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보장 및 고수익' 전형적인 금융 사기의 고전이지만, 유사한 사건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GA(법인보험대리점) 자회사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 소속 보험설계사들이 대부업체 PS파이낸셜 관련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었다.
특히 이번 폰지사기는 미래에셋 등 대형 보험사 GA 소속 설계사들이 보험사 이름을 앞세워 사회초년생들을 유인한 것으로 알려져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크다. 당시 설계사들은 '미래에셋금융서비스 사업본부 종합금융자산컨설턴트', '팀장FC' 등의 명함을 사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개 GA 설계사 등 97명이 보험영업을 빌미로 보험계약자 765명을 상대로 1406억원의 유사수신 자금을 모집 사실이 적발됐다. 유사수신 모집 전체 가담자 수는 약 371명으로 추정된다.
이 중 약 342억원이 고객에게 상환되지 않는 등 설계사들의 위법행위로 인한 보험소비자 피해가 발생했으며, 또 가담자 134명은 보험협회에 등록된 설계사로 현재까지도 28개 보험대리점 등에서 영업 중으로 알려져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는 상황에서도 보험사들은 '개인의 일탈'로 선긋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관련 설계사들을 해촉 조치하고 금감원 지시에 따라 조치, 내부 통제 강화 등 모범답안을 내놓고 있다.
재테크 배우려다가 '사기' 당한 사회초년생들
이번 폰지사기 사건은 최근 2030세대가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을 노린 치밀한 계획으로 진행됐다.
사기 조직에 가담한 보험설계사들은 ‘월급 관리 스터디’, ‘연금 관리 스터디’, ‘사회초년생 목돈 만들기’, ‘재테크 멘토링’, '재무설계 상담' 등을 해준다는 SNS 광고로 만남을 유도하고 보험 영업과 더불어 대부업체의 허위 금융 상품에 투자하도록 했다.
게다가 보험설계사들은 영업수당(3개월 단위 투자금의 3%)을 지급하고, 하위 영업자 실적에 따른 관리자 수당(투자금의 0.2~1.0%)을 받으며 더욱 높은 수익을 위해 많은 사람들을 모집했다.
또 대부업체는 고객 자금 예치기간이 장기일수록 수수료를 추가 지급하고 설계사 등에 대한 자금 모집 독려를 위해 신규 영업자 Recruiting시 여행경비 등 주기적인 이벤트성 실적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실적 1위를 기록한 설계사는 보험계약자 자금을 약 360억원을 모집해 수수료만 11억원을 받았다.
설계사들은 보험에 가입한 고객 등에 '기업이 발행한 단기채권에 투자' 등 원금 및 고수익이 보장된다며 투자상품에 가입할 것을 적극 권유했다. 단기 채권형 상품은 월 이율은 2%대, 원리금 상환 기간은 대부분 2~6개월이기에 손실 위험이 없다고 가입을 독려했다.
하지만 실제 계약을 보면 고객이 대부업체 대표에 자금을 대여하는 형식의 '금전대차계약'으로 진행됐으며, 투자금도 개인계좌를 입금하는 등 말도 안되는 형태로 이뤄졌다.
설계사들은 과도한 수익률 보장에 실체가 불분명한 상품을 판매하면서도 양심 보다는 수익에 눈이 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인 계좌로 투자금을 송금하는 것은 사기임을 분명히 알 수 있는 정황이다.
보험설계사의 대담한 유사수신..GA 내부관리 '구멍'
보험영업 이력이 있는 설계사 출신 A씨는 PS파이낸셜 대부를 설립하고 같은 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GA 설계사 B씨 등을 영입했다.
B씨는 PS파이낸셜이 자금 부족으로 문제가 발생하자 GA의 보험 모집수수료를 대부업체에 무단 송금하기도 했다. 폰지사기를 위해 GA가 대부업체를 적극 지원했다는 점이 충격을 주고 있다.
PS파이낸셜은 자금 마련을 위해 연이율 50%짜리 초고금리 상품을 설계해 GA 설계사 등을 중심으로 단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판매하도록 하기도 했다.
특히 가담한 설계사들이 소속된 GA는 설계사 500인 이상 대형 GA에 포함됐는데도 준법감시인 선임을 하지 않고, 설계사들이 심의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SNS 광고를 수년간 무단 게시하는데도 이를 차단하지 않는 등 내부통제에 구멍이 난 것이 드러났다.
주변인들도 당했다..'미래에셋' 신뢰도 하락
이미정씨(가명)는 해당 뉴스를 보고 소름이 돋았다. 얼마전 미래에셋생명 소속 보험설계사에게 재무설계 상담을 받고 왔기 때문이다. 설계사의 권유를 받아 변액보험에도 가입했다.
하지만 동일한 재무설계 상담을 받고 폰지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이 속출했다는 뉴스를 보게 됐다. 게다가 가담 설계자들은 미정씨가 상담받은 GA와 같은 소속이었다.
미정씨는 자신도 혹시 사기를 당한 것이 아닌지, 미래에셋 변액보험은 제대로 가입이 된 것인지 신뢰도가 확 떨어졌다.
이번 사기 사건으로 인해 불법에 가담하지 않은 선량한 설계사들도 신뢰도 하락에 따른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정씨를 담당했던 설계사는 "회사에서 일어난 일이 맞고, 해당 인원들은 해촉되고 징계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설명하며 '자신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미정씨의 동생은 이미 사기를 당한 뒤였다.
미래에셋생명 설계사였던 지인을 통해 PS파이낸셜 상품을 소개받았고 6개월 만에 20%의 수익을 만들어준다는 꼬임에 빠져 2000만원을 투자했다. 미정씨의 또 다른 지인은 1억을 투자해 사기를 당했다.
미정씨는 "동생이 처음에 200만원을 벌었다고 좋아했다"며 "그때 하지말라고 말렸는데 더 큰 돈을 투자한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런 과정에서 대부 상품을 소개한 지인 미래에셋생명 설계사도 PS파이낸셜에 사기를 당한 피해자로 밝혀져, PS파이낸셜이 설계사들을 대상으로도 영업을 해서 돈을 투자하도록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상품을 판매하던 설계사는 해당 상품이 존재하지 않는 상품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피해자들은 단톡방 등을 통해 피해구제 및 대책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 한 피해자는 "사기 주모자 중 한 명이 단톡방에 들어와 '갚겠다'는 말을 남기고 다시 잠수를 탔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