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함·소통 능력 강점…실무자에서 관리자까지 성장 경로도
중장년 일자리가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단기·보조 업무를 넘어 민간기업의 물류와 매장 운영 현장으로 넓어지고 있다.
유통·외식업계는 중장년층의 꼼꼼함과 책임감, 오랜 사회생활에서 쌓은 소통 능력을 현장 경쟁력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단순 채용에 그치지 않고 실무자에서 관리자로 성장할 수 있는 경력 구조까지 마련하는 모습이다.
배달의민족 물류 서비스를 담당하는 우아한청년들은 지난 2019년부터 배민B마트에서 중장년 크루를 채용하고 있다. 중장년 크루는 도심형 물류센터에서 상품 입고와 진열, 검수, 주문 상품 포장 등을 맡는다. 지난해까지 배민B마트에서 근무한 중장년 크루는 누적 1257명이며 현재 전국 현장에서 160명 이상이 일하고 있다.
중장년층의 역할도 단순 현장 업무에만 머물지 않는다. 현재 배민B마트 중장년 크루 중 7명은 신규 직업의 업무 적응을 돕는 리더 ‘크루이끄미’로 활동 중이다. 입사 이후 경험과 역량에 따라 크루이끄미와 캡틴, 센터리더 등 관리자 직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단계별 구조도 운영 중이다.
기업이 중장년을 채용하는 배경에는 현장 업무와의 높은 적합성이 있다. 상품 검수와 진열은 반복 작업 속에서도 정확성을 유지해야 하고 신규 인력이 자주 들어오는 물류 현장에서는 원활한 소통과 적응 지원도 중요하다.
우아한청년들은 중장년층의 꾸준함과 꼼꼼함이 현장 업무의 정확도를 높이고 사회 경험에서 쌓은 소통 능력이 세대 간 협업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한국맥도날드 역시 매장 운영 인력으로 중장년 채용을 늘리고 있다. 이달 기준 맥도날드에서 근무하는 시니어 크루는 1613명으로 전체 직원의 약 11%를 차지한다.
구체적으로 60대 직원은 433명, 70대는 67명이며 80대 직원도 2명이 근무 중이다. 지난달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진행한 채용설명회에는 참석자 85명 중 52명이 실제 채용으로 이어졌다.
스타벅스코리아와 반올림피자도 중장년층이 외식업 현장에서 직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2019년부터 시니어 바리스타 교육을 진행, 올해 상반기까지 20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500명을 추가 교육하고 연간 1000명 이상을 교육할 수 있도록 교육장도 확대할 예정이다.
반올림피자는 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매장에서 중장년 인력이 조리와 주문 접수, 고객 응대 등을 맡도록 하고 있다.
다시 배우고, 다시 경력 쌓는다
중장년층의 재취업 수요가 커지면서 새로운 직무를 익히려는 교육 열기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폴리텍대학의 중장년특화과정은 올해 상반기 평균 경쟁률 3.8대 1을 기록했다. 일부 전기·설비 과정에는 20명 모집에 200명 이상이 몰렸다. 교육 인원도 2024년 2500명에서 올해 7700명으로, 2년 만에 3배 이상 확대됐다.
교육 분야 역시 전기와 자동차 정비 등 전통적인 기술직에서 생성형AI 활용까지 넓어지고 있다. 평생교육기관과 직업교육 학원들은 이미지·동영상 생성, 업무 자동화, AI 이력서 작성 등 실무형 교육을 잇달아 개설하고 있다.
서울시가 다음 달부터 여는 중장년 채용박람회에서도 AI 직무와 기술직, 전문 경력직 채용관이 운영될 예정이다.
채용 플랫폼에서도 중장년 구직 활동 증가세가 나타난다. 사람인의 중장년 일자리 플랫폼 ‘원더풀시니어’는 올해 상반기 신규 회원 수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2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50세 이상 신규 가입자는 153%, 입사 지원 건수는 75% 늘었다.
이같은 흐름은 퇴직 이후에도 계속 일하려는 중장년층이 늘어난 결과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55~79세 경제활동인구는 1001만명으로 처음 1000만명을 넘어섰다. 앞으로 일하기를 희망하는 고령층은 1142만1000명에 달했고 희망 근로 연령은 평균 73.4세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