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라이프 인터뷰] 1인가구에게 필요한 것은 '귀찮음 이겨내기'
[혼라이프 인터뷰] 1인가구에게 필요한 것은 '귀찮음 이겨내기'
  • 이효정
  • 승인 2021.09.07 11: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인가구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요. 그럴 때마다 각자의 방법으로 외로움을 이겨내야 합니다. 이제 자취 1개월차 새내기 자취러인 오늘의 인터뷰 주인공은 외로움을 느낄 때면 간단한 산책을 통해 기분을 환기시킨다고 합니다. 자취를 하면서 겪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같이 들어볼게요!

 

Q. 자취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대학생이라 대학 근처 자취촌에서 자취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아직은 코로나가 기승이라 비대면 수업이 많지만 저는 연구실에서 일을 하게 되어서 방학동안 학교 근처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집에 주로 있지만 개강하고 나면 지금보다는 자취방에서 있는 시간이 줄어들거 같아요. 

 

Q. 꿈꿔왔던 자취 생활의 모습이 있었나요?

저는 예쁜 인테리어에 로망이 있었어요. 인스타그램을 보면 예쁘게 꾸며 놓고 사시는 분들이 정말 많고, 조금만 검색해도 인테리어 정보가 쏟아지잖아요. 저도 우드와 그린을 포인트로 한 인테리어를 하고 싶었어요. 식물을 갖다 놓고, 진초록 이불과 우드 계열 가구, 그리고 커피 머신으로 햇볕 드는 방에서 모닝 커피 한잔하는 것이 제 로망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입주하고 나니 자취방은 풀옵션이라 흰색 가구로 통일되어 있었고, 새로 가구를 놓기에는 너무 좁았어요. 또 커튼이나 침구도 새로 장만하기에는 너무나도 비싸더라고요. 현실에 딱 마주한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아쉽지만 집에 있던 살림들을 가져와서 살고 있어요.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돈 안 드는 이 방법이 최고인거 같아요. 


Q. 자취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사진 = 인스타그램 @choi_da_eat님의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choi_da_eat님의 이미지

자취방에서 곱창을 구워 먹은 일이 생각나네요. 자취하면서 냉동 곱창을 사둔 적이 있었어요. 친구를 불러서 '우리 곱창 먹을까?'하니 너무나도 좋아했어요. 냉동 해둔 곱창 해동해서 프라이팬에 굽고, 양파도 썰어서 곱창 기름에 같이 볶아 먹었어요. 식탁이 아직 없을 때라 미처 버리지 못했던 박스를 바닥에 펴고 그 위에 테이블 세팅해서 구운 곱창을 먹은 기억이 있네요. 내 자취방에서 친구랑 함께 먹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곱창집에 직접 가서 먹는 곱창보다도 훨씬 맛있었답니다.

 

Q. 자취 공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은 어디이며 이유는 무엇인가요?

집순이이다보니 침대가 가장 좋네요. 아무 생각 없이 침대에 누울 때가 너무 행복해요. 원래 옵션으로 있던 매트리스가 너무 딱딱하고 아파서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매트리스 위에 토퍼를 하나 올려놓았어요. 아무래도 학생이다보니 매트리스를 하나 사기에는 가격이 부담되었는데 매트리스 토퍼는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폭신하기까지 하더라구요.

저는 '슬로우 매트리스 토퍼'를 샀는데 아주 만족 중이에요. 제 방 침대가 싱글 사이즈지만 토퍼는 싱글 퀸 사이즈가 가장 작은 사이즈더였어요. 그래서 일부는 매트리스 밖으로 나와있지만 만족도는 최상입니다. 

사진 = 인스타그램 @choi_da_eat님의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choi_da_eat님의 이미지

두번째로 마음에 드는 공간은 컴퓨터 책상 아래에요. 책상 자체도 아니고 왜 책상 아래냐고 하실거 같네요. 제가 책상에 데스크탑을 갖다 놓았어요.  데스크탑 선을 연결하다 보면 책상 아래 선들이 엉망이 되어 지저분해지잖아요. 그런 선들을 가리고 싶어서 다이소에서 압축봉(커텐봉)과 테이블보를 하나 샀어요. 그것들로 컴퓨터 선을 가렸더니 너무 깨끗해졌답니다. 이거 처음 했을 때 '나 완전 천재 아니야?' 하면서 아주 뿌듯했어요.

