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린냉장고' 만든 다인테이블, "푸드셰어링 문화로 버려지는 음식을 구하자"
[인터뷰] '그린냉장고' 만든 다인테이블, "푸드셰어링 문화로 버려지는 음식을 구하자"
  • 정단비
  • 승인 2022.02.0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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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재학생들이 모인 소셜벤처의 문제 해결 방법

다 못 먹을 것 같은 음식을 쉽게 나눌 수는 없을까?

환경, 취약계층에게 대한 문제인식을 시작으로 예비사회적기업까지 설립한 대학생들이 있다. 서울대학교 재학생들이 모인 소셜벤처 ‘다인테이블’은 1인가구들을 비롯해 직장인 다수의 고민인‘남는 음식을 버리게 되는 일‘에 주목하고 있다.

다인테이블에 따르면 매일 만들어지는 음식의 3분의 1은 음식물 쓰레기가 되고 있으며, 하루에 무려 1만 5903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버려지고 있다고 한다. 다인테이블은 음식을 공유할 수 있는 푸드셰어링 문화 활성화를 위해 그린냉장고를 만들었다.

다인테이블 매니저는 “기존 공유냉장고가 수익이 없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파악해 지역 소상공인들이 냉장고를 통해 광고를 할 수 있는 ’광고부착형 그린냉장고‘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서울 관악구에 1호 ’그린냉장고‘를 설치해 운영 중인 다인테이블을 만나봤다.

다인테이블 멤버들
다인테이블 멤버들

 

Q. 그린냉장고를 처음 시작하게 된 구체적인 계기가 있는가?

시작은 대학생 연합동아리 ‘인액터스’의 프로젝트였다.

사실 그린냉장고에 앞서 식품기업들의 여유식품들을 취약계층에게 할인 판매하는 온라인몰을 운영했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기업들은 여유식품들을 한 번에 보내서 판매를 하기를 원했지만, 학생이다 보니 위탁판매 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택배로 배송을 하다보니 주문 기업이 다른 경우 소비자들은 두 배의 배송비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됐고, 실제 제품은 저렴했지만 취약계층 분들이 배송비때문이 가격적인 혜택을 볼 수 없는 구조가 됐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한 상황에서 생각한 것이 공유냉장고(그린냉장고)였다.

 

Q. 현재 운영 현황이 어떻게 되는가?

현재 관악구에 위치한 도서관에 1호점이 설치되어 있고 2월 중순경 제로웨이스트샵에 2호점이 설치될 예정이다.

그린냉장고에 대해 아파트 게시판, 온라인 커뮤니티 등의 홍보를 하고 있다. 지금 이용하신 분들은 200건 정도의 나눔이 이뤄진 상황이다. 오픈채팅방을 이용해 관리자가 시간별 냉장고 현황을 제공하고 이용자들이 여유음식을 넣어둘 때 소통하는 통로로 이용하고 있다. 

설치 장소 관리자가 파트너가 되어 냉장고 내용물 폐기 등 음식물 관리를 해주시고, 관리 체크리스트를 작성해주신다. 저희 팀원들도 주3회 직접 방문을 해서 관리하고 있다.

냉장고 설치를 허용해주신 파트너들이 장소 무상 대여를 비롯해 전기세까지 부담해주시는 선의를 보여주시고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Q. 정부기관에서도 공유냉장고를 만들어서 대기업과 협업을 하고 있는데, 민간기업에서 공유냉장고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인가?

지난해 CJ제일제당에서 자체적으로 청년공간에서 나눔냉장고를 만든 것을 봤다.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나눔냉장고의 경우 청년공간 안에 위치해서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만 혜택을 볼 수 있고 저희는 실외에 냉장고를 두고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물론 정부기관이나 대기업에서 적극적으로 공유냉장고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면, 규모 면에서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실제 다른 복지관 등 공유냉장고를 봤을 때 기업들이 대량 기부를 하는 경우도 있다. 기부제안서를 만들어서 배포할 예정이지만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 쉽진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동네 소상공인들이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취지이다. 소상공인들에게 방문해서 여유식품이 있다면 공유냉장고에 제공해 줄 것을 독려하고 있으며, 그린냉장고를 통해 지역 소상공인 홍보를 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이에 지금은 소상공인들에게 이 위치에 공유냉장고가 있다는 것을 각인시키는 것이 1순위로 생각하고 있다.

 

Q. 그린냉장고의 차별점은?

그동안의 공유냉장고는 나눔냉장고라는 인식이 있었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음식을 기부하는 형태의 취약계층 복지 같은 느낌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냉장고 문을 여는 것만으로도 음식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 같고, 필요한 사람만 가져가면 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환경에 방점을 두고 ‘그린냉장고’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누구나 음식을 나눌 수 있고, 가져갈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 개선에 신경을 썼다.

 

Q. 음식 나눔, 냉장고 현황 공유 시 포인트를 지급한다고 했는데, 어떤 포인트인가?

많은 분들이 여유식품 나눔에 동참 할 수 있도록 포인트제를 운영 중이다. 여유식품의 경우 대게 선의에 의한 기부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청년층의 참여가 부족하기 때문에 참여에 따른 리워드를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음식을 나눌 때 저울에 올려서 무게를 측정해서 사진을 전달해주면 포인트를 지급한다. 200g기준으로 100포인트를 받게 된다.

지금은 포인트로 현금인출이 가능한 상태이고 추후 지역 상점을 이용에 사용할 때 쿠폰 등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Q. 현재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냉장고를 자체를 구입하는 것은 비용이 크지 않으나 냉장고를 보호하는 부스를 제작하는 것이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특히 부스에 설치되는 광고판에 대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또 현재 방수목로 제작하고 있는 부스도 디자인이나 부스 자재 등에 대해서 다양한 방향으로 고민 중이다.

더불어 초창기부터 걱정했던 점이 위생 문제였다. 만약을 대비해 이용자를 식별할 수 있도록 CCTV를 설치하고 CCTV 녹화중이라는 경고문을 설치하기도 했다.

또 요리를 직접한 음식, 조리가 된 음식에 대해 나눔을 금지하고 있다. 아무래도 조리과정을 통해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위생 문제 발생을 차단하고 있다.

식자재를 비롯해 미개봉 제품이나 밀봉이 되어 있는 제품만 나눔이 가능하다. 코로나19 때문이라도 위생에 대해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매일 기준에 맞지 않는 음식은 폐기 처리하고 있다.

 

Q. 앞으로 계획은?

공유냉장고 광고를 통해 지역 소상공인들과의 상생 방법을 찾아볼 예정이다. 곧 첫 광고가 게시되는데 유의미한 효과를 측정해 볼 생각이다.

더불어 올해 공유냉장고 5대 설치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관리가 용이한 지역인 서울 관악구, 동작구, 서초구 등으로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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