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31일 미국 전역 도미노피자 매장에 1인용 피자가 출시된다. 도미노피자가 1960년 문을 연 뒤 자사 로고 모양을 그대로 만든 피자를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름도 그대로 '더 도미노(the Domino)'다. 도미노피자는 지난 11일 이 제품을 "65년 넘게 기다린, 이름값을 하는 첫 피자"라고 표현했다.
디트로이트 스타일 팬피자로, 치즈를 두 겹 올리고 소스 한 가지와 토핑 세 가지까지 소비자가 직접 고르는 구성이다. 도미노피자는 미국인이 외식 메뉴를 고를 때 무엇을 따지는지 2년간 조사한 끝에 이 제품을 내놨다고 밝혔다.
동일점포 매출 0.1%, 그래서 한 사람을 봤다
배경에는 부진한 실적이 있다. 도미노피자의 올해 2분기 실적을 보면 6월 14일 종료 분기의 미국 동일점포 매출은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 예상치 0.62%를 밑돌았고, 1년여 만의 최저치다. 해외 동일점포 매출은 0.1% 감소했다.
도미노피자는 전 세계에 2만2500개가 넘는 매장을 두고 있고 이 가운데 99%가 가맹점이다.
신제품을 설명한 조 조던 최고운영책임자는 "모두가 각기 다른 메뉴를 원할 때 기존 피자로는 부족했다"고 말했다. 퇴임을 앞둔 러셀 와이너 최고경영자는 이 수요를 두고 "피자 업계가 오늘날 잘 잡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외식의 43%가 혼자 먹는 끼니
도미노피자가 2년을 들여 확인한 것은 미국인의 식사가 1인용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장조사업체 서카나 집계로 2026년 6월까지 12개월간 미국 외식 식사의 약 43%가 혼자 먹은 끼니였다. 얌브랜즈가 낸 2026년 푸드트렌드 리포트에서는 퀵서비스 레스토랑 주문의 47%가 1인 주문으로, 2021년 31%에서 5년 만에 16%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리포트에서 정기적으로 혼자 먹는다고 답한 소비자는 21%로 2024년 18%보다 늘었고, Z세대는 49%, 밀레니얼 세대는 46%가 주 1회 이상 혼자 먹는다고 답했다.
미국 인구 구조도 같은 방향이다. 미 인구조사국 인구현황조사(CPS) 2025년 집계에서 1인가구는 전체 가구의 29%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가구 수는 4000만에 근접했다. 1940년 7.7%에서 네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메뉴만 바뀐 게 아니다
변화는 메뉴에서 그치지 않는다. 좌석도 1인 기준으로 다시 짜이고 있다.
예약 플랫폼 오픈테이블이 정리한 2026년 레스토랑 디자인 동향을 보면 2025년 미국 레스토랑에서 카운터석은 26%, 바 좌석은 23% 증가해 좌석 유형 가운데 증가폭이 가장 컸다.
매장 관리 플랫폼 토스트 집계에서는 1인 예약이 전년 대비 22% 늘었다. 구석에 몰아두던 1~2인석을 좋은 자리로 옮기고 창가 카운터를 늘리는 식의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포장 단위도 작아지고 있다. 코카콜라는 7.5온스 미니캔을 2026년 편의점에서 개당 1.29달러에 낱개로 파는 계획을 잡았다.
캠벨은 2.5온스 골드피시 싱글팩을 2달러 미만에 내놨고, 스낵팩토리 팝음스 단품을 지난해 출시했다. 몬델리즈는 초콜릿 제품군을 크기와 가격대별로 다시 나눴다.
여기에는 미국에만 있는 변수가 하나 더 있다. 회계·컨설팅업체 PwC가 소비자 데이터업체 뉴메레이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 비만치료제 GLP-1 사용자가 있는 미국 가구는 2026년 5월 기준 21%로, 2025년 1월 9%에서 증가했다. 적게 먹는 수요 자체가 커졌다는 것이다.
한국에선 2019년에 이미 선보인 1인용 피자
이런 가운데 한국 시장에서 1인용 피자는 새로운 메뉴가 아니다. 미스터피자가 2019년 1인용 피자를 내놨고, 고피자는 2020년 1인 화덕피자로 자리를 잡았다. 피자헛도 2022년 1인용 피자를 선보였다. 미국 본사가 이제 꺼낸 카드를 한국 시장은 7년 전에 이미 시험한 셈이다.
1인가구 증가세나 비율도 한국이 앞선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 등록센서스 기준 국내 1인가구는 824만 가구로 일반가구의 36.6%다. 미국 29%보다 7.6%p 높다.
그런데 1인용 피자는 국내 피자 시장의 주력으로 올라서지 못했다.
미국은 값을 올리고, 한국은 값을 내렸다
이에 대해 같은 1인용인데 계산이 다른 것이 결정적이라는 분석이 있다. 미국에서 혼자 먹는 소비자는 값을 저렴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얌브랜즈 조사에 따르면 혼자 식사하는 소비자의 68%는 할인을 쓰지 않았고, 대부분 방문당 10~30달러를 썼다. 도미노의 1인용 피자가 7.99달러인 것도 같은 계산이다. 라지 한 판을 여럿이 나누는 것보다 한 사람이 내는 객단가는 올라간다. 토핑 세 가지를 직접 고르게 한 설계는 적게 파는 대신 비싸게 파는 쪽에 가깝다.
한국에서 1인용은 반대로 적용된다. 작게 만들어 싸게 파는 방식으로 접근했고, 1인용은 곧 저가 메뉴를 뜻했다.
1인가구 비중이 높은 시장에서 1인용 피자가 주력이 되지 못한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한편 도미노피자의 1인용 피자의 한국 도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