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연말정산] 올해 소리 없이 빠져나간 구독료, 얼마나 될까?
[김기자의 연말정산] 올해 소리 없이 빠져나간 구독료, 얼마나 될까?
  • 김다솜
  • 승인 2021.12.09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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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로서의 삶을 시작한 이후 필자가 가장 애를 먹었던 부분은 의외로 ‘소비’ 부문이었다. 직장생활로 바쁜 하루를 보내기만도 벅차 지출해야 할 것들을 제때 해결하지 못해 난감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구독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이런 사정은 조금 나아졌다. 처음 구독 서비스를 가입할 때 터치 몇 번이 필요한 수고로움을 제외하면 이후로는 신경 쓸 것 없이 적절한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하지만 구독료가 매번 자동으로 빠져나가다 보니 소비 감각이 자꾸 둔해지게 된다. 그래서 연말을 맞이해 올해 구독 내역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과연 올해 구독 서비스에만 들어간 비용은 얼마나 될까?

먼저 OTT 부문이다. 한국 드라마 특유의 감성을 좋아하는 필자는 티빙과 웨이브를 꾸준히 사용 중이다.

티빙(위) · 웨이브 로고 

티빙 : 5만5630원

티빙의 경우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는 베이직 요금제를 사용했다. 구독료가 오르기 전부터 가입해둬 월 결제금액은 5900원으로 총 5만9000원을 사용했다. 이후 11월에는 프리미엄 이용권으로 전환했다.

티빙의 경우 월 결제로 프리미엄 이용권을 구매하면 1만3900원이지만, 연간 결제를 선택하면 좀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지난 11월에는 연 9만9000원의 구독료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기에 고민하지 않고 선택했다. (2021년 12월 현재 티빙의 프리미엄 연간 이용권은 12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후 OTT 파티를 매칭 해주는 사이트에 파티장으로 가입했다. 월별 금액으로 계산해보면 이용권은 8250원, 매칭 사이트의 정산액은 수수료를 떼고도 9935원으로 오히려 돈을 받으며 이용하는 셈이 됐다. 결과적으로 11월부터 2개월간 필자의 티빙 사용료는 –3370원이었다.

웨이브 : 11만6930원

웨이브 역시 11월부터 프리미엄 요금제와 파티 매칭 사이트 사용으로 전환했다. 1월부터 10월까지는 월 1만900원으로 결제해 총 10만9000원을 사용했다. 이후 프리미엄 월 결제금액은 1만3900원, 파티 매칭 사이트 정산금액을 제하고 나면 3965원에 이용한 셈이 된다. 최근 2개월간 웨이브에 사용된 금액은 7930원으로, 기존 사용하던 이용권의 한 달 결제금액보다 낮다.

OTT와는 다른 콘텐츠 영역에도 구독 지출이 있었다.

유튜브 프리미엄 로고
유튜브 프리미엄

유튜브 : 8만3600원

유튜브 광고 영상을 보는 게 꽤 번거롭게 느껴져 지난해부터 프리미엄 멤버십을 사용 중이다. 그러다 올 연초에 유튜브 사용 계정을 바꿔 1월에는 프리미엄 최초 가입 시 부여되는 1개월 무료 이용권을, 2월에서 4월까지는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3개월 무료 이용권을 사용했다.

5월부터는 부가세 포함 월 1만450원의 구독료를 지출했다. 이달까지 사용한 금액은 총 8만3600원이다.

밀리의 서재 : 9900원

올 연초 태블릿 PC를 새로 장만하면서 사은품으로 밀리의 서재 무료 구독권을 받아 사용해봤다. 전자책보단 종이책을 선호해 자동결제할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미리 자동결제를 해지하지 않아 9900원을 지출하게 됐다. 이 돈이 아까워 한 달간은 앱을 통해 여러 책을 읽기도 했지만, 취향에 맞지 않아 현재는 사용하고 있지 않다.

