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의료계도 ‘의약분업’ 필요” 주장 제기..왜일까? 
“반려동물 의료계도 ‘의약분업’ 필요” 주장 제기..왜일까? 
  • 김다솜
  • 승인 2023.10.2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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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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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인구 천만시대에 맞춰 관련 인프라도 확대되고 있다. 업계를 불문하고 반려동물 전용 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제약업계도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에 속속 진출하는 모습이다. 

한국동물약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동물의약품 시장 규모는 1조4313억원으로 추정된다. 2018년 1조1251억원에서 4년간 27.2% 증가한 것으로, 전체 동물의약품 시장에서 반려동물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대 수준으로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 성장세에 맞춰 국내 동물약국 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방행정인허가 통계를 기반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동물약국 수는 1만860곳으로 2013년(1317곳) 대비 8배가량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반려동물 의약품 구입은 대부분 동물병원에서 이뤄진다. 일반 의료계와 달리 반려동물 의료계는 의약분업이 돼 있지 않아 동물병원에서 진료 후 곧바로 처방약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동물병원 의료비에 대한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 대한약사회가 공개한 ‘반려동물 보호자 대상 동물용 의약품 인식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2%는 동물병원 비용에 대해 부담스럽다(매우 부담된다 49.6%, 부담된다 42.4%)고 답했다. 

이에 일부 보호자들은 소비자 간 중고거래나 해외직구 등을 통해 심장사상충 예방약 등 필수 의약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이같은 거래는 불법에 해당하지만 보호자들 사이에선 저렴하게 약을 살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히고 있다. 

앞선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은 동물약국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로 ‘약값 부담이 적어서’(45.9%)를 꼽았다. 실제 심장사상충약은 병원에서 구입하면 개당 1만원 수준이지만 동물약국에서 구입하는 경우 약 5000원에 살 수 있다. 바르는 심장사상충약은 동물병원이 평균 25%가량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부 제약사는 동물약국에 제품 공급을 거부하고 있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설문조사 응답자 중 97.7%는 동물약국으로 심장사상충예방약 등 제품공급을 거부하는 제약사에 대해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도 반려동물 진료 및 의약품 치료와 관련해 동물 의약분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동물약국에서 동물 의약품을 사고자 해도 일부 제품의 경우 제약사가 일방적으로 약국 유통을 거부하고 동물병원에만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며 “약사법 제47조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반려동물 진료비가 비싼 이유는 대체적으로 동물병원에서 진료비와 약품비가 비싸기 때문으로 수의사 처방제에도 불구하고 일부 축산농가를 제외하면 반려동물은 처방과 조제가 분리돼 있지 않다”며 “동물약국에서 구입하면 훨씬 저렴한데도 동물병원을 이용할 수밖에 없고 반려동물 진료비 역시 지역별로 편차가 매우 심해 2배에서 5배 정도 차이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물 진료의 경우도 투명하게 해야 된다. 보호자에게 충분하게 알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면 좋겠다”며 “동물 의료계도 의약분업을 도입할 때가 됐다. 해외 사례에도 충분히 그런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의약분업에 대한 검토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판매, 구입, 유통 과정에서의 보고 체계를 일단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의약분업에 대해서도 검토하겠다는 답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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