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기준 전국 1인가구는 804만 5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하며 사상 처음으로 800만을 돌파했다.
특히 70세 이상 1인가구가 19.8%로 29세 이하(17.8%)를 2년 연속 역전하며, 지방자치단체들의 정책 대응도 단순 지원을 넘어 연령·위험도별 맞춤형 정책을 선보이는 지자체와 그렇지 못한 곳 간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2024년 804만 가구 돌파…청년부터 노년까지 전 세대 현상
보건복지부와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1인가구는 804만 5000가구로 전년 대비 21만 6000가구 증가했다. 2015년 520만 가구(27.2%)에서 9년 만에 280만 가구 이상 늘어난 수치다.
연령대별로는 70세 이상이 19.8%로 가장 높지만, 29세 이하(17.8%), 60대(17.6%), 30대(17.4%) 모두 고르게 분포돼 1인가구가 특정 세대만의 현상이 아님을 보여준다.
소득과 주거 측면에서 1인가구의 취약성도 뚜렷하다. 2024년 1인가구 연간 소득은 3423만원으로 전체 가구(7427만원)의 46.1% 수준이며,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 가구의 74.2%를 1인가구가 차지한다. 주택 소유율은 32.0%로 전체 가구(56.9%)보다 24.9%포인트 낮다.
서울·경기, '종합 플랫폼'으로 선점
서울시는 1인가구 비중이 39.9%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다. 2023년 기준 약 163만 가구로 전체 가구(414만)의 39.3%에 달하며, 25개 자치구에 1인가구지원센터를 구축해 가장 체계적인 정책 모델을 운영 중이다. 전담 상담 인력도 기존 35명에서 60명으로 확대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시 1인가구지원센터는 총 2만 5000여 개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15만 2461명이 참여했다. 2025년에는 일상지원·자립지원·연결지원 3개 분야 34개 사업을 추진한다.
핵심 프로그램을 보면 병원 안심동행서비스, 중장년 혼밥탈출, 정리수납 컨설팅, 1인가구 요리교실, 씽글벙글 경제교육 등이 운영된다. 특히 중장년 프로그램 이용연령 상한을 4064세에서 4067세로 3세 연장하며 액티브 시니어 계층까지 포괄하고 있다. 안부 확인, 정서 지원, 병원 동행, 사회관계망 형성까지 연계하는 생활 전반형 모델을 확대 중이다.
경기도는 '1인가구 병원안심동행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2023년 '경기도 1인가구의 기본 조례'에 따라 시행된 이 서비스는 병원 예약부터 접수·수납, 진료 동행, 귀가까지 지원하며, 이용 건수가 2023년 4237건, 2024년 8497건에서 2025년 10월 말 기준 1만 452건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요양보호사·사회복지사·간호조무사 등 전문 동행인이 배치되며,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98~4.99점에 달한다.
현재 성남·안산·광명·군포·과천·평택·시흥·광주·구리·양평·안성 등 11개 시군에서 운영 중이며, 요양보호사·사회복지사·간호조무사 등 전문 인력이 병원 예약부터 접수·수납·진료 동행·귀가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수도권 지자체의 공통점은 서비스 접근성이다. 단일 사업이 아니라 1인가구가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정책 묶음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플랫폼형 정책으로 분류된다.
대전·관악·수원, '협력 모델'과 '참여형 설계' 강화
대전시는 2025년 11월 기준 1인가구 비중이 44%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전시는 민관 협력을 전면에 내세워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나섰다.
2025년 1161억 원을 들여 주거·안전·공동체·돌봄 등 4개 분야 50개 중점사업을 추진 중이며,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통한 민관 협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12월 15일 개최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역량강화 컨퍼런스에는 5개 자치구 및 82개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거점복지관 종사자 등 350여 명이 참석해 사회적 고립·은둔 문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수원시와 관악구 등 일부 기초자치단체는 1인가구를 '복지 대상'이 아닌 도시 구성원으로 설정하고, 교류 프로그램과 참여형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관악구는 전국 최초로 관악형 작은 1인가구 지원센터를 동 단위로 구축해 2025년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특히 직장인 1인가구 대상 '4가지 없는 소개팅(NO 빌런, NO 술, NO 스킨십, NO 참가비)' 프로그램은 매칭률 67.5%로 18커플을 탄생시키며, 1인가구를 복지 대상이 아닌 도시 구성원으로 설정한 정책 효과를 입증했다.
수원시는 2026년 4구 4색 거점 지원사업과 1인가구 생활안심키트, 1인가구 자원봉사단 운영 등을 추진하며, 구별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정책을 준비 중이다. 수원 1인가구 포털 '쏘옥'을 통해 요리와 나눔, 수다밥상, 건강한 수면루틴 만들기 등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비수도권, '고령 1인가구 대응'이 관건
경북·강원·부산 등 비수도권에서는 고령 1인가구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60세 이상 1인가구가 40%를 넘어서며, 정책 초점도 청년이 아닌 노년 돌봄으로 이동 중이다.
경남지역은 총 50만 2000가구(전체 가구의 35.4%) 중 60세 이상이 46.5%를 차지하며, 정책 초점이 청년에서 노년 돌봄으로 이동하고 있다.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2052년 경남의 65세 이상 1인가구는 2022년 15만 3000가구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34만 6000가구로 도내 1인가구의 61.6%를 차지할 전망이다.
고독사 예방이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보건복지부 '2024년 고독사 발생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고독사 사망자는 3924명으로 전년(3661명) 대비 7.2%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60대(32.4%)와 50대(30.5%)가 전체의 62.9%를 차지해 중장년 고위험군 대응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2022년 8월부터 39개 시군구에서 시행하던 고독사 예방 시범사업을 2024년 7월부터 전국 229개 모든 시군구로 확대했다. 안부확인 중심형, 생활지원 중심형, 심리·정신지원 중심형, 사전·사후관리 중심형 등 지역 특성에 맞는 모델을 선택해 운영 중이다.
다만 재정 여건과 인력 한계로 인해 지원이 행사·단기 프로그램에 그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책 격차, '의지'보다 '설계'에서 갈린다
2023년 1인가구가 필요로 하는 정책은 주택 안정 지원(37.9%), 돌봄서비스 지원(13.9%), 심리·정서적 지원(10.3%)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60대까지는 주거, 70세 이상부터는 돌봄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정책 성과를 가르는 기준은 다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연령·위험군 세분화 여부다. 청년·중장년·고령층별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둘째, 돌봄·주거·정서 지원의 연계성이다. 단일 사업이 아닌 통합 지원이 요구된다.
셋째, 행정 주도 대 민관 협력 구조다. 지속가능성 확보가 관건이다.
서울·경기는 연령별·상황별 맞춤형 서비스를 단일 플랫폼에서 제공하며 접근성을 높였고, 대전은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의 민관 협력으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했다. 반면 일부 지자체는 여전히 산발적 사업 나열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제는 '얼마나'가 아니라 '어떻게'"
1인가구 정책이 양적 확대 국면을 지나 질적 경쟁 단계에 진입했다. 청년들에게는 주거 안정과 사회적 연결을, 고령층에게는 고독사 예방과 생활 돌봄, 중장년에게는 고용·복지 연계가 각각 다른 해법을 요구한다.
국회미래연구원은 "1인가구는 하나의 집단이 아니라 여러 사회적 위험이 교차하는 집합체"라며 "단순히 일시적 대응을 넘어 인구구조와 가구 형태의 근본적 변화를 수용하는 장기적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