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내놓은 ‘안심전세 앱’..실효성은 ‘글쎄’ 
야심차게 내놓은 ‘안심전세 앱’..실효성은 ‘글쎄’ 
  • 김다솜
  • 승인 2023.02.1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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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전세앱 캡쳐화면
안심전세앱 캡쳐화면

정부가 전세사기 근절을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안심전세 앱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출시 일주일 만에 다운로드 수 5만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는 성공했으나 실효성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앱이 제공하는 정보가 제한적이고 정확도도 다소 떨어지기 때문이다. 

안심전세 앱 서비스는 지난 2일 본격 시작됐다. 임차인들이 계약하고자 하는 빌라나 연립주택의 시세와 적정 전세보증금 수준 등을 사전에 확인해 전세사기를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서비스다. 

가장 눈여겨 볼 만한 서비스 중 하나는 전세보증금 시세 제공 메뉴다. 계약하고자 하는 건물 주소를 입력하면 참고용 매매 시세가 나타나고 입주 시점과 예상 전세 보증금을 넣어 자가 진단을 하면 매매가와 낙찰가율, 전세가율, 손실 우려 금액, 적정 전세 가격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시세 정보 파악이 어려워 전세사기 매물로 자주 등장했던 신축빌라의 시세 확인도 보다 편리해졌다. 

임차인들의 기대감도 컸다. 서비스 개시 이후 24시간 동안 앱에서 진행된 시세조회 건수는 1만5496건이었으며, 대기자 지연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시세 확인이 가능한 연립·다세대는 제한적이다. 

앱내 설명에서는 ‘서울·수도권 내 소단지(50세대 미만) 아파트, 연립, 다세대 주택의 시세 정보가 제공된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막상 주소를 입력하면 ‘공개대상이 아니거나 시세 검토 중’이라는  메시지가 뜨는 경우가 많았다. 왜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현장에서는 앱내 일부 시세가 실제와 다른 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매매 사례가 적은 연립·다세대 주택의 경우 전세가를 반영해 시세가 높게 잡히게 되는 것이다. 앱내 시세를 믿고 전세계약 진행시 깡통전세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안심전세 앱은 집주인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적이 있는지 보증보험에 가입이 가능한지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임차인이 원한다고 해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집주인이 직접 본인의 스마트폰으로 먼저 정보 조회를 한 후 보여줘야만 세입자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오는 7월, 안심전세 2.0 업그레이드를 통해 세입자가 직접 앱에서 조회가 가능하도록 수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역시 지금 상황에선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집주인의 동의 없이 관련 정보를 조회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악성 임대인 명단 공개의 법적 근거를 담은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 대안을 수정 가결했다. 신상 공개 대상이 되는 악성 임대인은 ▲총 2억원 이상의 임차보증금을 변제하지 않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대신 내주거나 ▲이에 따른 구상채무 발생일로부터 3년 이내에 2건 이상의 임차보증금 반환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이다. 

악성 임대인 명단 공개 법안은 국토위 전체 회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중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이 법안이 본회의를 최종 통과해야 안심전세 앱에서 악성 임대인 조회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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