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가 직접 기른 채소를 들고 나와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시장이 있다. 생산자가 재배한 농산물과 직접 만든 먹거리 등을 가져와 소비자와 만나는 ‘마르쉐 채소시장’이다. 일반적인 마트나 전통시장과 달리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대화를 나누며 상품을 고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로컬스티치 크리에이터타운 서교에서 열린 ‘채소시장@서교’를 찾았다. 마르쉐 농부시장은 서울숲, DDP, 서교동, 국립극장 등 서울 곳곳에서 열리며, 일정과 장소에 따라 참여하는 생산자와 판매 품목도 달라진다.
오전부터 사람들 북적…농부들이 직접 가져온 다양한 채소
오전 11시 시작을 앞두고 현장을 찾았다. 로컬스티치 크리에이터타운 서교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주변은 비교적 조용했다. 하지만 지하로 내려가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시장이 열리는 공간에는 이미 방문객들이 모여 있었고, 채소를 살펴보거나 농부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보였다
야외 공간에는 채소와 과일, 꽃 등이 놓여 있었다. 농부들이 직접 가져온 농산물 가운데는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채소뿐 아니라 체리고추와 공심채, 땅콩호박 등 평소 장을 보면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품목도 있었다.
가격이 일반 마트나 전통시장보다 크게 저렴한 편은 아니었다. 대신 농부마다 판매하는 품목과 채소의 품종, 크기, 생김새가 조금씩 달랐다. 평소 마트에서 비슷한 크기와 정해진 단위로 포장된 채소를 고르는 것과 달리, 다양한 채소를 직접 살펴보며 구매할 수 있었다.
채소 고르며 농부와 대화…재배법·보관법도 확인
각 농가가 가져온 채소를 살펴보니 판매 방식도 제각각이었다. 정해진 단위로 채소를 묶어 판매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원하는 양을 덜어 그램 단위로 계산하는 곳도 있었다.
유럽 품종의 고추를 판매하는 곳에서는 100g 단위로 3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필요한 양만큼 구매할 수 있어 여러 종류의 채소를 조금씩 고르기에도 부담이 적었다.
소량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은 1인가구에게도 실용적이었다. 무엇보다 마르쉐 채소시장에서는 채소를 고르면서 생산자에게 직접 질문할 수 있었다. 어떤 채소인지 묻자 생산자가 재배 방식과 특징을 설명했고, 집에서 어떻게 보관하면 좋은지도 알려줬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채소를 판매하는 농부는 채소 안에 벌레가 있을 수도 있다고 미리 설명하기도 했다. 문제가 생길 경우 연락을 주면 확인한 뒤 다른 채소로 바꿔주겠다는 안내도 이어졌다.
채소만 파는 줄 알았는데…빵·치즈에 친환경 장보기까지
채소시장이라고 해서 농산물만 판매하는 것은 아니었다. 실내 공간으로 들어가자 직접 만든 치아바타와 바게트, 소금빵 등이 진열돼 있었고, 통밀빵과 직접 만든 치즈, 장류와 발효식품, 수공예품 등도 함께 판매되고 있었다.
야외에서는 주로 채소와 과일, 꽃을 판매하고 실내에서는 먹거리와 수공예품 등을 판매하는 식으로 공간이 나뉘어 있었다. 인기 있는 상품을 찾는 방문객들이 몰리면서 곳곳에서 줄이 생겼고, 빵이나 채소를 구매하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친환경적인 소비를 위한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현장에는 퇴비 재료와 재사용 포장재를 수거하는 곳이 있었고, 종이봉투와 용기를 다시 사용하는 캠페인도 진행되고 있었다.
실제로 빈 용기를 가져와 채소를 담아가는 방문객도 있었다.
마르쉐 채소시장의 새로운 장보기 경험
시장을 둘러보면서 가장 크게 느껴진 차이는 생산자와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었다. 어떤 채소인지, 어떻게 재배했는지, 집에서 어떻게 보관하면 좋은지 물어볼 수 있었고 생산자 역시 자신이 기른 농산물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다만 마트처럼 필요한 품목을 한곳에서 모두 구하기는 어려웠다. 생산자마다 판매하는 채소의 종류가 달라 원하는 채소를 항상 살 수 있는 것은 아니었고, 가격과 판매 단위도 각각 달랐다. 방문객이 몰리는 시간에는 구매를 위해 줄을 서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직접 찾은 마르쉐 채소시장에서는 여러 종류의 채소를 소량으로 구입할 수 있었고,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농산물을 살펴보며 평소 장을 볼 때와는 다른 시장의 풍경도 만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