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서울시 제로식당, 배달음식 ‘다회용기’ 플라스틱 줄이려다 오히려 더 써?
[체험기] 서울시 제로식당, 배달음식 ‘다회용기’ 플라스틱 줄이려다 오히려 더 써?
  • 이수현
  • 승인 2023.06.26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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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소비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배달앱 3사(배달의민족∙요기요∙땡겨요)는 서울시와 협력해 배달 음식 주문 시 다회용기에 담아주는 ‘제로식당’ 서비스를 시작했다. 필자가 직접 다회용기 배달 주문을 이용해 본 결과, 플라스틱을 줄이고자 주문했지만 오히려 더 사용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제로식당’ 서비스
서울 자치구 10곳으로 확대

서울시는 이달 중 5개 자치구에서 배달 음식 주문 시 다회용기에 담아주는 ‘제로식당’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강남·서초·관악·광진·서대문구에서 다회용기 주문 서비스를 도입한 데 이어 이날부터 동작·송파·성동구에서, 오는 29일부터 용산·마포구에서 제로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

7월부턴 서울시 내 10개 자치구에서 다회용기 주문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땡겨요 3개 배달앱에서 이용 가능하다.

주문 방법은 주문 시 카테고리에서 다회용기 주문을 선택하거나, 검색창에 '다회용기' 검색을 통해 주문 가능한 음식점을 확인할 수 있다.

주문한 음식은 다회용기와 가방에 담겨 배달된다. 식사 후에는 사용한 그릇을 가방에 담아 집 앞에 놓고 가방에 부착된 큐알(QR)코드를 찍어 반납 신청을 하면 된다.

이용에 따른 별도 보증금이나 추가 비용은 없다.

반납한 다회용기는 ‘애벌세척→불림→고온세척→헹굼→건조→살균소독→검사’ 7단계의 위생적인 세척 과정을 거쳐 식당으로 다시 공급된다.

시는 올해부터 무작위로 유기물 오염도(ATP) 위생검사를 주 1회 실시하고, 민간 대비 4배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등 시민이 안심하고 다회용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위생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회용기 주문해보니,
실패로 총2번 주문?

최근 배달비 부담 및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자 배달음식을 끊었던 필자는 ‘다회용기’ 주문을 이용해보고자 오랜만에 배달앱을 다시 켰다.

필자의 경우 배달의민족 앱을 사용했다. 배달의민족 앱 검색창에 ‘다회용기’를 검색하면 주문 가능한 음식점 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음식 종류는 비교적 다회용기로 담기 간편한 덮밥, 샐러드, 파스타 위주로 많이 보였다.

배달의민족 경우 '음식은 다회용기에 담아주세요' 선택 후 주문 

다회용기 주문이 가능한 음식점 리스트 중 하나를 골라 주문을 진행하면 요청사항에 위와 같은 요청란을 확인할 수 있다. ‘음식은 다회용기에 담아주세요’를 체크하고 주문을 진행하면 주문은 끝난 다.

60분 가량을 기다려 문 앞에 배달된 음식을 확인했다. 그 결과, 예상과는 다르게 음식은 여전히 플라스틱에 담아져서 도착했다.

배달음식 영수증 하단에 적혀있는 모습

놀란 마음에 바로 영수증을 확인해보니, 영수증 하단 ‘다회용기 없습니다ㅠㅠ’라는 문장이 적혀 있었다. 결과적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싶어 주문한 배달이었지만, 플라스틱을 더 사용한 꼴이 되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며칠이 지난 후 다시 다회용기 주문에 도전했다.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주문 전 매장에 직접 전화를 걸어 다회용기 배달이 가능한지 확인했다. 가능하다는 확답을 받은 후 위와 동일한 과정을 거쳐 주문을 완료, 마찬가지로 60분가량이 지난 후 도착했다.

다행히 이번에는 평소와는 다른 모습의 배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회용기 주문 후 도착한 모습 
2회만에 제대로 도착한 다회용기 배달  

하지만 여전히 아쉽게 느껴진 부분이 있었다. 주메뉴는 다회용기에 담아져 왔지만, 반찬은 일회용기에 담아져 있었다.

반환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직접 설거지를 할 필요는 없었고, 음식물만 해결한 뒤 같이 배달 온 가방에 용기를 넣고 가방에 부착된 QR코드를 찍어 반납 신청을 했다. 신청이 완료된 후에는 가방을 문 앞에 반납해 두었다.

반납 신청을 완료하자 곧바로 접수가 완료되었다는 알림 메시지가 도착했고, 24시간 이내 기사 님이 방문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정확한 수거 시간을 알 수 없지만, 오후 6시 반납 신청 후 다음 날 오후 3시까지도 수거되지 않은 가방이 있었다. 오후 8시 다시 문 앞을 확인해보니 원래 가방이 놓여 있던 자리가 빈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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