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월 15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10월 20일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집값 과열 차단이라는 목표는 분명하지만, 이동 빈도가 높은 1인가구에게는 이 규제가 특히 가혹하게 작동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직장 변동, 주거 환경 악화, 계약 조건 변경 등으로 예기치 않은 이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통계청의 '2024 통계로 보는 1인가구'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인가구로 생활한 기간 중 1~3년 미만이 16.5%를 차지했고, 1인가구로 생활하는 주된 이유 중 본인의 학업·직장이 22.4%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번 대책 이후 '필요에 따른 이동' 자체가 어려워졌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의 아파트와 아파트를 1동 이상 포함한 연립·다세대 주택 매수 시 관할 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10월 20일 이후 계약분부터는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된다.
집을 사려면 거주 목적과 계획을 입증해야 하고, 2년간 그 집에서 실제로 살아야 한다.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이 조건은 큰 부담이다.
1인가구 직장인 A씨(31)는 "월세가 올라서 급하게 다른 곳으로 옮기려 했는데, 원하는 동네는 매수 시 허가가 필요하다고 해서 포기했다"며 "혼자 사는 사람은 상황이 바뀌면 바로 움직여야 하는데, '허가'를 받아야 한다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실거주 의무 때문에 전세를 놓을 수 없게 되면서 전세 매물 자체가 감소했다. 전세 세입자가 있는 주택은 거래가 막히고, 세입자를 내보내야 하는 상황에서도 새로운 전세 계약이 어렵다. 보증금 인상이나 계약 거절을 당한 1인가구 세입자는 이사할 곳을 찾기 힘들어졌다.
집토스가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연초 3만 1,814건에서 10·15 대책 이후 2만 6,341건으로 17.2% 감소했다. 전세 매물이 줄어들면서 1인가구의 주거 선택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7.6년이지만 임차가구는 3.2년에 불과했다. 1인가구는 임차 비율이 높아 이동이 잦을 수밖에 없다. 동일한 규제라도 이동이 잦은 집단에게는 더 큰 제약이 된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는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의 주요 내용과 과제' 보고서에서 "이번 대책은 저자산 가구의 주택 구매 제한,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화 등 전월세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월세 계약이 불안정한 1인가구는 월세로 밀려나기 쉽고, 대출 규제는 집을 사는 기회를 늦추며, 허가제는 필요할 때 움직이는 능력을 제약한다. 같은 정책이라도, 1인가구는 실질적으로 더 큰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구조다.
프리랜서 B씨(37)는 "프로젝트마다 지역을 옮겨 다니는데 실거주 2년 조건을 채울 수가 없다"며 "매매 시장에서 나는 아예 배제된 느낌이다. 이런 의무 조건은 가족 단위에만 맞춰진 것 같다"고 말했다.
10·15 대책 발표 직후 0.50%에서 0.17%까지 둔화됐던 서울 아파트 상승률이 4주 만에 반등하면서 규제 효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 전역이 규제 틀 안으로 들어온 지금, 1인가구는 '허가받아야 이사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있다.
이동성이 제한되면 일자리 기회, 안전한 주거로의 이동, 생활비 조정 등 삶 전반의 의사결정이 막힌다. 정책은 집값 안정을 목표로 하지만, 혼자 사는 사람들의 삶은 오히려 더 불안정해지는 역설이 벌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