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잡 인터뷰] 프로 N잡러 당후곰 “20대라는 귀한 시간..해보고 싶은 거 다 해보는 주체적인 삶 살아야” 
[N잡 인터뷰] 프로 N잡러 당후곰 “20대라는 귀한 시간..해보고 싶은 거 다 해보는 주체적인 삶 살아야” 
  • 김다솜
  • 승인 2023.09.0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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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년간 지속되는 취업난으로 국내 20대 청년들의 삶은 점점 더 빡빡해지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전년대비 11만7000명 줄어 8개월 연속 하향세를 나타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취업의 높은 벽을 넘기 위해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고 스펙 쌓기에 열중하는 젊은이들도 적지 않다. 

데일리팝이 만난 N잡러 당후곰은 ‘하고 싶은 것 다하기’를 인생 모토로 삼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법을 스스로 찾았다고 전했다. 그에게서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를 들어봤다.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20대 N잡하는 브랜드 컨설턴트 당후곰입니다. 

‘하고 싶은 거 다 하기’가 제 인생 모토라 그동안 그때그때 다양한 일들을 해왔는데요. 전공은 공연예술기획이지만 중국 교환학생도 다녀오고 졸업 후에는 발리에서 1년간 워킹을 한 경험도 있어요. 

이후 골프 캐디, 부동산 중개업을 했었고요. 한강뷰 파티룸 사업을 시작으로 스터디카페 등의 다양한 공간사업을 하면서 프로 N잡러로 거듭났습니다. 현재는 퍼스널 및 사업장 브랜딩과 콘텐츠 기획을 돕는 일을 메인으로 하면서 성수동에서 커뮤니티 오피스를 운영 중이에요.

 

Q. 현재 수익을 위해 하고 계신 활동들 소개해주세요. 

A. 얼마 전 골프 캐디를 관두고 공간 사업과 콘텐츠 사업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수익을 내는 활동으로는 SNS를 기반으로 한 브랜딩 컨설팅과 콘텐츠 기획, 오프라인 사업장 컨설팅이 메인이고요. 

콘텐츠 사업의 기반이 되는 성수동 공유 오피스 운영, 릴스와 유튜브 콘텐츠를 통한 광고수익, 모임과 스터디를 통한 부수입 창출, 마지막으로 90평 규모의 스터디카페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N잡러가 된 계기는요?

A. 스무 살 대학생 시절부터 프로 N잡러였어요. 학교를 다니면서 2~3개의 아르바이트를 동시에 했었거든요. 처음에 했던 알바는 드럭스토어와 패스트푸드점에서였는데요.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항상 어딜가나 뭘 해도 잘한다는 소릴 듣던 제가 아르바이트에 가서는 매일 혼나기만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못하는 것들을 잘하게 만들자’라는 생각으로 20개 이상 아르바이트 직종을 바꿔가며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졸업 전엔 어딜 가도 ‘일 잘한다’는 소릴 듣게 되더라고요. 

졸업 후에는 ‘내 나이에 맞는 일들에 도전하자’는 다짐을 했고 20대 안에 이룰 수 있는 버킷리스트를 적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몇 년 안 남았더라고요? 그래서 리스크가 가장 적은 사업과 일들을 하나씩 쌓아올리고 시간적 여유나 틈이 생기면 또 한 개의 직업이나 다른 사업을 추가하면서 N잡러의 길을 걷고 있어요. 

 

ⓒ당후곰
ⓒ당후곰

Q. N잡러의 삶, 가장 큰 장단점은 각각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장점은 재미가 있다는 거죠. 아무리 돈이 되는 일이라고 해도 나에게 의미가 없거나 지루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성향상 단순 반복 작업은 잘 안 맞더라고요. 

아침에는 공유오피스 회의, 점심엔 콘텐츠 기획, 저녁엔 스터디카페 매뉴얼 정리와 아르바이트생 관리, 중간중간 커뮤니티와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관리 등 하나씩 제가 좋아하는 일들을 끼워넣으며 시간활용을 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무엇보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일할 수 있고 평일 낮에 맛집과 카페를 자유롭게 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N잡을 시작하면서 평일에 놀고 주말에 일하는 걸 더 좋아하게 됐어요. 

다만 24시간 일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는 건 N잡의 단점이에요. 일반 직장인들은 출근해서 정해진 시간 내 집중해서 일하고 퇴근 후나 휴일엔 어느 정도 일에 대한 부담을 놓고 휴식을 즐길 수 있잖아요. N잡을 하고부터는 정해진 시간 없이 일을 처리해야 할 때가 더 많더라고요. 

