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도시형생활주택 규제 완화, 공급은 늘었는데 실수요자 혜택은?
[줌인] 도시형생활주택 규제 완화, 공급은 늘었는데 실수요자 혜택은?
  • 윤지현
  • 승인 2025.11.2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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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5년 1월 21일부터 도시형생활주택(도생)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전용면적 상한을 60㎡에서 85㎡로 확대하고, '소형주택'이라는 명칭을 '아파트형 주택'으로 바꿨다. 주차 공간과 공동시설 기준도 강화해 단지 품질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공급은 늘었는데 왜 더 비싸지?", "외곽만 늘어나는데 누가 살라고?" 규제 완화가 실제 주거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지, 아니면 공급자 중심 정책에 그치는지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토교통부는 2025년 1월 20일 주택법 시행령,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주택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발표했고, 이는 1월 21일부터 시행됐다. 이번 개정은 2024년 8월 발표된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의 후속 조치다.

이번 개정으로 전용면적이 기존 60㎡ 이하에서 85㎡ 이하로 확대되고, '아파트형 주택'도 신설할 수 있게 됐다.

또 전용 60~85㎡ 세대는 가구당 1대 주차 공간 확보 의무가 됐으며, 전용 60~85㎡ 세대가 150가구 이상인 단지는 경로당·어린이놀이터 등 필수 설치해야 한다.

표면적으로는 '소형 주택 공급 확대 + 품질 개선'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건설사 수익성 개선과 공급 물량 확대에 더 방점이 찍혀 있다는 분석이 많다.

소형 주택 정체성 희석된 도생

85㎡는 이미 일반 아파트 25~30평대에 해당하는 크기다. 이에 일각에서는 소형 주택 공급 확대라는 정책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도생의 면적이 커지면서 3억원대였던 도생 분양가가 4~5억원대로 상승하면서, 실수요자 진입 장벽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또 주차 1대 의무화는 합리적으로 볼 순 있지만 도심 소형 부지에서는 지하 주차장 건설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에 건설업계에서는 지하 주차장 1면당 건축비가 2000만원~3000만원 추가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는 역시 분양가 상승과 이어진다.

특히 전통적으로 임대 투자 수요가 강한 소형 주택인 도생으로까지 투자 목적 매입도 증가하면서, 실거주 목적 수요자는 가격 경쟁에서 밀려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실수요자는 체감 못 하는 정책

규제 완화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인가? 실수요자가 아니라 건설사와 투자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 '2024년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한다. 하지만 도생 평균 분양가는 3억~5억원대로, 대출을 최대한 받아도 월 상환액이 100만원을 넘는 경우가 많다.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은 여전히 과중하다.

특히 저소득·고령 1인가구는 대출 심사에서 탈락하거나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는 "공급 확대가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하지만, 시장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도생은 대부분 세대 수가 적고 단지 규모가 작다.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150세대 이상 단지에는 경로당·놀이터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그 이하 소규모 단지는 여전히 관리비가 비싸고, 보안이 취약하며, 커뮤니티 공간이 부족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150세대 미만 소형 단지 공급이 여전히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소규모 도생은 여전히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해외는 어떻게 하나?

일본의 경우 소형 주택 공급을 늘리면서 임대료 상한제와 갱신 보호 제도를 병행하고 있다. 공급만 늘려서는 가격 안정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도쿄 같은 대도시에서는 공공 임대 비율을 높여 저소득층 주거 안정을 도모한다.

독일·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은 소셜하우징(사회주택) 비율이 상당히 높다. 민간 시장에만 맡기지 않고, 공공이 직접 저렴한 주택을 공급한다. 입지도 도심 역세권에 배치해 실수요자 접근성을 높인다.

한국은 공급 확대에만 집중할 뿐, 가격·입지·품질 측면의 정책 수단은 부족하다. 규제 완화가 실효성을 갖려면 다음 세 가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올해 시행된 도시형생활주택 규제 완화는 공급 확대에는 기여하고 있지만, 실수요자 혜택으로 이어지는지는 의문이다. 더 비싸지고, 외곽으로 몰리고, 투자 수요에 밀리는 구조에서 진짜 필요한 사람들은 여전히 소외되고 있다.

정책의 초점을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공급만 늘린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건, 시장이 보여주고 있다. 가격·입지·품질을 아우르는 통합 전략 없이는 규제 완화도 반쪽짜리 정책에 그칠 수밖에 없다.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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