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딱’ 조립하면 완성! 모듈러주택, 주택난 해결 열쇠 될까? 
‘뚝딱’ 조립하면 완성! 모듈러주택, 주택난 해결 열쇠 될까? 
  • 김다솜
  • 승인 2023.12.0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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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구례 돌오마을 ⓒLH
전남 구례 돌오마을 ⓒLH

국내외 건설 산업에서 차세대 건축공법으로 ‘모듈러주택’이 주목받고 있다. 1인가구 증가 등 가구 형태가 다양해지는 이때 거주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모델을 용이하게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택난 해결의 열쇠로 평가받는다. 

모듈러주택은 공장에서 70~80%를 사전 제작한 뒤 현장으로 운반해 조립하는 건축물을 말한다. 여기서 모듈은 육면체의 3차원 공간으로 기본 골조뿐만 아니라 벽지, 바닥재, 변기, 수전, 전기배선 등까지 모두 포함해 조립된 구조체다. 

공장에서 표준화된 공법에 따라 제작된 모듈은 현장으로 옮겨져 적층 또는 인필(infill) 공법으로 조립된다. 적층식 공법은 모듈을 수평 또는 수직으로 쌓아 조립하는 방법을, 인필은 콘크리트 뼈대 시공 후 인필식 모듈을 서랍장 넣듯 삽입해 완성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모듈러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공사 기간을 20~50% 단축시키고 비용도 기존 공법대비 낮은 데다 대량 공급을 가능하게 해준다. 건설현장의 인력부족, 안전사고 발생 위험 등의 문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건축 구성재의 표준화·부품화를 통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건설 폐기물 대량배출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도 모듈러주택의 특징이다. 단위 유닛으로 주요 구조부재의 설치·해체가 용이하고 재사용도 가능해 친환경적이다. 

이같은 여러 장점으로 모듈러주택 시장은 점점 더 커지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모듈러 건축 시장 규모는 연평균 7.5% 성장해 2022년 907억달러(약 120조원) 2030년 1624억달러(약 21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모듈러주택이 상용화 돼가고 있다. 모듈러 건축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영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주택 복구를 위해 모듈러 공법을 도입한 뒤 꾸준히 기술을 발전시켜나갔다. 2019년 기준 영국의 모듈러건축 시장은 80억달러(약 11조) 규모로 성장했다. 

일본은 1906년대 모듈러 건축을 도입, 2019년 기준 201억달러(약 26조) 수준으로 시장 규모가 확대됐다. 지난 10년간 일본 주택에서 모듈러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13~15% 수준에 달하는데 특히 모듈러주택 중심의 임대주택 사업이 활성화 돼 있다. 

미국의 모듈러 건축시장은 2021년 기준 99억달러(약 13조) 규모로, 2030년까지 연평균 7.3%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특히 지난 2011년 인구급증에 따른 주택 부족 현상 해결을 위해 모듈러 건축을 장려해 그해에만 약 700만채가 시공됐다. 

국내에서는 2003년 모듈러 주택 시장이 열렸지만 아직까지 규모는 작은 편이다. 한국철강협회 모듈러건축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 건축시장은 2021년 1767억원에서 올해 6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정부 주도 실증사업과 건설원가 상승에 따른 대안으로 급부상하며 모듈러주택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전남 구례 귀농귀촌 단독주택단지 ‘돌오마을’ 역시 모듈러 공법을 활용해 조성된 곳이다. 이곳은 국내 최초의 모듈러 공법 단독주택단지이기도 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패키지형 귀농귀촌 주택개발리츠’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DL이앤씨가 지난해 6월 착공해 지난달 말 입주를 시작했다. 

입주민은 최대 4년간 임대로 거주 가능하며 임대기간 종료 후에는 분양전환을 통해 계속 거주할 수 있다. 임대조건은 보증금 3000만원, 월 임대료 16만원으로 인근 시세보다 저렴하다. LH는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후보지 공모를 실시해 후속 사업지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 준공된 경기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은 국내 최고층(13층) 모듈러 주택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건설을 담당한 현대엔지니어링은 고층 모듈러 공동주택을 건설하기 위한 특허 17건, 건설신기술 1건을 확보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대구 남구는 대명10동 일대에 부지를 매입, 2025년까지 모듈러 공법을 활용한 지상 3층 규모의 시니어 공유주택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남구청은 GS건설과 모듈러 적용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정부도 모듈러주택 공급에 힘을 싣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모듈러주택의 사업성을 제고하기 위해 인센티브 제공, 기존규제 개선, 공공임대주택 발주물량의 점진적 확대 등의 방침을 세웠다. 국토부는 2030년까지 연간 3000가구 규모의 모듈러주택을 공공 발주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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