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N잡이라고 해도 정작 들여다보면 나만의 콘텐츠, 이야기가 있어야 하는 등 진입장벽이 느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가지고 태어난 목소리만을 활용해 추가적인 소득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튜링’이라는 활동명을 가진 정민수는 목소리 녹음을 시작한 지 어느덧 4년차다. 튜링 또한 첫 시작은 아무런 교육이나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했다고 말한다.
목소리 하나만으로 어떻게 부업을 시작할 수 있었는지, 또 목소리 부업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튜링이 전달해줄 수 있는 팁은 무엇인지 이야기 나눠봤다.
Q. 안녕하세요 튜링 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활동명 ‘튜링’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민수입니다. 올해로 목소리 녹음을 시작한 지 4년 차가 되었습니다.
현재는 크몽에서 상위 2%의 검증된prime 성우 카테고리 서비스를 운영하는 등 활발히 활동 중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튜링 보이스’ 성우 녹음실을 운영 중에 있으며, 클래스 101에 목소리로 돈 버는 법 유료 강의를 론칭하여 운영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또한 틱톡, 유튜브 등 영상 플랫폼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써 활동하고 있습니다.
Q. ‘누구나 목소리로 돈을 벌 수 있는 세상’ 이라는 주제로 유튜브 채널도 운영 중이신데요, 처음에 목소리로 돈을 벌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튜링 님의 시작은 어땠나요?
원래 ‘크몽’이라는 플랫폼을 굉장히 오래전부터 눈여겨보고 있었습니다. 다만, 대학 생활과 군 복무 등으로 실제로 크몽에 진입하게 된 것은 2019년인데요.
사실 당시에 서울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하려고 해도 면접을 보고 합격으로 이어지지 않아 깊이 좌절하던 중 방치된 오래된 자전거를 활용해 ‘우버 이츠’ 배달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전거가 낡기도 했고, 제가 키가 큰 편이라 주행이 많이 불편했습니다. 음식을 싣고 달리다 보면 타이어에 펑크가 나기 일쑤였지요. 이 일은 오래 하지 못하리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다른 일거리가 간절했습니다.
음악 창작을 해보고 싶어 군 저축해둔 돈으로 가성비 좋은 오디오 장비들을 사 놓은 상태였는데, ‘이 장비들을 돈을 버는 데에 활용해 보는 것이 어떨까’하는 단순한 아이디어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성우 카테고리를 발견하고 목소리 재능을 살려 나름 성우 샘플을 녹음하여 업로드 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Q. ‘목소리로 돈 벌기 또는 부업하기’라고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성우’인 것 같아요. 이 외에도 다른 목소리를 활용한 부업 형태가 있나요?
생각보다 목소리로 할 수 있는 일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보통 애니메이션 더빙을 떠올리기 마련인데요.
실제로 활동을 해보면 애니메이션 외에도 광고 녹음, 인공지능 목소리 녹음, 오디오북, 내레이션 녹음, 행사 영상 녹음, 라디오 광고, 시 낭독, 게임 녹음 등 다양한 수요와 쓰임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Q. 그렇다면 튜링 님은 지금까지 목소리를 활용해 어떤 일을 해오셨는지 궁금합니다.
전부 다 열거하기는 힘들지만, 간략히 추려보자면, 네이버 인공지능 클로바 더빙에 민상 목소리로 참여하는 등 10가지 이상의AI TTS 목소리 제작 프로젝트에 다수 참여한 경력이 있습니다.
넷플릭스 사내 영상, 현대 엔지니어링 영상, KB자산운용 영상, KT&G의 ARS, 한국 소비자원 영상, KOTRA 영상, 부산콘텐츠 코리아 랩 메타버스 전시회 도슨트, 공주대학교 홍보영상 등 국내외 다양한 기업, 공공기관, 단체들과 협업하였습니다.
Q. 위에서 설명한 일 외에도 ‘목소리로 이런 것 까지 해봤다’ 하시는 게 있으시다면 함께 공유해주세요!
최근에 참여한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자전거를 타시는 분들이 사용하시는 스피커벨이 있습니다. 자전거로 라이딩 하시는 분들이 육성으로 소리칠 필요 없이, 전문 성우들이 녹음해놓은 멘트를 상황에 따라 버튼만 누르면 스피커를 통해 송출하는 제품이라고 하더라고요. 참 기발하다고 생각했습니다.