 

Q. 자취 선배로서 자취팁을 공유해주세요!

사진 = 인스타그램 @choi_da_eat님의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choi_da_eat님의 이미지

자취할 때는 배달 음식보다는 직접 요리해보세요. 배달 음식을 한 두번 시켜 먹으면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을 다들 아실거예요. 한끼 식사로는 부담스러운 가격과 배달비도 만만치 않잖아요. 하지만 식재료를 사서 직접 요리 해먹으면 뿌듯함도 있고 식비도 훨씬 덜 든답니다. 

요리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처음에는 고추장, 간장, 마늘, 설탕, 소금같이 간단한 조미료랑 대파, 양파 같은 채소들을 사서 요리하는 거에요. 이정도 재료로도 수많은 요리를 할 수 있어요. 저는 나폴리탄 스파게티를 자취 첫날 첫 요리로 해먹었어요. 다진마늘, 케첩, 굴소스, 양파만 있으면 됩니다. 굴소스는 볶음밥을 해먹을 때도 좋고 여기저기 들어가면 깊은 맛을 내주는 '치트키'니까 꼭 사두시는 걸 추천드릴게요. 

요리하는 것 생각보다 되게 간단합니다. 자취하면서 배달음식 때문에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고민하는 경우를 꽤 많이 봤는데 몇 번 요리해보고 나면 직접 해먹는 음식이 더 좋다는 걸 깨달을 거예요. 

 

Q. 혼자 지내면서 외로움을 느낄 때, 나만의 해소 방법을 공유해주세요!

자취 생활의 장점 중 하나죠! 바로 산책 나가고 싶으면 나갈 수 있다는 것 아닐까요? 시간에 상관 없이요. 저는 너무 심심하거나 생각이 많을 때마다 학교 교정을 한 바퀴 걸어요. 햇볕과 바람을 조금이라도 쐬다 보면 조금이나마 기분이 좋아져요.

그리고 자취방에 돌아와서 커피 한 잔 타서 마시면 '그래, 혼자 살면 이런 것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하는 생각이 든답니다. 물론, 너무 외로우면 본가로 가요. 가족이 보고 싶으면 보러 가야죠.


Q. 1인가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소한 것이라도 괜찮아요!

사진 = 인스타그램 @choi_da_eat님의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choi_da_eat님의 이미지

'귀찮음 이겨내기'요! 자취는 귀찮음과의 싸움이에요. 정말 솔직히 말하면 본가에 살 때 그렇게 집안일에 성실한 사람이 아니었어요. 나 아닌 누군가가 할 것이라는 마음도 있었고요. 하지만 자취방에 저 혼자 살면서 느낀 것은 제가 움직이지 않는 한 그 누구도 집안일을 해주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누워서 아무것도 하기 싫고 저기 쌓여 있는 설거지도 귀찮을 때, 속으로 '하나, 둘, 셋!' 하면서 일어나곤 합니다. '셋! 하고 일어나지 않으면 큰일난다!' 하는 생각으로요. 정말 사소하지만 이 작은 실천으로 자취 생활을 순탄히 해 나가고 있어요. 모든 1인가구는 귀찮음을 이겨내야 하니 각자의 귀찮음을 이겨내는 방식을 마련해도 좋을 것 같네요. 

 

Q. 앞으로 혼라이프 계획은 무엇인가요?

앞으로는 학교를 다니면서 혼라이프를 계속 할 생각입니다. 우선은 졸업할 때까지 자취를 이어 할 것 같아요. 개강하고 나면 바빠져서 집안일에 소홀해지지 않을까 걱정도 들지만 꾸준히 요리도 하면서 살고 싶어요. 해보고 싶은 요리들이 아주 많거든요. 요즘 오븐을 새로 장만해 놓았는데 이걸로 베이킹도 다양하게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