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라이프 인터뷰] "집에서 늘 바쁘셨던 엄마처럼 제가 지내고 있어요!”
[혼라이프 인터뷰] "집에서 늘 바쁘셨던 엄마처럼 제가 지내고 있어요!”
  • 이효정
  • 승인 2021.09.03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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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를 하면 모든 것을 혼자 책임져야 한다고들 하는데요. 자취를 시작할 때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책임지는 건지 잘 감이 안 잡히죠. 그런데 그 책임에 바퀴벌레 처치도 포함된다는 사실 아시나요?

오늘 혼라이프 인터뷰 주인공은 자취방에서 처음 마주한 바퀴벌레를 보고 패닉 그 자체였다고 합니다. 사소한 집안일부터 바퀴벌레 처치라는 큰 산까지 모두 혼자 감당하기 위해서는 집에서 늘 바쁘게 지낼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인터뷰 주인공은 왜 집에서 엄마가 늘 바쁘셨는지 자취 후에 깨달았다고 합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취직을 하게 되면서 막 자취를 시작한 자취 5개월차 26살 직장인 입니다. 먹는 것을 좋아해서 "잘먹고 잘살기”를 모토로 자취를 시작했어요. 현재 복층 오피스텔에서 사는 중입니다. 

 

Q. 자취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취직한 직장과 본가가 지역이 달랐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취에 대한 로망이 깊어졌어요. 부모님 품에서 벗어나 내 취향대로 공간을 꾸미고, 하고 싶은 것과 먹고 싶은 것을 모두 마음대로 하는 그런 자취생의 삶을 누리고 싶어서 자취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꿈꿔왔던 자취 생활의 모습이 있었나요?

사진 = 인스타그램 @jachigirl_table 님의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jachigirl_table 님의 이미지

저는 자취를 하면 무조건 '반려 동물과 함께 포근하고 예쁜, 감성이 가득한 생활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그런데 자취를 시작해보니 사회 초년생의 월급으로는 로망을 감당할 수가 없더라구요. 저 혼자서 공과금, 식비, 월세, 집안일, 적금 등을 감당하고 모든 것에 책임 져야 했어요. 그리고 예쁘게 꾸미고 감성 가득한 공간을 위해서는 돈도, 시간도 너무 많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반려 동물에 대한 로망을 깔끔히 포기하고 '감성 가득한 생활하기'부터 시작했습니다. 감성적인 생활은 제가 조금만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어느 정도 이룰 수 있었거든요. 설거지, 음식물쓰레기 버리기, 청소 등 집안일을 쉬지 않고 하기만 해도 SNS에서 보여주는 예쁜 공간과 삶이 유지가 되더라구요. 저는 취직과 자취, 둘 다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안정을 찾으면 나머지 로망을 하나씩 채우려구요!


Q. 자취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아무래도 바퀴벌레와 혼자 싸워서 이겼던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어느 날 아침 출근 준비를 여유롭게 하고 있는데 검정 바퀴벌레가 제 앞을 천천히 걸어가고 있더라구요. 어쩐지 그 날 아침이 너무 상쾌하고 여유로웠던 기억이 있어요. 미리 사놓은 전기 파리채로 긴 사투 끝에 승리하기는 했지만 그 날 아침에 너무 힘들었어요. 시계를 보니 출근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아서 다급하게 출근 준비를 했네요. 급한 마음에 서두르다보니 고데기에 데여 약한 화상까지 입고 정말 다사다난 했어요. 부모님께 전화해서 모든 것을 설명드리고 우는 소리를 냈더니 막 웃으시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기시더라구요. 

다시 생각하니 정말 끔찍한 에피소드이지만, 혼자 사는 자취 청년들은 언젠가 한 번쯤 모두 겪었거나 앞으로 겪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을 혼자 책임지는 자취에 바퀴벌레 처치도 포함되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다행히 그 이후로 벌레 털 끝 하나도 본 적이 없습니다. 


Q. 자취 공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은 어디이며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진 = 인스타그램 @jachigirl_table 님의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jachigirl_table 님의 이미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보일러실 문이에요. 제 자취방 창가 구석에는 작은 보일러실 문이 있습니다. 그 애매하고 휑한 공간을 어떻게 채울까 고민하다가 제 취향이 담긴 엽서, 포스터 등을 잔뜩 붙여놓았습니다. 그랬더니 감성 가득한 포토존이 완성 되었더라구요. 그 포토존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여느 감성카페 부럽지 않은 공간이 연출돼요.

그리고 제 방이 서향에 가까운 남서향이라서, 저녁이 되면 노을빛이 정말 예쁘게 들어와요. 해가 산으로 넘어가기 전, 그 주황빛 햇살이 포토존을 가득 채우는데 정말 예뻐요. 그래서 항상 날씨가 좋은 오후 5시를 기다립니다. 

 

Q. 자취 선배로서 자취팁을 공유해주세요!

사진 = 인스타그램 @jachigirl_table 님의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jachigirl_table 님의 이미지

자취생에게 필요한 꿀팁은 '부지런한 몸을 가져라'라고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본가에 있을 때는 엄마가 항상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무엇인가를 계속 만드셨어요. 그 때는 왜 그러는지 잘 몰랐는데 자취를 시작하니, 제가 엄마를 따라하고 있더라구요. 그렇게 해야 안정적이고 풍요로운 삶이 유지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끼니를 굶지 않고 맛있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식재료도 미리 사놔야 하고, 정리 및 손질도 해야하고, 요리도 계속 해야 해요. 바퀴벌레 없이 깨끗하게 살기 위해서는 음식물 쓰레기도 제 때 버려야 하고 설거지, 환기 및 청소도 수시로 해주어야 해요. 이 모든 것을 하며 행복한 자취라이프를 즐기기 위해서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킬 수 있는 '부지런함'이 가장 필요한 '자취 꿀팁'이라고 생각합니다.


Q. 1인가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소한 것이라도 괜찮아요!

1인가구에게는 냉동실 비중이 많은 큰 냉장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저처럼 먹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요리를 자주하는 1인가구에게는 필수품이에요. 혼자 살게 되면 냉장 식재료 대부분을 제 때 다 소비하지 못합니다. 또 직장인 1인가구에게 냉동 보관한 볶음밥이나 과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몰라요.

먹다 남은 음식 보관이 가능하고, 모든 식재료도 보관할 수 있는 냉동실이 저에게는 가장 소중한 것 중 하나입니다. 대학생 때 자취할 때는 냉동실이 너무 작아서 힘들었거든요. 지금 살고 있는 자취방의 붙박이형 냉장고가 냉동실의 비중이 많은 큰 냉장고라서 정말 만족하며 살고 있어요. 친구들도 부러워합니다. 


Q. 앞으로 혼라이프 계획은 무엇인가요?

사진 = 인스타그램 @jachigirl_table 님의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jachigirl_table 님의 이미지

단기적으로는 '더 많은 요리 도전해보기', 장기적으로는 '넓은 집으로 이사해서 반려 동물과 함께 살기'가 제 계획이에요. 아직 자취를 시작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도전하고 싶은 요리가 한가득인데도 아직 여건이 완벽하지 않아요. 천천히 시간도 갖고 환경도 갖추면서 다양한 요리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여유가 생기면 커피머신이랑 미니 오븐은 꼭 들이고 싶어요. 그리고 마침 지금 도전 요리 리스트 중 하나인 그릭요거트 만들기를 하는 중이라 요거트가 숙성되길 기다리는 중이네요! 나중에 시간이 더 흘러 금전적 여유가 생기면 넓고 집으로 이사해서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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