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021 1인가구영상토크쇼② '생판 남과의 관계망 형성이 필수?' 본질 보지 못하는 서울시 지원계획에 쓴소리도
서울시 2021 1인가구영상토크쇼② '생판 남과의 관계망 형성이 필수?' 본질 보지 못하는 서울시 지원계획에 쓴소리도
  • 이효정
  • 승인 2021.06.02 1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월 27일 열린 2021년 1인가구영상토크쇼에서는 강선섭 서울시 1인 가구 특별대책추진단장의 입으로 향후 서울시의 1인 가구 지원 계획 발표도 들을 수 있었다. 

특별추진단에서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은 5개로 ▲병원 동행 서비스의 지원 대상 확대 ▲여성 1인 가구 위험 지역에 남성 안심 보안관 순찰 ▲ 민간 보안 업체와 협력을 통해 여성 1인 가구 도어 지킴이 설치 ▲서울 시내 골목 보안등을 LED로 교체 ▲1인 가구가 다인 가구와 같은 주거 단지에서 지낼 수 있는 방안 모색이다. 

강선섭 서울시 1인가구 특별대책추진단장(사진 = 서울시 유튜브 캡쳐 화면)
강선섭 서울시 1인가구 특별대책추진단장(사진 = 서울시 유튜브 캡쳐 화면)

하지만 이 자리에서는 서울시의 1인 가구 정책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권김현영 교수는 해당 정책 발표 중 1인 가구가 다인 가구와 같은 주거 단지에서 지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실패한 1인 가구 주거 정책 중 하나가 청년 안심 주택이라고 하며, 타인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사회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관계의 욕구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해당 청년 주택 입주 조건에는 서로 완벽한 타인이여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 친구들와 함께 청년 주택에 입주하는 것을 정책이 수용해주지 않았으며 다인 가구와 섞여 산다면 청년 1인 가구는 그 안에서 매우 이질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 이야기다.

통상적으로 다인 가구와 섞여 사는 단지에는 노인정과 어린이집 등을 중심으로 한 공동 양육 커뮤니티가 주를 이루는데 이 안에서 청년들은 이방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결국은 1인 가구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시사점을 남겨준다. 

권김현영 여성학자 (사진 = 서울시 유튜브 캡쳐 화면)
권김현영 여성학자 (사진 = 서울시 유튜브 캡쳐 화면)

그렇다면 청년 1인 가구에게 알맞은 주거 형태는 무엇인가 생각해봐야 한다. 물론 정답이 있는 논점은 아니다. 그렇지만 청년 1인 가구의 특성을 분석하다 보면 새로운 방안이 도출되기도 한다.

우석훈 경제학자는 이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제안을 했다. 그는 "연극을 보러갔을 때, 비록 거리두기를 하고 있었지만 객석에 빈자리 없이 관객이 가득했다고 한다. 관객들을 살펴보니 대부분 20,30대 여성이었다"며 "문화 산업이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아직까지 건재한 이유는 그들이 지속적으로 소비하기 때문이고, 청년 주택 문제를 단편적으로 바라 볼 것이 아닌, 그들의 문화와 연관 지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화 산업에 필수적으로 할당해야 하는 지원금을 문화를 소비하는 청년 1인 가구에게 지원하는 방법에 대해 제시했다.

그들에게 지원금을 주거나 영화·연극 티켓을 몇 장 이상 가지고 있는 사람만 입주할 수 있는 주택을 만들어 지원하는 방식을 제안하며, 단순히 주거를 지원하는 것을 넘어 공통된 관심사를 토대로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질 수 잇는 기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청년 1인 가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것이라 주장했다. 

한 시민은 "1인 가구로 지내면서 같은 동네에 오래 지내고 있어도 외지인인 기분이 난다"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진영 감독은 1인 가구의 발화를 들어주는 무대가 많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동네 주민으로 오래 거주하고 있는 자가 소유자, 즉 정상 가족의 일원이 동네 반장과 주민 자치 위원회에 대부분이고 1인 가구를 위한 프로그램이나 정책을 제안해도 그들을 대표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소속감을 느끼기 힘들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와 함께 1인 가구를 대표할 수 있는 반장이나 위원회 임원이 있다면 해당 문제는 해결 될 것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진영 감독 (사진 = 서울시 유튜브 캡쳐 화면)
최진영 감독 (사진 = 서울시 유튜브 캡쳐 화면)

100세 시대에 자·타의로 우리는 언젠가 한 번은 1인 가구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1인 가구 문제는 청년 혹은 노인의 문제만이 아닌, 모두의 문제가 됐다.

정부에서도 늘어나는 1인 가구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 때 추상적인 논의보다 1인 가구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 관점에서 이번 영상 토크쇼는 코로나 19로 1인 가구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적어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1인 가구의 목소리를 직접 들은 전문가들이 그들의 견해를 공유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었다. 앞으로는 1인 가구의 현실이 적극 반영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길 바란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