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인터뷰] 종이에 눕고, 종이에 앉는다? 종이로 만든 가구 ‘페이퍼팝’ 
[스타트업 인터뷰] 종이에 눕고, 종이에 앉는다? 종이로 만든 가구 ‘페이퍼팝’ 
  • 김다솜
  • 승인 2022.04.2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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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팝 홈페이지
ⓒ페이퍼팝 홈페이지

소파나 침대, 책상 등 가구를 구입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마다 그 기준은 각각 다르겠지만, 1인가구라면 이동의 용이성을 빼놓을 수 없다. 짧게는 1년 단위로 거처를 옮겨야 하기에 무게와 부피가 큰 가구는 선택지에서 배제되곤 한다. 

간혹 조금 큰 가구를 샀다 한들, 2년 정도 사용 후 이사를 가게 되면 버리는 일도 부지기수다. 이사비용을 쓰는 것보다 새 가구를 사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국내에서 버려지는 폐가구는 연간 5000톤을 상회한다. 이렇게 버려지는 폐가구는 대부분 매립 혹은 소각돼 환경오염을 낳는다. 

이런 가운데 1인가구의 가구문제를 ‘종이’로 풀고자 나선 기업이 있다. 어느덧 설립 10주년을 바라보는 ‘페이퍼팝’은 지속가능한 가구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Q. 페이퍼팝은 어떤 기업인가?

A. 일상의 다양한 물건을 종이로 만드는 일을 하는 기업이다. 

 

Q. 종이가구는 어떻게 기획하게 된 것인지?

A. 최근 10년간 1인가구가 점점 증가하고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 커져가고 있다. 그만큼 버려지는 가구 폐기물 또한 증가하고 있다는 이야길 들었다. 침대나 소파, 책상 등 1~2년 짧게 쓰고 버리는 경우도 많지 않은가. 그런 문제의 대안을 우리의 소셜미션으로 정해 폐기되지 않고 다시 재활용되는 소재인 종이로 재품을 만들게 됐다. 

 

Q. 종이가구의 특장점은 무엇인가?

A. 사용 후 폐기 걱정이나 비용 없이 재활용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종이는 재활용 비율이 70% 이상에 이른다. 다시 자원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재활용이 용이할 수 있도록 제품 생산 시 코팅을 최소화해서 만든다. 

 

Q. 종이로 만든 가구라고 하면 내구성 등 많은 편견과 우려가 따를 것 같다. 이런 우려에 대해 뭐라고 설명할 수 있는가?

A. 페이퍼팝에서 사용하는 골판지는 시중에서 자주 보는 골판지와 내부 섬유 질부터 차이가 있다. 흔히 택배박스 등 일회용 포장박스를 먼저 생각하는데, 그것과는 다르다. 종이라는 게 생각보다 종류가 정말 다양한데, 우리는 그 중에서도 고강도 골판지를 제품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중화물 포장에서 100kg 이상 물건을 실어나를 수 있는 파레트에 쓰이는 종이를 떠올리면 쉽다. 그래서 내구성 걱정은 덜어도 된다고 먼저 말씀드리고 싶다. 

또 습기에 취약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들도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정도의 온도나 습도에서는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고객분들 중에는 4~7년씩 쓰시는 분들도 있다. 페이퍼팝 사무실에 있는 종이가구들도 대부분 2년을 넘긴 것들이다. 

 

Q. 상대적으로 이사가 잦고 공간효율성을 중시하는 1인가구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A. 나 역시 생활 속에서 많이 느끼는 것이지만 한 번 이사할 때마다 짐 옮기는 게 정말 부담이지 않은가? 비용도 아끼고 싶고. 그럴 때 페이퍼팝 가구를 쓰는 게 장점으로 더 다가온다. 가령 이사를 갈 때 조립을 해체하면 이동성이 좋아질 뿐 아니라 종이라 무게도 가볍다. 일부가 파손되거나 훼손됐을 때도 특정 부분만 교체해서 쓸 수 있도록 부품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이점이 있다. 

 

Q. 실제 사용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A. 처음 접하는 분들은 많이 불안해들 하신다. 그래서 그런지 제품 리뷰 중 가장 많이 달린 텍스트가 ‘생각보다’이다. 다들 기대 없이 구매했다는 거다. 돌이켜 보면 나 역시 종이로 가구를 만든다고 했을 때 똑같은 반응이었다. 다행히 다들 너무 좋은 말씀을 많이 주신다. 자취생활에 빛이라는 분들, 더 많이 알려져야 한다고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다. 

물론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들에 대해 피드백을 주시는 분들도 있다. 그런 피드백은 바로 내부에 공유해 어떻게 반영할 수 있는 지를 고민한다. 

 

Q. 페이퍼팝의 성장세는 어디쯤 와 있나? 

A. 페이퍼팝을 처음 시작한 게 2013년이다. 설립 초기에는 종이가구 개발에 집중했고, 지난 2018년 법인을 설립한 후에는 종이가구를 더 많은 분들께 알리고자 노력 중이다. 페이퍼팝을 경험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감사하게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전년도 대비 거의 3배 이상의 성장이 있었다. 

 

Q. 페이퍼팝은 어떤 미션과 비전을 가진 회사인가?

A. 1인가구 대부분이 이사 혹은 결혼 등의 이유로 구입한 가구들을 오래 사용하지 못하고 폐기물 딱지를 붙여 버리고 있다. 이러한 가구 폐기물들은 대부분 재활용되지 못하고 매립 혹은 소각 처리 되는 게 현실이다. 

페이퍼팝의 미션은 구입한 종이가구를 유용하게 사용하고 폐기 시 재활용해서 지속가능한 자원과 발전을 추구한다. 앞으로 국내 소비자뿐만 아니라 해외 가구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들을 만들어 환경 소셜 임팩트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더 나아가 폐기 자원 절감과 소각으로 인한 탄소배출을 줄여나가는 것이 우리가 꿈꾸는 미래다. 

 

Q. 꿈꾸는 미래 가구시장의 모습이 있다면 어떤 모습인가? 

A. 현재 국내 가구 시장에선 해외에서도 포름알데히드 문제로 사용하지 않는 E1 등급의 합판 가구 등이 친환경으로 소개돼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미래 가구 시장은 환경가치가 더욱 중요시돼 제품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환경 부담이 더욱 적은, 그리고 인체에 무해한 소재들로 만들어진 다양한 디자인의 실용적인 제품들이 주목 받길 바란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가구는 좋은 제품을 구매해 오래, 고쳐 사용하는 것이 제일 친환경적이고 가치 있는 소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짧은 기간 사용이 필요하거나 가벼운 제품이 필요할 땐 페이퍼팝을 떠올려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 더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제품들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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