쇼핑을 위한 구독도 있었다. 바로 네이버와 쿠팡이다.

네이버 멤버쉽 플러스
네이버 멤버쉽 플러스

네이버 멤버십 플러스 : 5만8800원

네이버 쇼핑을 자주 이용하기에 지난해 멤버십 플러스가 론칭된 이후 꾸준히 결제해 사용 중이다. 기본 적립금액에 멤버십 적립 4%까지 하면 쌓이는 금액이 꽤 쏠쏠하기 때문. 월 4900원을 결제해 현재까지 멤버십 혜택으로 받은 적립금은 9만8437원이다. 멤버십 혜택을 제외한 기본 적립금은 7만4628원, 멤버십 혜택과 합하면 모두 17만3065원의 적립금을 쌓은 것이다.

적립금은 현금처럼 이용할 수 있어 꽤 쏠쏠하다. 여기에 네이버 웹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쿠키 49개를 디지털 혜택으로 선택해 매월 즐겨보는 웹툰의 유료 회차분을 보는 데 사용 중이다. 통상 웹툰 유료 회차분의 가격은 쿠키 2개이니, 매월 24~25개의 유료 회차분을 볼 수 있다.

쿠팡 와우 멤버십 : 3만4800원

쿠팡 로켓배송을 애용하고 있었던 터라 지난해부터 멤버십 서비스를 구독 중이다. 월 2900원만 내면 새벽배송 서비스 및 로켓상품 무료배송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멤버십 내역을 확인해보니 최근 3개월간 멤버십으로 절약한 금액이 8만2790원이나 된다고 한다. 게다가 쿠팡의 OTT 서비스인 쿠팡플레이 시청까지 가능해 이 정도면 괜찮은 소비라는 생각이 든다.

이외에도 정리해보니 구독 중인 서비스가 많았다.

ⓒgettyimagesbank
ⓒgettyimagesbank

먼저 간단한 이미지 편집을 위해 포토샵을 올 3월부터 월 1만1000원에 구독 중이다. 올해 어도비 포토샵에 지출한 금액은 총 11만원이었다. 맛있는 원두를 손쉽게 구하기 위해 ‘카페박스'의 구독서비스를 11월부터 사용 중이다. 사용자의 취향에 맞춘 원두를 정기 배송하는 서비스인데 첫 달은 가입 할인을 받아 9900원, 이달은 2만5000원의 구독료를 지출해 총 3만4900원을 썼다.

또 좋아하는 연예인과 프라이빗한 대화를 할 수 있는 리슨(Lysn)의 버블 1인권 구독도 12개월간 유지하고 있다. 월 4500원으로 총 5만4000원을 소비했다.

카카오톡의 이모티콘을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카카오 이모티콘 플러스는 지난 1월 무료 이용을 했다가 서비스가 마음에 들어 6개월간 구독을 더 유지했다. 이때 지출한 금액은 월 3900원씩, 총 2만3400원이다.

7월부터는 카카오톡으로 중요 파일이 오갈 때가 많아 기한 없이 파일을 보관하기 위해 톡서랍 서비스를 구독 중이다. 월 990원으로, 12월까지 총 2970원을 지출했다.

이렇게 구독료에만 사용된 금액을 모두 합해보니 58만4930원이었다. 평균적으로 월마다 4만8700원 이상을 구독 서비스에 지출하고 있었던 셈이다. 정리하고 보니 알찬 소비였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물론 있었지만, 반대로 '이건 좀 아까운데?'라는 생각이 드는 서비스도 있었다.

사용하는 구독 서비스가 많아질수록 생활의 편의성이 오르는 것도 일부 맞지만, 무분별한 구독은 불필요한 지출을 유도할 수 있다. 올해 얼마나 많은 구독 서비스를 사용했었는지 되짚어 보고, 필요 없는 서비스는 정리하고 내년을 맞이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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