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건강 해치는 ‘층간흡연’ 피해, 어떻게 대응할까? 
1인가구 건강 해치는 ‘층간흡연’ 피해, 어떻게 대응할까? 
  • 김다솜
  • 승인 2023.05.26 13: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서울 구로구 한 오피스텔에 거주 중인 A씨(33)는 화장실 환기구를 타고 들어오는 담배 냄새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아 달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적어 엘리베이터에 붙여 보기도 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A씨는 “관리소 역시 실내 금연 안내 방송을 하거나 경고문을 붙이는 것 외엔 방도가 없다고 해서 답답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gettyimagesbank
ⓒgettyimagesbank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1인가구의 갈등의 씨앗이 되는 건 비단 층간소음뿐만이 아니다. 실내 흡연자들이 내뿜는 연기가 환풍기나 하수구, 창문 등을 타고 다른 세대로 번지면서 층간흡연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교위) 소속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공동주택 입주민이 층간소음·간접흡연에 따른 피해를 호소해 관리주체가 실제 사실관계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수행한 사례는 총 13만5232건에 달한다. 

국민권익위원회 자료를 보면 2020년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층간 간접흡연 피해 미원은 2844건으로 전년(2386건)대비 약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1월부터 2016년 5월까지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접수된 층간소음 및 간접흡연 민원 1196건 중 간접흡연 민원은 688건(57.5%)으로, 층간소음(508건, 42.5%)보다 많았다. 

이처럼 층간흡연 피해는 공동주택 거주자들 사이에서 흔히 일어나는 문제이지만, 피해에 대처할 방법은 마땅치 않다. 층간소음의 경우 데시벨 등 피해여부를 가리는 명확한 법적 기준이 존재하지만 층간흡연은 이같은 기준이 없는 데다 제재 방안도 유명무실하기 때문이다. 

공동주택관리법 제20조의2 1항을 보면 공동주택 입주자 등은 흡연으로 인해 다른 입주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제20조의2 2항에서는 관리주체는 간접 흡연 피해를 끼친 해당 입주자 및 사용자에게 흡연 중단을 권고할 수 있고 필요시 조사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차장,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 등 공용공간이 아닌 개인 공간에서의 흡연을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관리사무소는 조사 권한만 부여받았을 뿐 피해를 준 입주자가 이를 시정하지 않는다 해도 이에 대한 제재 규정은 따로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환기구가 서로 연결돼 있는 공동주택 특성상 어느 세대에서 흡연을 했는지 특정 짓는 것부터 어려운 일이다. 

그러다 보니 ‘내 집에서 담배도 못 피우나’ 식으로 흡연자가 오히려 당당하게 나와 심각한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20년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공동주택 내 간접 흡연으로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러나 국토부는 측정 방법 및 피해 기준 설정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해당 법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시와 경기 평택시의 경우 ‘이웃분쟁조정센터’를 통해 흡연 관련 분쟁을 조정해주고 있다. 이 센터는 분쟁 당사자 간의 직접적 해결이나 법원의 소송이 아닌 조정 전문가에 의한 조정을 통해 자율적으로 합의를 도출하는 기구다. 만약 해당 지역에 거주한다면 센터를 통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