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받기, 은행 말고 플랫폼에서?...높아지는 금융권의 플랫폼 의존도 
대출 받기, 은행 말고 플랫폼에서?...높아지는 금융권의 플랫폼 의존도 
  • 김다솜
  • 승인 2023.07.2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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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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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각 분야에서 디지털 플랫폼의 영향력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금융권의 플랫폼 의존도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BNK경남·광주·대구·부산·전북 등 5개 지방은행이 신규 취급한 가계신용대출 4조7052억원 중 52.4%(2조4699억원)은 토스, 카카오페이, 핀다 등 플랫폼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남은행의 경우 플랫폼을 통해 이뤄진 신규 신용대출이 71%를 차지해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산 기준 상위 10개 저축은행 역시 플랫폼 의존도가 평균 34.4%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신규 가계신용대출 12조987억원 중 4조1681억원이 플랫폼을 통해 이뤄진 것이다. 애큐온저축은행의 플랫폼 의존도는 70%에 달했다. 

지난 2019년 5개 지방은행과 10개 저축은행의 플랫폼 대출 비중은 각각 1.7%, 0.6%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디지털 플랫폼이 크게 활성화 되며 의존도 역시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 등 5대 은행의 경우 지난해 신규 취급한 가계신용대출 18조4856억원 중 3312억원(1.79%)이 플랫폼을 통해 실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플랫폼 의존도가 높았던 은행은 하나은행으로 전체 대출액 중 7.7%를 차지했다. 

5대 은행의 플랫폼 의존도는 다른 금융사 대비 낮은 편이지만 2020년(0.28%)과 비교하면 2년 만에 크게 상승했다. 

플랫폼의 성장 배경에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활성화가 꼽힌다. 마이데이터는 은행 계좌 및 신용카드 이용내역 등의 여러 금융데이터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한 서비스다. 뱅크샐러드, 핀다, 카카오페이, 토스 등 핀테크 업계는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신용·대출 관리 서비스를 선보이며 자산관리에 서툰 사회초년생, 주부, 학생 등의 간편한 금융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을 위해 자체 대응에 나서는 은행도 있다. 하나은행은 금융 플랫폼 자회사 핀크를 설립했으며, 신한은행은 자체 앱 ‘신한 쏠(SOL)’을 플랫폼으로 구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 정부가 대환대출 플랫폼을 출범한 데 이어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서비스,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도 각각 이달 중, 연말께 출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플랫폼의 영향력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예금상품 중개서비스는 여러 금융회사의 예·적금 상품을 온라인 플랫폼에서 소비자에게 비교·추천하고 상품가입까지 지원하는 원스톱 서비스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뱅크샐러드, NHN페이코, 줌인터넷, 깃플, 비바리퍼블리카, 네이버파이낸셜, 씨비파이낸셜, 신한은행 등 9개 기업의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이들 9개 기업은 현재 서비스 출시를 위한 사전 준비를 진행 중이며, 내년 정식 제도화 추진을 목적으로 비교대상을 수시입출금 예금상품까지 포함하는 방안에 대해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빠르면 올해 중 여러 보험회사의 온라인 보험 상품을 비교하고 추천받아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도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도 보험상품 비교 서비스는 있지만, 사실상 각사의 홈페이지 링크를 모아놓은 수준으로 실제 가입시 보험료가 상이한 경우도 많아 불만이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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