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아침이나 간단한 식사로 계란을 삶아 먹다 보면 익힘 정도를 맞추는 일이 생각보다 까다롭다. 반숙을 만들려면 몇 분을 삶아야 하는지 시간을 재야 하고, 조금만 오래 삶아도 노른자가 금세 익어버린다. 조리가 끝난 뒤에는 뜨거운 물을 버리고 계란을 따로 식혀야 한다.
그러다 계란을 삶는 데 특화된 전용 찜기를 알게 됐다. 약 8000원대 제품을 직접 구매해 사용해봤다. 냄비와 전용 찜기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실제로 더 편리한지 알아보기 위해 같은 계란으로 반숙과 완숙을 각각 만들어 비교해봤다.
냄비에 삶아보니…끓이고 식히기까지
먼저 평소처럼 냄비에 계란을 삶았다.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계란은 온도 차이로 깨질 수 있어 미리 꺼내두고, 껍질이 잘 벗겨지도록 물에 소금을 조금 넣기도 했다. 물을 끓인 뒤 계란을 넣고 반숙은 6분, 완숙은 12분으로 시간을 맞췄다.
특히 반숙은 삶는 시간에 따라 익힘 정도가 달라질 수 있어 조리하는 동안 시간을 계속 확인해야 했다. 삶은 계란은 뜨거운 물에 계속 담가두면 더 익을 수 있어 바로 건져내야 했다. 이후 뜨거운 물을 버리고 계란을 따로 식혔다. 원하는 익힘 정도를 유지하려면 삶은 뒤 바로 건져 식혀야 한다. 뜨거운 물에 계속 담가두면 잔열로 계란이 더 익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계란 넣고 물만 부으면 끝…전용 찜기로 쪄보니
이번에는 계란찜기를 사용해서 계란을 쪄봤다. 제품에 함께 들어 있는 계량컵으로 물의 양을 맞춰 넣고 계란을 올린 뒤 뚜껑을 닫는 방식이다.
제품 설명에 따라 반숙은 물 30㎖를 넣고 8분, 완숙은 50㎖를 넣고 13분간 조리했다. 냄비처럼 물을 넉넉하게 받아 끓일 필요 없이 정해진 양의 물만 계량해 넣으면 됐다.
이번에 사용한 제품은 조리 전 계란에 작은 구멍을 내도록 안내하고 있었다. 계량컵 뒷면의 뾰족한 부분을 이용해 계란에 살짝 구멍을 낸 뒤 조리를 시작했다.
다만 별도의 타이머 기능은 없어 정해진 시간에 맞춰 직접 시간을 확인해야 해서 냄비와 마찬가지로 조리 시간을 직접 재야 했다.
그럼에도 조리 과정 자체는 단순했다. 물을 계량해 넣고 계란을 올린 뒤 기다리면 됐다. 조리가 끝난 뒤에는 냄비처럼 뜨거운 물을 한꺼번에 버릴 필요도 없었다.
계란 맛·익힘은 똑같았다…차이는 편의성
가장 궁금했던 것은 실제 계란의 결과였다. 같은 계란을 냄비와 찜기로 각각 조리해 반숙과 완숙을 비교했다.
냄비에서는 인터넷에서 찾은 계란 삶기 방법을 참고해 반숙 6분, 완숙 12분으로 조리했고, 찜기는 제품 사용설명서에 나온 방법에 따라 반숙 8분, 완숙 13분으로 조리했다. 조리 시간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익힘 정도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두 방식 모두 반숙은 노른자가 적당히 덜 익은 상태로, 완숙은 노른자까지 충분히 익은 상태로 완성됐다.
맛도 마찬가지였다. 두 방식으로 만든 계란을 직접 먹어봤지만 맛에서 차이를 느끼기는 어려웠다. 계란 자체의 결과만 놓고 보면 냄비와 찜기는 사실상 같았다.
차이는 조리 전후 과정에서 나타났다. 냄비로 삶을 때는 계란이 깨지는 것을 막기 위해 냉장고에서 미리 꺼내 찬기를 빼뒀었지만 찜기는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계란을 넣어 조리할 수 있어 별도로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조리가 끝난 뒤에도 냄비는 삶은 물을 버리고 계란을 따로 건져 식혀야 했지만, 찜기는 계란만 꺼내면 됐다. 물도 가열 과정에서 대부분 증발해 따로 버릴 필요가 없었다. 조리 전후로 기다리거나 물을 비우는 과정이 줄어들면서 전체적인 준비와 정리도 한결 간단했다.
크기는 작지만 활용도는 충분…1인가구 한 끼에 써보니
계란 외에 다른 음식도 쪄봤다. 냉동만두를 넣어 조리해보니 전자레인지로 데웠을 때보다 수분감이 있는 상태로 완성됐다. 물을 넣고 만두를 올린 뒤 뚜껑을 닫으면 돼 조리 과정도 간단했다.
다만 제품 크기가 크지 않아 많은 양의 음식을 한꺼번에 조리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대신 혼자 먹을 한 끼 분량을 준비하는 용도로는 활용할 만했다. 만두 몇 개를 찌거나 단호박처럼 한 번 먹을 만큼의 재료를 익히는 식이다.
이번에 직접 사용해본 결과 계란찜기는 계란의 맛이나 익힘을 특별히 바꿔주는 제품은 아니었다. 냄비로 삶은 계란과 비교했을 때 결과물은 사실상 같았지만, 조리 전후의 번거로운 과정은 줄일 수 있었다. 처음에는 냄비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계란을 굳이 전용 기기까지 사야 할지 고민했지만, 매일 계란을 먹다 보니 이런 편의성의 차이가 크게 느껴졌다.
한 번에 많은 양을 조리한다면 냄비가 더 적합할 수 있지만, 한 끼 분량을 자주 조리하는 1인가구라면 반복되는 계란 조리 과정을 줄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