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1인가구, 4인가구 처음 추월…식당도 '1인 상차림'으로 바뀐다 [글로벌 1인가구]
대만 1인가구, 4인가구 처음 추월…식당도 '1인 상차림'으로 바뀐다 [글로벌 1인가구]
  • 김영호
  • 승인 2026.09.2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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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 이하 가구 51.6%로 절반 넘어…편의점도 1~2끼 분량으로 상품 구성 바꿔

대만 타이난의 한 식당은 혼자 온 손님에게 볶음요리 세 가지와 흰밥을 한 상으로 내놓는다. 가격은 180대만달러다. 흰밥을 볶음밥으로 바꾸면 200대만달러를 조금 웃돈다. 양배추와 남부 지역에서 나는 수련채 등을 볶아낸다.

대만에서는 이런 식당을 열초(熱炒)라고 부른다.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 여러 요리를 주문하고 나눠 먹는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이 식당은 기존의 상차림은 그대로 두고 음식의 양을 한 사람 몫으로 줄였다.

가오슝에는 태국요리를 1인분으로 구성해 판매하는 식당도 등장했다. 튀긴 닭고기에 산초 소스를 얹은 초마계에 반찬 세 가지와 흰밥을 곁들인 기본 세트가 130대만달러다. 개별 메뉴 대부분도 100대만달러를 넘지 않는다. 주변 직장인들이 주요 고객이다.

이 식당 주인은 한 인터뷰에서 많은 양의 음식은 혼자 먹기에 부담이 있어 작은 분량으로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만 1인가구는 17.33%로 4인가구(16.63%)를 처음 넘었지만, 가장 많은 가구 형태는 34.27%인 2인가구다. 그래픽=데일리팝 솔로인사이트랩
대만 1인가구는 17.33%로 4인가구(16.63%)를 처음 넘었지만, 가장 많은 가구 형태는 34.27%인 2인가구다. 그래픽=데일리팝 솔로인사이트랩

1인가구 17.33%…4인가구 처음 넘어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가구 구성의 변화가 있다.

대만 행정원 주계총처의 2025년 가계수지조사에 따르면 1인가구는 전체 가구의 17.33%를 차지했다. 4인가구는 16.63%였다. 1인가구 비중이 4인가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인 이하 가구를 합치면 51.6%로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이 역시 처음이다.

가구의 중심도 달라졌다. 1990년대만 해도 대만에서 가장 흔한 가구 형태는 4인가구로, 비중이 25~27% 수준이었다. 현재는 2인가구가 34.27%로 가장 많고 4인가구는 16.63%까지 낮아졌다.

1인가구 증가 속도도 빨랐다. 주계총처의 가구 형태별 집계를 보면 한 사람이 사는 단인가정은 10년 사이 66만9000가구 증가했다. 증가율은 65%로 모든 가구 형태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부부 둘이 사는 가구는 53만 가구 늘어 213만 가구가 됐다.

편의점도 ‘한두 끼 분량’으로 상품을 바꿨다

식당보다 먼저 가구 변화에 대응한 곳은 편의점이었다.

편의점 체인 전가(패밀리마트)는 2022년부터 슈퍼마켓형 점포인 ‘파미슈퍼’를 운영하고 있다. 냉동육과 조리 반찬, 채소·과일, 수입 조미료 등을 함께 판매하는 형태다.

주요 고객으로 2~3인 소가구와 1인가구를 겨냥했고, 40~60대 중장년층도 주요 고객층으로 보고 있다. 상품 역시 한 번에 대량으로 구매하기보다 1~2끼에 소비할 수 있는 분량으로 구성했다.

중앙통신사가 2025년 10월 보도한 당시 파미슈퍼 점포는 96개였으며, 전가는 연내 100개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전가에 따르면 파미슈퍼의 매출은 일반 점포보다 약 20% 높았고, 고객 1인당 구매액도 약 10% 많았다.

7-일레븐을 운영하는 통일초상도 2024년부터 프레시 점포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전국에 6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으며, 채소·육류·수산물과 지역 특산 식재료 등을 판매한다.

혼자 먹는 손님보다 ‘혼자 먹는 방식’이 달라졌다

대만에서 혼자 밥을 먹는 문화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도시락 전문점이 흔하고, 1인용 냄비에 음식을 끓여 먹는 훠궈 역시 오래전부터 일상적인 식사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달라진 것은 기존에 여러 사람이 함께 먹는 것을 전제로 설계됐던 업종까지 1인분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열초처럼 여러 요리를 한 상에 차려내던 식당은 음식의 양을 줄여 혼자 먹을 수 있도록 바꾸고 있다. 대용량 구매를 전제로 했던 슈퍼마켓 상품 역시 1~2끼 단위로 작아지고 있다.

가구 수의 변화가 단순히 ‘혼자 사는 사람이 늘었다’는 데서 끝나지 않고 식사와 장보기의 단위 자체를 바꾸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 소용량 매대, 대만은 상차림까지

한국에서도 1인가구는 가장 흔한 가구 형태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 등록센서스에 따르면 한국의 1인가구는 824만 가구로 일반가구의 36.6%를 차지한다.

다만 대만의 17.33%와 한국의 36.6%를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 대만 수치는 표본조사인 가계수지조사에서 산출됐고, 한국 수치는 등록 자료를 바탕으로 전체 가구를 집계한 값이다. 대만 역시 내정부 호적 등록을 기준으로 집계하면 다른 수치가 나온다.

한국에서도 소용량·소포장 상품은 이미 일상적인 소비 형태로 자리 잡았다. 데일리팝이 지난 7~8월 보도한 절단과일과 소분 채소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대만에서 나타나는 변화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상품의 양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먹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졌던 식당의 상차림 자체를 한 사람의 식사 단위에 맞춰 다시 구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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