Q. 목소리로 부업을 하기 위해 초보들이 이용해볼 수 있는 채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저는 국내 프리랜서 플랫폼 크몽을 애용하고 있지만, 현재 성우 카테고리 규정 강화로 인해 새로운 분들의 진입 장벽이 생긴 상태입니다.
따라서 진입이 쉬운 해외의 ‘fiverr(파이버)’ 라는 플랫폼이 있는데 이를 먼저 공략하여 경력을 쌓으신 다음, 크몽에 진입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관련해서 저의 유튜브 채널(‘튜링’)에 ‘해외에서 목소리로 돈 버는 법! 크몽 말고, fiverr에서 외화 벌기 프로젝트’라는 제목의 영상을 참고해보셔도 좋습니다.
Q. 목소리로 돈을 벌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가장 진입장벽이 낮은 일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TTS, 그리고 내레이션 작업이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엔 교육이나 배경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과거와 달리 세상이 원하는 목소리 트렌드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정제되고, 고도로 훈련된 목소리를 사람들이 원했더라면, 지금 세상은 그런 목소리를 오히려 기피합니다. 자연스러운, 일반인 같으면서 듣기 좋고 호감 있는 목소리를 선호합니다.
심지어는 내레이션, 홍보 영상 녹음할 때면 성우 같지 않게 녹음해달라는 주문을 받곤 합니다.
따라서 내레이션, 광고, 홍보영상 같은 분야는 목소리에 탤런트가 있는 분들이 도전하기에 좋은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평소에 목소리가 좋다, 매력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 분들은 꼭 도전해보셨으면 합니다.
다만, 애니메이션 분야는 확실히 다릅니다.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마친 사람이 활동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애니메이션 더빙을 하고 싶으시다면 꼭 성우 학원에 다니시길 권합니다. 대한민국 내에서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 성우가 되기 위해서는 방송국에서 주관하는 성우 공개채용에 합격하여 2년간 근무 후 성우 협회에 들어가셔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위에서 말씀하신 것들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요즘 유튜브 광고를 많이 스킵하곤 합니다. 하지만 목소리 트렌드를 파악하고, 익히고 공부하기 위해서는 광고를 많이 들어주셔야 합니다.
유튜브 광고 듣기가 많이 힘들다면 ‘TVCF’ 사이트를 추천합니다. 다양한 광고를 찾아서 무료로 보고 들을 수 있는 사이트입니다. 사이트를 참조하셔서 따라도 해보고, 본인만의 스타일로 직접 녹음을 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또 요즘은 과거와 달리 홈레코딩에 주로 쓰이는 저가형 장비들의 수준이 많이 개선된 상황입니다. 예전에는 정말 저가의 장비들은 사용이 어려울 정도로 그 품질이 떨어졌다면, 기술의 발전과 다양한 오디오 장비 회사들의 경쟁으로 수준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기본적으로 녹음에 필요한 장비는 먼저 컴퓨터, DAW (녹음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오디오 인터페이스, 마이크, 헤드폰, XLR 케이블, 팝필터, 그리고 마이크 스탠드 등이 있는데요.
각 항목에 해당하는 추천 기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다이내믹 마이크 : SM58, 혹은 e935.
인라인 프리앰프 (필수 아님) : DM1.
DAW : 스튜디오 원.
오디오 인터페이스 : studio 24c, 혹은 Volt 1.
헤드폰 : m50x.
XLR 케이블 : 카나레 선과 뉴트릭 커넥터를 이용한 XLR 케이블.
팝필터 : 저렴한 것 아무거나
스탠드 : 저렴한 것 아무거나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4년 동안 일하고, 나름대로 사업체를 굴려 가며 다양한 일들을 겪었습니다. 진취적으로 일을 추진해 성과를 얻기도 했지만, 늘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기도 당하고,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도 당하고, 빌려줬던 돈을 못 받기도 하는 등 인간 관계에서 참 씁쓸함을 많이 느꼈었는데요.
그 과정에서 체중이 50kg 정도 불어났습니다. 다양한 질병들이 수반됐지요. 앞으론 건강 회복에 집중하며,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목소리 녹음은 계속되겠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