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알던 고시원 아냐”..코리빙하우스 뜨는 이유? 
“전에 알던 고시원 아냐”..코리빙하우스 뜨는 이유? 
  • 김다솜
  • 승인 2023.04.2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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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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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핵가족화 현상이 확산하면서 주거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 필요한 공간 구성만 갖춘 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지는가 하면, 타인과 공용부분을 공유하는 쉐어하우스의 수요가 늘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이같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가장 주목을 많이 받는 분야는 코리빙하우스(Co-Living House)다. 기존의 통상적인 쉐어하우스보다 개인·공용 공간이 각각 모두 강화된 거주형태로, 2030 젊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과거 쉐어하우스라고 하면 1~2인에게 개인공간이 주어지고 나머지 욕실, 주방, 거실 등은 공용으로 사용하는 형태로 여겨졌다. 하숙집, 고시원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중 고시원의 경우 당초 ‘고시공부’를 목적으로 지어진 주거형태인 만큼 공용공간에서도 입주자 간의 소통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다수였다. 

그러나 최근 등장하는 코리빙하우스는 이와 정반대다. 그간 쉐어하우스의 단점으로 꼽혀왔던 욕실공간을 개인공간으로 들여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한다. 반면 주방, 세탁실은 물론 스터디룸, 라운지, 운동시설, 워킹룸 등 다양한 공용공간을 조성해 입주자 간의 소통과 교류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지원한다. 

 

■ 코리빙이 뜬다 

이미 해외에서 코리빙하우스는 하나의 주거 문화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미국의 코리빙 대표 업체 커먼(Common)은 젊은 전문직을 위주로 운영하는 프리미엄 코리빙하우스로 미국 뉴욕과 워싱턴DC, 샌프란시스코 등 10개 지역에서 운영 중이다. 

영국의 더 콜렉티브(The Collective)는 런던 서부 월섬애비에 세계에서 가장 큰 코리빙하우스 ‘더콜렉티브 올드 오크’를 운영 중이다. 면적 1만6000㎡의 10층짜리 건물 안에는 546개의 방이 마련돼 있는데 2016년 5월 오픈 이후 공실이 거의 없이 운영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 ‘임대형기숙사 신설’ 조항이 들어간 건축법시행령 개정을 통해 공유주거 형태 재정립 전기가 마련됐다. 이전까지 기숙사는 학교나 공장 등에서 학생, 종업원을 위한 용도로만 건설 및 운영이 가능했으나 임대형 기숙사 신설을 통해 일반임대사업자도 공유주택 운영이 가능하게 됐기 때문이다. 

법 개정에 따라 대기업의 코리빙사업 진출도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SK디앤디는 코리빙하우스 브랜드 ‘에피소드’를 론칭하고 성수, 강남, 서초 등의 지역에서 코리빙하우스 3800세대를 운영 중이다. 2026년까지 서울시내에 5만 세대 주거 클러스터를 형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KT에스테이트가 야놀자클라우드와 공동 설립한 프롭테크 기업 트러스테이는 코리빙 하우스 브랜드 ‘헤이(heyy)’를 론칭했다. 현재 미아, 군자, 신정 등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거점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 코리빙 뜨는 이유는? 

이처럼 코리빙하우스가 점점 더 주목을 받는 데에는 청년 1인가구 증가와 더불어 청년들의 취향과 관심사가 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MZ세대는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중요하게 여기는 세대로 꼽힌다. 코리빙하우스는 단순 주거·생활비를 절감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 조성을 통해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SK디앤디가 발간한 ‘플렉시블리빙 트렌드 리포트 2023’ 보고서에 따르면 코리빙 입주자는 경제적 가치보다 새로운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78%는 코리빙에서 제공되는 공간, 커뮤니티를 통한 취미활동 등의 ‘새로운 경험을 원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비용 절감 효과’(57.6%)에 대한 기대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다. 입주자들은 또 공유 주거의 가장 큰 장점으로 ‘공용 공간’을 꼽았다. 

특히 공용 공간 이용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81%는 ‘공유 주거에서 새로운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했으며, 과반이 넘는 입주자는 ‘공유주거에 살면서 이웃과 더 가까워졌다’고 답했다. 

과거 쉐어하우스는 주거·생활비를 절감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주거형태로 여겨졌다면, 코리빙하우스는 보다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이들이 선택하는 주거형태인 셈이다. 

실제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SK디앤디의 에피소드 강남262는 월 임대료가 160만원에서 최대 400만원대에 달한다. 그럼에도 퀄리티가 보장된 도시생활을 위해 입주를 희망하는 이들이 많아 공실은 거의 없는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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