스텐스의 수제 베개, 뱅앤올룹슨의 무선 이어폰 등을 추석 선물로 구성했다.

호텔업계에서는 상품보다 ‘경험’을 선물하는 선택지도 늘었다. 켄싱턴호텔앤리조트는 한우와 과일뿐 아니라 전국 호텔·리조트 숙박권과 레스토랑 식사권 등을 추석 상품군에 포함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 역시 전국 호텔과 레스토랑, 골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마련했다.

명절 선물이 식품이나 생활용품 같은 물건을 주고받는 데서 벗어나 받는 사람의 취향과 경험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넓어지는 셈이다.

유통 채널별 경계도 희미해지고 있다. 과거 편의점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통조림이나 생활용품 세트를 판매하고 백화점이 고급 한우와 과일 등 프리미엄 상품을 담당했다면 올해는 양쪽 모두 가격대와 품목을 동시에 넓히고 있다.

GS25는 949만9000원짜리 와인 세트와 금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동시에 모둠전과 만두, 김치 등을 1만~5만원대로 구성했다. CU에서도 수천만원짜리 로봇과 함께 전통적인 먹거리 선물을 한꺼번에 살 수 있다. 

반대로 백화점은 고가 상품뿐 아니라 실속형 상품을 강화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처음으로 사과와 배로 구성한 10만원 이하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5만원 이하 차·커피 세트 등 중저가 상품군을 마련했다. 롯데백화점도 축산 부문의 최대 할인율을 지난해 20%에서 올해 22%로 높였고, 수산은 25~30%, 청과는 15~20%까지 사전예약 할인 폭을 확대했다.

고물가로 가격 부담을 낮춘 상품을 찾는 수요가 이어지는 동시에 차별화된 선물을 찾는 소비가 함께 나타나면서 한 유통 채널 안에서도 1만원대부터 수천만원대까지 극단적으로 넓은 가격대가 공존하게 된 것이다.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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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도 선택지는 빠르게 늘고 있다. 컬리는 한우와 건강기능식품뿐 아니라 화장품과 디저트 등을 포함한 추석 선물 1800여종을 최대 77% 할인해 판매한다. SSG닷컴은 1만원 안팎 실속형 선물세트 상품 수를 지난해보다 18% 확대했다.

사전예약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롯데마트의 추석 선물세트 매출 가운데 사전예약 비중은 2023년 55%에서 2024년 60%, 지난해 70%까지 높아졌다.

이에 유통사들은 추석 직전 수요를 기다리기보다 할인과 무료배송, 지정일 배송 등을 앞세워 고객 선점에 나서고 있다. 컬리는 행사 기간 일부 4만원 미만 선물세트까지 무료배송 대상을 확대했고, 명란과 갈비·수산물 등 80여개 상품은 원하는 날짜를 지정해 받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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