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53세에 직장 떠나 74세까지 일한다…노후 준비, '목돈'보다 현금흐름
[뉴스줌인] 53세에 직장 떠나 74세까지 일한다…노후 준비, '목돈'보다 현금흐름
  • 김영호
  • 승인 2026.10.13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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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창업은 줄었는데 60세 이상 창업만 늘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6년 상반기 창업기업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60세 이상 창업기업은 9만2369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9만219개보다 2150개, 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세 미만 창업은 3.9%, 30대는 2.3%, 40대는 3.2%, 50대는 0.8%씩 감소했다. 전체 창업기업 수도 56만5640개로 1년 전보다 1.5% 줄었다. 60세 이상만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셈이다.

고령층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졌다는 긍정적인 해석도 가능하다. 실제 60세 이상 창업에서는 기술기반 업종도 전년보다 증가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은퇴 이후에도 계속 소득을 만들어야 하는 현실이 있다.

노후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직장을 떠난 뒤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다시 취업하거나,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창업을 선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은퇴 준비는 결국 ‘얼마를 모을 것인가’보다 직장 월급이 끊긴 뒤 매달 들어올 돈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의 문제에 가깝다.

은퇴 후 창업 ⓒgettyimagesbank
은퇴 후 창업 ⓒgettyimagesbank

직장은 53세에 떠나는데, 74세까지 일하고 싶다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는 은퇴 이후 소득 문제를 그대로 보여준다.

55~79세 취업 경험자 가운데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둔 사람의 퇴직 당시 평균 연령은 53.0세였다.

반면 앞으로 일하기를 원하는 고령층은 1178만2000명으로 전체의 69.2%였고, 이들이 희망하는 평균 근로 연령은 73.6세였다. 주된 직장에서는 50대 초반에 나왔지만 실제로는 이후 20년가량 더 일하기를 원하는 모습이다.

연금만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기도 쉽지 않다.

같은 조사에서 지난 1년간 연금을 받은 55~79세의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88만원이었다. 수령자 비중도 52.7%에 그쳤다.

국민연금연구원 조사에서 50세 이상 중고령자가 생각하는 월 최소 노후생활비는 개인 기준 139만2000원, 부부 기준 216만6000원이었다. 적정생활비는 각각 197만6000원, 298만1000원으로 더 높았다.

조사의 대상과 연금 범위가 달라 두 숫자를 그대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연금만으로 노후 생활비를 모두 해결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은 확인할 수 있다.

2025년 사회조사에서도 60세 이상 인구 가운데 생활비를 본인이나 배우자가 마련한다는 응답은 79.7%였다. 그중 생활비 원천으로 근로·사업소득을 꼽은 비중이 57.8%로 가장 컸다. 연금·퇴직급여는 31.0%였다.

은퇴가 곧 노동의 종료를 의미하지 않는 셈이다.

국민연금 받을 때까지…‘소득 공백’을 먼저 계산해야

은퇴 준비에서 먼저 봐야 할 것은 자산 총액보다 소득이 끊기는 시점이다.

국민연금 노령연금 지급개시 연령은 1961~1964년생 63세, 1965~1968년생 64세, 1969년 이후 출생자는 65세다.

주된 일자리에서 50대 초중반에 퇴직한다면 국민연금 수령까지 상당한 기간을 별도의 소득으로 버텨야 할 수 있다.

이 기간을 퇴직금 하나로 메우려 하면 문제가 생긴다.

퇴직금을 생활비로 계속 인출하면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할 무렵 정작 노후자산이 크게 줄어 있을 수 있다. 반대로 퇴직금을 한꺼번에 창업자금으로 사용했다가 사업이 실패하면 노후 생활비와 사업자금을 동시에 잃게 된다.

따라서 은퇴 준비의 첫 단계는 ‘연금 개시 전까지 몇 년을 버텨야 하는지’와 ‘매월 필요한 생활비가 얼마인지’를 계산하는 것이다.

이후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에서 매달 들어올 금액을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을 금융자산이나 근로소득으로 채우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은퇴자금 전체를 하나의 목돈으로 보는 대신 ▲생활비를 지급할 자산 ▲연금 ▲예비자금 ▲투자자금으로 목적을 나눠 관리할 필요가 있다.

