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페널티① '10·15 대책' 1인가구에게 숨겨진 페널티가 있다
1인가구 페널티① '10·15 대책' 1인가구에게 숨겨진 페널티가 있다
  • 정단비
  • 승인 2025.12.02 10: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가 집값 급등에 대응해 내놓은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은 시장 과열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목적이 있다.

그러나 국회입법조사처가 공개한 '현안분석 370호: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의 주요 내용과 과제'를 바탕으로 보면, 그 안정 효과는 고르게 작동하지 않는다.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크게 충격을 받고 있는 집단은 바로 1인가구다.

1인가구는 이미 주거 취약계층

통계청 2024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국 1인가구는 804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한다. 서울에서는 1인가구 비중이 더 높아,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통계로 보는 사회보장 2024'에 따르면 39.9%에 달한다.

1인가구는 그동안도 주거 불안정 집단이었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2023년)에 따르면 1인가구 순자산 중위값은 1억3200만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3억8900만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주거비 부담도 높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5년 9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44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5년 1월 134만원에서 9개월 연속 상승한 수치다.

1~2인 가구가 주로 선호하는 소형 주택(전용면적 60㎡ 이하)의 전세가는 3억~4억원대지만, 전·월세 상승에 가장 민감하고 직장 이동이나 안전 문제로 갑작스럽게 집을 옮겨야 하는 경우도 잦다.

규제 강화로 '이동성'이 막혔다

이번 대책 발표 이후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주택을 매입하려면 허가를 받고 매입 후에는 2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된다. 특히 전세 세입자가 있는 집은 사실상 매수가 불가능해졌다. 단순히 '집값 안정'이 아닌 이동성에 대한 직접적인 제한이 발생한 셈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혼자 사는 직장인 A씨(33)는 "집주인이 갑자기 보증금과 월세를 동시에 올려 나가야 했는데, 전세 매물이 거의 없어 매수를 고민했다"며 "하지만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해서 선택지가 확 줄었다. 급하게 이사해야 할 때, 그걸 설명하고 허가를 기다려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 이상했다"고 말했다.

대출 규제는 사실상 매입 차단

대출 규제도 1인가구에게는 더 무겁다. LTV가 40%로 제한되면서 KB국민은행 통계 기준 2024년 10월 서울 평균 아파트 매매가(12억 4,000만 원)를 사려면 자기자본 7억4400만원 이상이 필요하다.

한국은행 가계금융복지조사(2023년)에 따르면 수도권 1인가구 평균 순자산은 2억500만원, 2인가구는 3억9800만원으로 1~2인 가구 평균 순자산이 5억원대임을 감안하면 혼자 사는 사람에게는 '집을 살 수 있는 기회'가 거의 봉쇄된 구조다.

여기에 스트레스 금리 3%가 적용되면서 대출 가능액은 10~12% 줄어들었다. 한국금융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연소득 6000만원인 1인가구의 경우 기존 2억5000만 원까지 대출 가능했던 금액이 2억2000만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소형 아파트라도' 노리던 길마저 막힌 셈이다.

전·월세 시장, 1인가구 직격탄

전세 시장의 변화는 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025년 11월 중순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약 2만4000~2만5000건으로, 1년 전(약 3만 건대)보다 20% 이상 감소했다. 반면 월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강서구에 사는 프리랜서 B씨(40)는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했고, 결국 월세로 옮겼다"며 "월 35만 원 이상 더 부담하는 상황이 됐다. 혼자 사는 사람에게 이 정도 인상은 생활 구조 전체를 바꿔야 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세 세입자를 둔 집의 매매가 어려워지며, 기존 세입자가 재계약 과정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인다는 지점도 문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0·15 대책 시행 후 한 달 동안 서울 아파트 전세계약 중 25.3%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1년 전(13.4%)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전셋값 상승 우려로 세입자들이 '눌러앉기'를 선택하면서 전세 매물은 더욱 감소하고 있다.

보완책 없는 안정화는 1인가구 배제

집값을 잡기 위한 정책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전세 감소 → 월세 증가 → 이사 제약 → 대출 불가라는 문제가 한꺼번에 덮치며 1인가구의 주거 기반은 더 취약해졌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는 보고서에서 "규제지역 내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며 "1인가구 등 소형 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별도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택 시장 안정이라는 목표가 이루어지려면, 혼자 사는 사람들의 이동성과 생활 기반을 보호하는 보완책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gettyimagesbank
ⓒgettyimagesbank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