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10·15 대책의 첫 충격…“이사도, 대출도, 전세도 더 어려워졌다”
1인가구, 10·15 대책의 첫 충격…“이사도, 대출도, 전세도 더 어려워졌다”
  • 윤지현
  • 승인 2025.11.2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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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NARS 현안분석 370호: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의 주요 내용과 과제'에 따르면, 정부의 10·15 대책이 투기수요 차단을 위한 강력한 규제임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인 충격을 받은 집단은 저자산 가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동성, 대출 접근성, 전월세 안정성 모두에서 1인가구의 부담이 커지는 흐름이 확인됐다.

이사 자체가 어려워졌다…“갑작스런 이동을 허가받아야 하는 상황”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1인가구의 ‘일상적인 이사’가 사실상 허가제로 바뀌었다. 아파트·다세대 매입 시 계약 전에 허가를 받아야 하고, 실제 매입 뒤에는 2년 실거주 의무가 붙는다. 

이런 가운데 전세 세입자가 있는 집은 허가가 거의 나오지 않아 매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서울 마포구에서 혼자 사는 직장인 A씨(33)는 “집주인이 보증금과 월세를 동시에 올려서 옮기려 했는데, 전세 매물이 없어서 매수도 고민했지만 허가제 때문에 급한 상황에서 선택지가 너무 적었다”며 “이사라는 게 보통 갑작스러운 사정 때문에 생기는데 지금 체계는 그런 기본적인 선택을 막는다”고 말했다.

대출은 한층 더 막혀…“소형이라도 서울 아파트는 그림의 떡”

대출 규제는 1인가구의 접근성을 결정적으로 제한했다. LTV가 일괄 40%로 줄면서 서울 평균 아파트(12억4000만원)를 사려면 약 7억4000만원의 자기자금이 필요하다. 수도권 1~2인 가구 평균 순자산인 5억원대 수준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더구나 스트레스 금리 기준이 3%로 상향되며 대출 가능액이 10~12% 줄어, '소형 아파트로라도 진입하는' 전통적인 경로가 사실상 봉쇄됐다.

입법조사처는 이 부분을 가장 우려하며, 청년·1인가구가 규제지역에서 현실적으로 주택을 구입할 수 없을 정도로 장벽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전세는 줄고 월세는 늘어…생활비 충격이 바로 반영됐다

전세 시장의 변화는 1인가구에게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압박으로 작용했다. 대책 이후 서울 전세 매물은 17% 이상 감소하며 3만1814건에서 2만6335건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월세 매물은 12% 증가했다.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되면서 1인가구의 가처분 소득은 더 줄어들었다.

강서구에 거주하는 프리랜서 B씨(40)는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해 결국 월세로 옮겼다”며 “월 35만원 이상 더 나가는데, 혼자 사는 사람에게 이 정도 증가는 생활 패턴 전체를 바꿔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전세가 줄어 월세로 밀리는 구조가 더 강화된 것 같다”고 했다.

보고서는 특히 규제지역에서 전세 세입자가 있는 집의 매매가 어려워지면서 기존 세입자(대부분 1~2인 가구)가 재계약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거래는 얼어붙고 선택지는 좁아져…소형·직주근접 매물 먼저 잠겼다

대책 발표 직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905건에서 110건으로 약 90% 가까이 감소했다. 거래 절벽은 특히 소형 아파트, 구축 다세대, 직주근접 지역 매물처럼 1인가구가 선호하는 유형부터 빠르게 잠겼다.

이전에는 월세가 오르거나 소음·안전 등 주거 문제가 생기면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조정이 가능했으나, 현재는 거래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아 이동 경로가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공급은 최소 5~6년 뒤…1인가구가 당장 체감할 개선책은 부족

정부는 수도권 135만 호 공급 로드맵을 제시했지만, 보고서는 다수 사업이 입주까지 최소 5~6년이 걸려 단기적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10년간 서울의 인허가 감소로 소형·도심형 주택 공급 기반이 약화된 것도 문제로 꼽았다. 당장 체감 가능한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요 억제만 강화되면, 단기간에는 1인가구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인가구 이동성과 생활 기반을 보호하는 보완책이 필요”

보고서는 정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생애최초·청년 대출 요건 현실화, ▲1인가구 특성을 고려한 불가피한 이사 사유의 예외 허용, ▲월세 세액공제 및 보증금 지원 확대, ▲허가제 운용 과정의 임차인 보호 장치 마련, ▲도심형 소형주택 중심의 공급 확대 등을 보완과제로 제시했다.

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시장 안정이 목적이라면, 혼자 사는 사람들의 이동성과 생활 기반을 보호하는 조정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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