퇴직금 들고 창업? 노후자금과 사업자금은 분리해야

특히 창업을 준비한다면 노후자금과 창업자금을 분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령층 창업 증가의 다른 면에는 폐업 증가도 있다.

60세 이상 폐업 사업자는 2023년 약 21만9000개에서 2024년 약 22만9000개, 2025년 23만7675개로 증가했다. 전체 폐업 사업자 가운데 60세 이상 비중도 같은 기간 22.3%에서 24.4%로 높아졌다.

폐업 이후 남는 부채도 부담이다.

중기부가 최근 1년 내 폐업 경험이 있고 희망리턴패키지·노란우산·지역신용보증재단 보증 등에 참여한 폐업 소상공인 1500명을 조사한 결과, 60대 이상 응답자의 폐업 결심 당시 사업체 부채는 평균 9897만원으로 연령대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 수치를 전체 60세 이상 폐업자에게 그대로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은퇴 이후 창업 실패가 노후자산을 훼손할 위험은 분명하다.

젊은 창업자는 실패하더라도 다시 근로소득을 만들어 자산을 회복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다. 은퇴 이후 창업은 상황이 다르다. 사업에 투입한 자금을 잃으면 다시 모을 수 있는 시간이 짧다.

따라서 은퇴 후 창업에서는 ‘얼마를 벌 수 있느냐’ 못지않게 ‘최악의 경우 얼마까지 잃어도 노후생활에 문제가 없는가’를 먼저 계산해야 한다.

퇴직금과 집을 담보로 최대한 많은 창업자금을 만드는 방식보다, 생활비와 비상자금을 별도로 확보한 뒤 잃어도 노후 계획을 흔들지 않는 범위에서 사업자금을 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카페나 음식점처럼 임차료·인테리어비·인건비가 지속적으로 들어가는 업종이라면 더욱 그렇다. 익숙한 업종이라는 이유만으로 진입하기보다 예상 매출이 절반으로 줄어도 버틸 수 있는지부터 계산해야 한다.

은퇴 준비의 순서, ‘목돈’보다 매달 들어올 돈

노후 준비를 ‘은퇴할 때 얼마가 있어야 하나’라는 질문으로만 접근하면 답을 찾기 어렵다.

필요한 자금은 주거 형태와 부부 여부, 건강 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오히려 은퇴 전 반드시 계산해야 할 것은 세 가지다.

첫째는 생활비다. 현재 월 지출 가운데 자녀 교육비와 직장 관련 비용처럼 은퇴 뒤 사라질 비용을 빼고 의료비·보험료 등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비용을 더해 실제 노후 생활비를 계산해야 한다.

둘째는 평생 들어오는 소득이다.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에서 각각 언제부터 얼마가 지급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셋째는 연금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공백이다. 이 기간을 임금근로로 채울지, 금융자산에서 인출할지, 소규모 사업이나 부업으로 소득을 만들지를 결정해야 한다.

여기서 창업은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여야 한다. 창업 자체를 노후 준비로 삼는 순간 위험은 커진다.

‘몇 억 모아야 은퇴’보다 중요한 질문

2025년 사회조사에서 19세 이상 인구의 71.5%가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런데도 60세를 넘어 다시 일하거나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은 ‘노후 준비를 했다’와 ‘노후 생활비가 충분하다’가 같은 의미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올해 상반기 60세 이상 창업이 9만2369개로 늘어난 현상 역시 단순한 시니어 창업 붐으로만 보기 어렵다.

수명이 길어지고 연금 수령 시기는 늦어지는 상황에서 직장에서 퇴직한 뒤에도 상당 기간 소득이 필요해졌다.

은퇴 준비의 목표도 달라져야 한다.

퇴직하는 날까지 최대한 큰 목돈을 만드는 것보다, 월급이 사라진 뒤에도 생활비가 끊기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 두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으로 기본 생활비를 만들고, 부족한 부분을 금융자산과 근로소득으로 보완하며, 창업을 선택한다면 노후자금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시작하는 방식이다.

60대 창업의 증가는 결국 은퇴 준비에서 가장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을 보여준다.

“은퇴할 때 얼마가 있느냐”보다 “은퇴한 다음 달부터 매달 얼마가 들어오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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