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라이프 인터뷰] 캐나다에서 자취 중인 고양이 집사, 외국 친구들에게 한식 선보이는 재미에 빠지다
[혼라이프 인터뷰] 캐나다에서 자취 중인 고양이 집사, 외국 친구들에게 한식 선보이는 재미에 빠지다
  • 이효정
  • 승인 2021.09.1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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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소중히 여기고 의식적으로 건강을 돌아볼 수 있는 능력 필요"

유학 등의 이유로 짧게 외국에서 지낼 수도 있지만, 직장을 구해 오랜 시간 정착할 수도 있을텐데요. 해외에서의 자취 생활은 어떨까요? 국내 자취 생활과 환경은 많이 다르겠지만, 생활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는데요.

오늘 자취 인터뷰의 주인공은 사랑하는 고양이와 함께라면 외국에서의 혼라이프도 두렵지 않다고 합니다. 캐나다에서의 자취 생활은 어떤지 같이 들어볼까요?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거주 중인 직장인입니다. 대학교 때 첫 자취를 시작했어요. 이후 중국과 영국에서의 대학원 생활로 캐나다, 중국, 영국에서의 혼라이프 경험을 해보았습니다. 

 

Q. 자취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대학교 1학년 때 토론토에서 살게 되었어요. 첫 1년은 기숙사 생활을 했습니다. 당시에 기숙사에 살기 위해서는 무조건 식권을 구입해야 해서 옵션 중 가장 식권이 적은 1년에 300끼를 골랐습니다. 그런데 요리하는 것을 워낙 좋아하다보니 학년 막바지에 들어도 식권이 너무 많이 남더라고요. 식권은 식권대로, 장은 장대로 돈이 나가서 식권에 구애 받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학교 근처 자취방으로 이사했습니다. 

 

Q. 꿈꿔왔던 자취 생활의 모습이 있었나요?

사진 = 인스타그램 @homecook_cat님의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homecook_cat님의 이미지

솔직히 저는 제가 해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먹고, 아무때나 친구들을 초대해 대접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자취 생활에 만족했습니다. 현실과 달랐던 점은 특별히 없었어요. 시간을 되돌려 다시 돌아간다 해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 같습니다.

 

Q. 자취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사진 = 인스타그램 @homecook_cat님의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homecook_cat님의 이미지

캐나다 학부생 시절, 게장이 너무 먹고 싶은데 그 당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게장 한식당이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 살아있는 게를 구입해 만들었습니다. 족발, 비지찌개, 도토리묵 등도 같은 해 동일한 이유로 만들었고요. 한국 음식이 그리운 유학생 친구들과 캐나다에서 비교적 찾기 어려운 메뉴를 하나 하나 만들어 대접하는게 낙이었습니다.

영국에서는 밥맛을 잃어 살이 많이 빠진 일본인 친구들을 초대해 비빔밥, 떡국, 파전, 카레 등을 자주 먹인 기억이 납니다. 그 친구들은 아직도 제게 제가 한 음식이 먹고 싶다는 문자를 종종 보내옵니다.

 

Q. 자취 공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은 어디이며 이유는 무엇인가요?

침대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하기 때문에 침대 주변에 애착이 많이 갑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은은한 조명과 고양이 주인님을 옆에 두고,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일기를 쓰고, 책을 읽고, 블로그 글을 올리는 등 혼자만의 시간을 보냅니다. 하루종일 사람들과 만나야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혼자만의 시간(me time)이 재충전을 위해 특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Q. 자취 선배로서 자취팁을 공유해주세요!

저는 다행히 자취가 적성에 아주 잘 맞았어서 지금까지 후회는 없지만, 혹여나 끼니 챙겨 드시는것을 귀찮아하신다면 자취 생활은 건강을 해치기 아주 쉬운 라이프 스타일입니다.

또 청소, 빨래는 물론이고 혼자 책임지고 감당해야 하는 일이 많습니다. 안전도 조심해야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이유들로, 성인이라면 되도록 자취 경험이 한번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의 울타리에서 물리적으로 벗어나 자기성찰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도 생각합니다.

 

Q.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자취 생활의 장단점이 있나요?

사진 = 인스타그램 @homecook_cat님의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homecook_cat님의 이미지

저는 고양이를 한 마리 키우는 집사입니다. 우선 단점부터 말씀드리자면, 1인 가구이면서 책임져야할 생명을 데리고 있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바깥에 데리고 나가기 비교적 수월한 강아지를 키우신다면 조금 덜하겠지만,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에게 여행은 그야말로 사치입니다. 갑작스런 출장, 이동 및 야근 등을 대비할 수 있는 대안도 입양 전 미리 강구하셔야 합니다.

장점이라면 제가 지금 당장 사랑을 쏟을 수 있는 생명체가 항상 제 옆에 있다는 점이 너무나 좋습니다. 위의 단점을 모두 잊게하고, 여행을 포기해도 마냥 좋습니다. 저희 고양이가 제 가장 친한 친구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고, 또 반려동물을 키우는 자취인이라면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혼자 지내면서 외로움을 느낄 때, 나만의 해소 방법을 공유해주세요!

일찍 잠자리에 드는게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숙면을 취하고 나면 다음 날 아침에는 그런 감정들이 대부분 해소 되기 때문이에요.

 

Q. 1인가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소한 것이라도 괜찮아요!

사진 = 인스타그램 @homecook_cat님의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homecook_cat님의 이미지

앞서 말했다시피 건강을 너무나 쉽게 해칠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고 의식적으로 건강을 돌아볼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잔소리 없이 밤새서 게임하고, 음주하고, 삼시 세끼 배달 음식만 시켜먹을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이기 때문에 "나 자신은 내가 지킨다"라는 마인드를 장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혼라이프 계획은 무엇인가요?

당분간 큰 변화가 없다면 고양이와 함께하는 이 생활을 지속하지 않을까요? 자취로 시작한 요리는 너무 즐거워서, 평생 계속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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