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난방비 상승, 1인가구가 더 취약한 이유…숫자로 드러난 '구조적 부담'
연말 난방비 상승, 1인가구가 더 취약한 이유…숫자로 드러난 '구조적 부담'
  • 오정희
  • 승인 2025.12.1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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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난방비 압박이 다시 시작되면서 1인가구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통계를 보면 1인가구는 소득 수준은 낮고, 주거·광열비 비중은 높아 구조적으로 난방비 충격에 취약한 특성이 분명하게 나타난다.

전체 가구의 36.1%, 804만 가구…규모는 최대, 소득은 절반

2024년 기준 국내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6.1%인 804만 5천 가구로 집계됐다. 역대 처음으로 800만 가구를 넘어선 규모로, 한국 가구 구조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집단이다. 연령대별로는 70세 이상(19.8%), 29세 이하(17.8%), 60대(17.6%), 30대(17.4%) 순으로 분포돼 있으며, 고령층과 청년층에서 두드러진다.

소득 수준을 보면 취약성이 더 뚜렷해진다. 2023년 기준 1인 가구의 연간 평균 소득은 3,223만 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 7,185만 원의 44.9%에 불과하다. 월평균 소비지출은 163만 원 수준이며, 이 가운데 주거·수도·광열비가 18.2%를 차지한다. 난방·전기·수도 등 에너지 비용이 포함된 항목으로,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반면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79만 2천 원이며, 가처분 여력이 1인 가구보다 훨씬 크다. 같은 금액의 난방비라도 1인 가구에게는 체감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생활비 128만 원 중 광열비·월세 부담 커…소득 대비 비중 높아

2024년 KB금융그룹 조사에 따르면, 경제활동을 하는 25~59세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15만 원, 생활비 지출은 128만 원(소득의 40.8%)으로 나타났다. 생활비 구성을 보면 식비(32.8%), 월세·관리비(22.7%), 여가비(17.2%), 교통·통신비(10.2%) 순이다.

주거비와 광열비를 합치면 월 소득의 약 9% 이상이 고정적으로 나간다는 의미다. 특히 겨울철 난방비가 급증하는 시기에는 이 비중이 더 커질 수 있다. 통계청 자료에서도 1인 가구의 주거·수도·광열비 비중(18.2%)은 전체 가구(11.9%)보다 6.3%포인트 높아, 에너지 비용에 대한 상대적 부담이 확인된다.

1인 가구의 53.1%는 비자발적으로 독립을 시작했으며, 38.5%는 예상치 못한 비상 지출에 대한 준비가 미흡했다고 답해 재정적 여유가 부족한 상황이 확인됐다.

소득 낮은데 면적당 비용은 동일…'규모의 경제' 혜택 없어

난방비는 거주 인원이 아닌 '주거 면적'을 기준으로 부과된다. 이는 합리적인 구조지만, 1인가구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한다. 같은 30평 주택이라면 1인가구든, 4인가구든 필요한 난방 에너지는 비슷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1인가구의 소득이 낮아 같은 면적당 비용을 부담할 여력이 적다는 점이다. 다인 가구는 난방비를 여러 명이 분담하는 셈이지만, 1인가구는 모든 비용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 작은 평수로 이사한다 해도 월세, 관리비 등 고정비는 생각만큼 줄어들지 않는다.

더욱이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 소형 주거공간은 대부분 단열 성능이 낮고 에너지 효율이 떨어져 실제 난방비가 더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일부 1인가구의 경우 동절기 월 10만~20만원 이상의 난방비를 지출하며, 중앙난방 방식의 오피스텔에서는 사용량과 무관하게 1/n 방식으로 분담돼 부담이 가중된다는 사례도 보고된다.

에너지바우처, 월 2만5000원…실제 난방비와 격차 커

정부의 '에너지바우처' 지원도 1인 가구의 난방비 충격을 완전히 상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2025년도 기준 1인 세대 지원액은 연 295,200원이다. 월 단위로 환산하면 약 2만 5천 원 수준으로, 겨울철 난방비가 급등하는 시기의 실지출을 충분히 보완하기 어렵다.

지원 대상도 기초생활수급자(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수급자) 중 노인(만 65세 이상), 영유아(만 7세 이하), 장애인, 임산부, 중증질환자 등이 세대 내에 포함된 경우로 한정돼 있어, 실질적으로는 상당수 1인 가구가 혜택에서 제외된다. 경제활동을 하는 청년·중장년 1인 가구 대부분은 지원 대상이 아니다.

"36% 넘은 1인가구, 맞춤형 주거·지원 필요"

일각에서는 국내 1인가구 비중이 이미 36%를 넘은 상황에서, 단순히 요금 구조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1인 가구 맞춤형 소형 고효율 주택 공급 확대, 에너지바우처 지원 대상 확대, 구축 주택 단열 개선 지원 등 실질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연말·동절기는 에너지 비용이 집중되는 시기여서, 소득 대비 지출 구조가 취약한 1인가구에서 체감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인가구는 2027년 855만 가구, 2042년에는 994만 가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인구 구조 변화에 맞춘 주거·에너지 정책의 재설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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