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위험 증가에 월세 수요↑..저보증·단기임대 플랫폼 주목 
전세 위험 증가에 월세 수요↑..저보증·단기임대 플랫폼 주목 
  • 김다솜
  • 승인 2023.01.1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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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주택도시보증공사 서울서부관리센터에 있는 악성임대인 보증이행 상담창구 ⓒnewsis
서울 여의도 주택도시보증공사 서울서부관리센터에 있는 악성임대인 보증이행 상담창구 ⓒnewsis

전세 계약 만기를 앞두고 이사할 집을 알아보고 있는 직장인 A씨는 “최근 보도되는 전세사기 사건들을 보면 피해자 대부분이 세입자로서 해야 할 안전 조치는 다했음에도 피해를 입은 걸 보고 생각이 많아졌다”며 “생각해보면 보증금은 내 전재산인데, 그렇게 중요한 자산을 계약서 한 장만 달랑 믿고 남에게 맡긴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보증금이 낮거나 아예 보증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플랫폼들이 있다는 이야길 듣고 이왕이면 보증금이 없거나 낮은 게 낫겠다 싶어 그쪽으로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명 ‘빌라왕 사건’을 기점으로 임대차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가뜩이나 전세 대출 금리 급등으로 월세 수요가 늘고 있었는데 여기에 깡통전세 위험까지 더해진 것이다. 전국 곳곳에서 전세사기 피해 사례가 지속 발생하면서 임차인의 불안은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8월까지 발생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전세보증보험) 사고 건수는 2527건에 달했으며, 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보증금은 5368억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역전세난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깡통전세’, ‘역전세난’ 등 임차인의 피해 또한 늘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집값 상승기에 갭투자에 뛰어든 이들 대다수가 올해 계약 만료 시점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고금리,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임대차 계약의 안전성까지 흔들리면서 세입자들의 눈길은 저보증금, 단기임대 플랫폼으로 향하고 있다. 

국내에는 새로운 유형의 임대차 계약을 제시하는 부동산 거래 플랫폼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무보증, 저보증금의 월세 계약을 중개하는 ‘홀로스탠딩’, 주 단위의 임대차 계약을 진행하는 ‘삼삼엠투’, 한 달 단위 계약부터 가능한 ‘사라바’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플랫폼의 공통점은 임대차 계약에 유연성을 더하고 임차인의 경제적 부담이나 계약기간의 압박 등을 낮추는 데 주력한다는 점이다.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전세사기 피해로 인해 전통적인 임대차 계약의 위험성을 깨달은 임차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보증금 조절 플랫폼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문의·상담 건이 체감될 정도로 늘고 있다”며 “단순 문의량만 놓고 보면 약 3배 정도 증가했고 실제 계약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이전보다 1.5~2배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보증금 조절 플랫폼 관계자 역시 최근 들어 문의량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단기임대 플랫폼 삼삼엠투도 지난해 회원가입자 수와 거래금액이 각각 300% 이상, 7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세 임대’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흔하지 않지만 미국이나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해외에서는 보편화된 제도로, 주 단위로 계약을 체결해 매주 집주인에게 집세를 지불하는 형태의 임대차 계약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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