 

Q. N잡러로서 소속감이 없다는 것에 대한 불안함은 없나요? 

A. 20대 뿐 아니라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소속감이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이렇게 사는 친구들을 만나본 적이 없어서 외롭고 힘들 때가 많았어요. 다행히 불안했을 시기에 부동산 공부, 블로그를 하면서 저와 비슷하고 결이 잘 맞는 좋은 친구 2명을 만나게 됐죠. 

저희의 공통적인 결핍은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다는 것’과 ‘나를 한 줄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었어요. 직장인 분들은 “나 OO에 다녀”라는 한 줄로 모든 설명이 끝나잖아요. 

그래서 친구들끼리 우리가 가진 결핍과 고민을 해결할 공간을 만들자고 생각했고 그 결과물이 성수동 공유오피스예요. 지금은 이 공간에서 또래 사업가, 프리랜서, 이커머스, 디자이너 등과 함께 영감을 나누고 협업을 하다 보니 우리만의 소속감이 생겼어요. 

 

Q. 부동산 투자라고 하면 20대가 선뜻 도전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데요. 이 분야에 진출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첫 시작은 ‘집을 사고 싶은데 어떻게 사는지 모르겠다’였어요. 뭐든 빠르게 실행하고 그 안에서 경험으로 배우는 성격이다 보니 책이나 강의를 통한 공부보다는 실전에 들어가봐야 부동산 시장을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무작정 대장아파트가 있는 중심상가 부동산에 찾아가 일하고 싶다고 했어요. 

“서울에서 부모님과 살면서 월세계약서 한 번 안 써본 사람이 어떻게 투자를 할 수 있겠어?”라는 생각이었죠. 그렇게 부동산에서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반적인 시장 흐름을 알게 됐고 이 시기에 강의나 책도 많이 읽고 임장도 다니면서 소액이지만 몇 개의 투자까지 할 수 있었어요. 

아직 첫 걸음마만 겨우 뗀 ‘부린이’라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요. 

 

ⓒ당후곰
ⓒ당후곰

Q. 스터디, 모임 등의 활동을 활발히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저는 물 같은 사람이라서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더라고요. 물은 빨간 물감을 만나면 빨간색 물, 검정색 물감을 만나면 검정색 물이 되잖아요. 그래서 제 주위에 정말 결이 잘 맞고 진취적이고 선한 사람들을 옆에 둬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환경 설정’이 전부라고도 생각했고요. 결국 제 성장을 위해 여러 스터디 모임을 하고 있는 것이에요. 

 

Q. 현재 어떤 것에 가장 중점을 두고 N잡러의 삶을 살고 있나요? 

A. 안 그래도 얼마 전에 이런 고민을 한 적이 있어요. 제가 N잡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더라고요. 첫 번째는 제가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요. 나의 긍정적인 영향력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을 때가 가장 행복하니까요. 제가 가진 것 중에서 나눌 수 있는 점을 찾는 것. 즉 사람들의 강점을 찾아내고 매력적인 콘텐츠를 기획 및 브랜딩 해주는 것이 제가 했던 모든 일들 중 제 가치와 가장 잘 맞는 일인 것 같아요. 

두 번째론 세상에 없는 일을 만들고 싶어요. N잡을 하면서 이 일이 쉬워진다고 느끼면 다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일을 하고 싶어지더라고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누구도 할 수 없는 나만의 영역을 만들어 확장시키고 싶어요. 물론 이 역시도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이어야 하고요.

 

Q. ‘한국의 20대’로서 해야 할 것들을 처리하느라 좋아하는 일을 후순위에 미뤄두고 사는 청년들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나요? 

A. 한국의 20대는 대학을 가야 하고 대학을 졸업하면 바로 취업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많은 스펙을 쌓아야 하잖아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게 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골프 캐디 일을 3년 간 하면서 어느 순간 그 꿈을 잊고 살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결국 그 꿈을 찾게 해주는 것은 ‘하고 싶은 거 다 해봤던 경험’이더라고요. 

인생은 정말 짧고 특히 20대라는 귀한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잖아요. 나의 꿈과 비전을 위해서라도 해보고 싶은 거 다 해보는 주체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Q. 앞으로 어떤 미래를 꿈꾸시나요? 

A. 제 스스로 꿈꾸는 것을 실현시키며 저를 세상에 더 알리고 싶어요. 제가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은 세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더라고요. 그 중에서 제가 잘하는 일이 타인의 특별함을 찾아주는 일이다 보니 더 많은 사람들에게 먼저 나를 알려서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장기적인 미래에는 건물을 짓고 그 안에 코리빙하우스, 커뮤니티 공간 등을 만들어 이 안에 속해 있는 모든 입주자들이 더 멋진 내가 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세상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으니까요. 

아직 중년과 노년의 삶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확실한 것은 물질적 부와 나를 통해 긍정적 영향력이 확대되는 진정한 부를 이루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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