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1인가구, 주거 부담 되고 식사도 힘든데..72.1% '계속 혼자 살래'
[뉴스줌인] 1인가구, 주거 부담 되고 식사도 힘든데..72.1% '계속 혼자 살래'
  • 정단비, 이효정
  • 승인 2021.06.02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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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 2020년 가족실태조사에 1인가구 실태 조사 포함
다양화된 가족 형태, 2021년부터 실제 법 제정 나선다

1인가구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2015년 전체 가구에서 15.8%를 차지했던 1인가구는 2020년 30.4%까지 증가했다.

반면 부부와 미혼 자녀로 구성된 가구는 2010년 48.4%에서 2020년 31.7%로 감소했다.

시대가 이렇게 변하자 정부에서는 1인가구 지원 정책 및 통계 파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법무부에서는 사공일가(사회적 공존, 1인가구) TF를 만들어 1인가구가 늘어난 현실을 반영할 법 제도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취임과 동시에 1인가구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더불어 3년 마다 실시하는 여성가족부의 2020년 가족실태조사에서도 1인가구 생활 실태 조사가 처음으로 이뤄졌다.

삶의 방식과 가족 가치관에 대한 동의(대체로 그렇다+매우그렇다) 비율 (자료=여성가족부)
삶의 방식과 가족 가치관에 대한 동의(대체로 그렇다+매우그렇다) 비율 (자료=여성가족부)

해당 조사에 따르면 가족의 다양한 생활 방식에 대한 수용도가 2015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아졌으며, 특히 20대의 절반 정도가 비혼 독신(53%), 비혼 동거(46.6%), 무자녀(52.5%)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배우자가 있는 응답자의 경우 2.8%가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중 세 명 중 한 명이 향후 혼인 신고 계획이 없다(29.7%)고 답해 달라진 가족형태를 여실히 보여줬다.

더불어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지원하는 정책에 대해 가장 많은 응답자가 한부모 가족 지원(70.7%)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미혼부·모 가족 지원(61.3%), 1인가구 지원(49.1%), 법률외 혼인(사실혼, 비혼동거)에 대한 차별 폐지(35.7%) 순으로 답했다. 

연령이 낮을수록 각 항목에 대한 정책 필요성 동의 정도가 높게 나타났으며, 1인가구 지원 항목은 20대(56.0%)와 70세 이상(58.5%)에서 높은 경향을 보였다.

현재 1인가구는 여성(53%)이 남성(47%)보다 많고, 연령별로 70세 이상(26.7%), 60대(19.0%), 50대(15.4%)로 50대 이상의 고령층이 전체 1인가구의 과반(61.1%)을 차지하고 있다.

거주 지역은 경기도(21.0%), 서울(20.6%)의 비율이 높고, 나머지 시·도의 1인가구 비율은 10% 미만으로 나타났다.

1인가구로 생활하는 주된 이유는 학업이나 직장(취업) 24.4%, 배우자의 사망 23.4%, 혼자 살고 싶어서 16.2% 순으로, 20~40대는 학업·취업 사유가, 60~70세 이상은 배우자의 사망이라고 많이 응답했다.

연령별 1인가구에게 지원 필요한 정책 (자료=여성가족부)
연령별 1인가구에게 지원 필요한 정책 (자료=여성가족부)

1인가구의 적은 주거비·식비
주거 부담, 나이들면 줄어들까?

1인가구들이 가장 부담스럽게 느끼는 지출 항목으로는 크게 주거비(35.7%), 식비(30.7%), 의료비(22.7%) 순으로 나타났으며, 주거비 부담은 20~50대(20대 43.2%, 30대 53.0%, 40대 49.4%, 50대 40.5%) 전 연령층에 거쳐 높은 비율로 나와 나이가 들어도 주거 부담은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 1인가구에게 가장 필요한 정책의 1위는 주택 안정 지원(50.1%)이 차지했다.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주거 안정의 요구가 80% 수준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20대 81.4%, 30대 80.2%, 40대 66.0%, 50대 56.5%, 60대 36.2%, 70세 이상 18.0%)

다른 항목에 대해서도 연령별 편차를 보였는데, 돌봄 서비스 지원은 전체의 13.4%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다른 연령대에 비해 70세 이상(34.4%)에서 높은 수요를 보였고 심리 정서·사회적 관계망 지원은 50대 이상의 요구가 높았다.

또한 가사 서비스는 전체의 7.0%가 필요하다고 한 가운데 60대(9.3%), 70세 이상(13.4%)의 요구도가 높아, 전체적으로 1인가구 지원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성별·연령 등을 고려한 생애주기별 설계의 필요가 요구된다.

성별에 따른 1인가구의 어려움 (자료=여성가족부)
성별에 따른 1인가구의 어려움 (자료=여성가족부)

낮은 소득의 1인가구
가장 힘든 것은 '균형 잡힌 식사'

1인가구들의 소득은 월 50~100만 원 미만과 100만 원대가 각각 25%로 가장 많고, 월 200만 원대가 18.8%로 전반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낮은 소득 때문인지 혼자 살지만 생활비는 본인이 마련한다는 비율이 69.5%에 불과했다.

20대의 23.5%는 부모의 지원을 받고 있었고, 60대의 24.7%와 70세 이상의 45.7%는 공적 지원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또 따로 사는 가족을 경제적으로 부양하는 경우도 13.0%(부모 6.7%, 자녀 5.7%, 배우자 3.6%)에 달했다. 연령별로 30~40대는 부모, 50대는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1인가구로 살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전 연령층이 '균형 잡힌 식사'(42.4%)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아프거나 위급할 때 대처(30.9%), 가사(25.0%), 문제나 걱정거리에 대하여 편하게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15.2%)가 뒤를 이었다.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50대 18.4%, 60대 21.4%) 사적 관계망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최근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사회관계망 형성 프로그램들은 청년층이 아닌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든다.
 

1인가구 지속 증가 예고
향후 혼자 살 의향 72.1%

이번 조사 결과에는 나름 반전(?)이 있었다. 앞서 1인가구로 살면서 힘든 점에 대해 많이 이야기 했기 때문에 '이제 혼자 못 살겠다' 할 법도 한데, 1인가구의 72.1%가 '향후 혼자 살 의향이 있다'고 의향을 밝힌 것이다. 힘든 점은 있어도 1인가구 생활에 만족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연령이 높을수록 혼자 살 의향이 있는 비율이 높았고, 20대의 55.2%, 미혼인 경우 60%도 혼자 살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1인가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여가부에서는 급격히 증가하는 새로운 가족 형태와 가치관 변화에 맞추어 다양한 가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고, 가족 형태별 생애주기를 반영한 지역 기반의 가족 정책을 강화할 계획이다. 

다양한 가족의 삶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국민이 참여하는 '세상모든가족함께' 캠페인을 연중 실시하고 가족 형태에 따른 정책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보편적 가족서비스 확대를 위해 '건강가정기본법' 등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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