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대로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 현실은?…프리워커 나타미 "자유에 따른 책임 크다"
내 마음대로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 현실은?…프리워커 나타미 "자유에 따른 책임 크다"
  • 이수현
  • 승인 2023.06.2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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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회사를 떠나 자유롭게 일하는 사람들인 프리워커, 디지털 노마드가 늘어나고 있다.

오늘 인터뷰의 주인공인 나타미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일하는 프리워커이자 디지털 노마드이다. 나타미는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노마드를 놀고 싶을 때 놀고, 일하고 싶을 때 일할 수 있다고 바라보고 있지만 직접 경험해본 바 회사생활이 난이로만 따지면 더 쉬웠다고 말한다.

회사 생활과 디지털 노마드 2가지 일의 형태를 모두 경험한 나타미와 자유롭게 일하는 삶의 장단점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Q. 2022년 말 퇴사 후 ‘프리 워커’로 일하고 계신데요. 퇴사를 결심할 수 있었던 배경과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우선 용어가 생소하신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설명해 드리면 ‘프리워커’, ‘디지털 노마드’는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는 사람들을 말해요.

제가 프리워커, 디지털 노마드로 일하게 된 것은 회사를 퇴사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퇴사 후 프리워커가 아니라 이직을 생각했어요. 그렇게 여러 회사를 알아보던 중 다니던 전 직장에서 퇴사할 때 일을 맡아줄 수 있겠냐고 해서 자연스럽게 프리워커 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또 운이 좋게도 퇴사 무렵 지인들의 소개로 여러 클라이언트를 소개받으면서 프리워커 마케터로 자리잡게 됐어요.

ⓒ'나타미' 제공
ⓒ'나타미' 제공

Q. 회사를 나와 일을 따오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브런치 글을 보면 디지털 노마드로 일하며 월급 이상의 돈을 벌고 계신다고 하셨는데, 그 방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일단 회사를 다니고 있다면, 회사를 다니면서 단순히 월급을 받기 위해 다니는 것이 아니라 정말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 회사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해요. 저는 회사를 1년 조금 넘게 다니면서 정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만큼 일을 열심히 했어요. 그 과정에서 성장하고 배우는 게 너무 재밌었거든요. 그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회사를 나오면서도 어느정도 자신은 있었어요. 먹고 살 수 있겠다는 자신이요.

이런 부분을 회사도 알고 주변 사람들도 알았기 때문에 회사를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클라이언트를 소개로 많이 만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SNS가 필수라고 생각해요. SNS에서 자신이 업무적으로 성과를 낸 것들, 공부하는 것들을 끊임없이 기록하고 사람들과 나누다 보면 어느 순간 사람들이 저를 찾게 되더라고요.

또 다양한 모임을 꾸준히 나가는 것도 방법이에요. 커리어 관련 모임이면 더 좋고요. 커리어 관련 모임에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또 새롭게 협업을 하거나 외주를 받을 수도 있어요.

일단 회사를 나와서 자기 일을 하고 싶다면 회사에서 실력을 키우는 게 제일 먼저인 것 같아요.

ⓒ'나타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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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회사 생활과 프리 워커 2가지를 모두 경험하셨는데요.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회사의 장점은 개인으로서 할 수 없는 일들을 조금 더 폭넓게 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책임으로부터 조금 자유롭죠. 마음껏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는 게 회사에서 가장 큰 장점인 거 같아요. 아 그렇다고 물론 일을 막 해도 된다기보다는 어느정도 안정적인 장치가 돼준다는 거죠.

단점으로는 월급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고, 또 출퇴근이 반드시 있다는 점도 포함될 수 있겠네요. 사람이 잘 안 맞는다면 사람 때문에도 힘들겠지만, 저의 경우 회사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오히려 퇴사할 때 아쉬웠어요.

프리워커의 장점은 일하는 대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실력이 있으면 오히려 회사에 다닐 때보다는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자유로워서 좋아요.

지금 저는 제주도에서 이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제주도에서 게스트 하우스 스태프를 하면서 동시에 프리워커 마케터 일을 하고 있어요. 이런 자유로움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단점은 모든 걸 제가 책임져야 한다는 점이죠. 그리고 실력이 없다면 먹고 살기 오히려 힘들어요. 마음 속에 이러한 불안함이 어느정도 있는 것도 단점인 것 같아요.

ⓒ'나타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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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디지털 노마드’라고 하면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놀고 싶을 때 놀 수 있는 그런 긍정적인 부분이 많이 부각되는 것 같아요. 실제로 몇 개월 간 경험하신 ‘디지털 노마드’의 모습은 어떤가요?

A. 필리핀에서도 일을 하고, 제주도에서도 일을 하고, 강릉, 양양, 강화도 등 다양한 곳에서 일을 했는데요.

긍정적인 부분이 많이 부각된다지만 사실 디지털 노마드의 삶이 그렇게 여유롭지는 않아요.

바다 앞에서 일해도 결국 바라봐야 하는 건 노트북 화면이거든요. 오히려 집중력이랑 몰입하는 능력이 좋지 못하면 공간을 옮겨가면서 일을 하는 게 방해가 될 수도 있어요.

저의 경우 난이도로 따지면 디지털 노마드 생활보다 회사 생활이 훨씬 쉬었어요. 디지털 노마드는 결국 스스로 1인 기업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해야 해요.

일하는 환경이 자유롭다는 것은 아주 단편적인 이미지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물론 거기에서 오는 장점이 어마어마 하지만, 자유에 따른 책임이 아주 커요.

 

Q. 어떤 사람들에게 ‘디지털 노마드’를 추천하시며, ‘이런 사람들만큼은 비추천한다’라는 부분도 있으실까요?

A. 디지털 노마드는 기본적으로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해야 해요. 워커홀릭 정도는 돼야 하는 것 같아요.

일과 삶을 철저히 분리하고자 하는 사람은 디지털 노마드와 맞지 않아요. 일과 삶이 적당히 섞여도 스트레스 받지 않고 오히려 그걸 즐기는 사람이 디지털 노마드에 맞다고 생각합니다. 또 독립적이고 실력 있는 사람들이 디지털 노마드를 해야 해요. 안정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회사 생활이 더 잘 맞을 수 있어요.

ⓒ'나타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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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름 휴가 기간을 맞아 ‘워케이션’ 등을 준비하시는 분들을 위해 떠나기 전 준비하면 좋을 것들을 추천해주세요!

A. 워케이션을 떠나기 전, 내가 워크에 초점을 맞출지 아니면 휴가에 초점을 맞출지 확실히 정하고 출발해야 합니다. 그리고 업무의 양도 어느 정도 미리 정하고 가시는 게 좋아요.

그냥 ‘가서 일도 하고 여행도 하겠다’ 이렇게 러프하게 생각하면 둘 다 제대로 즐기지 못할 확률이 높아요. 이런 경우에는 워케이션이 아니라 일 따로 여행 따로 가는 게 나아요.

워케이션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계획이 필요해요. 또 급작스러운 대면 미팅 등 오프라인에서 필요한 일들을 미리 처리하는 것도 필요하고요.

 

Q. 프리워커, 디지털 노마드로 지내고 계신 나타미 님의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가 궁금합니다.

A. 일단 올해는 월 천 이상을 안정적으로, 적어도 3개월 이상 꾸준하게 버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마케팅 분야에 더 전문성을 갖춰,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있도록 실력을 꾸준히 키우는 것도 목표이고요.

추후에는 자금을 모아서 제주도 또는 발리에 게스트하우스를 오픈하고 싶어요. 궁극적으로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는 게 인생 전체의 목표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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